남정숙 문화평론가.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남정숙 문화평론가] 

2018년 2월. 미투운동이 불같이 일어나고 난뒤, 미투라는 용어를 붙일 필요도 없는 곳까지도 '미투(#Me too)용어를 붙이고. 남발하는 경향이 있었다.

당시 미투운동을 주도하고 전국미투생존자연대 대표였던 나는 경쟁사 인기에 편승해 제작된 상품들을 '미투상품'이라고 하지 말고. 모방상품. 복제상품 등 다른 용어를 사용해서 미투운동의 사회적 의미를 훼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었다.

그러자 3명이 주도한 악성 댓글러를 시작으로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미투상품'은 원래있던 광고용어인데 경영학 전공자가 미투상품이라는 뜻도 모른다느니. 미투를 자기 브랜드로 삼고 싶어서 저런다느니 조롱하고 모욕하고 조리돌림을 당했다.
심지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미투 라는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도 그 악플러들은 거짓말 마라, 증거를 조작했다라고 또 악플에 악플을 달았다.

그들이 진정으로 미투운동과 피해자들을 존중했다면
나를 비난하기 이전에 #미투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언론과 상업주의를 경계했어야 한다.

미투상품은 이전부터 사용된 용어라 그렇다 손 치더라도 그 이후 꼬라지들을 보라!
'빚투' '약투' 등에 이어 이번에는 '조국 미투'가 등장했다.

'조국 미투'가 대체 뭐란 말인가?
조국이 미투를 했단 말인가? 조국한테 당한 미투가 있단 말인가?
중앙일보. 조선일보. YTN에서 사용한 모양인데. 조국처럼 나도 허위공격을 당했다라는 뜻이란다.

이럴줄 알았다.
이런 일이 있을까봐 미리 경고한 것이다.
'미투운동'은 권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들이 개인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면서 부당한 폭력에 맞선 사회적 인권회복 운동이다.
#미투라는 용어에 함의된 피해자들의 헌신적. 숭고함, 사회적 책임감 등은 외면하고 단지 자극적 상업주의만 차용하는 것은 언론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혹여 광고분야에서 미투상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공동체의 긍정적이고 양심적 발전을 위해서는 복제상품이나 모방상품으로 용어를 변환해 쓸 것을 제언해야 한다.

더구나 '조국 미투' 안에 내포된 음험하고 성적 연상성, 모호한 가해자 편향성 등을 인지하게 하므로 더욱 불쾌하다.
당신들이 '조국 미투'로 대중의 자극적 관심을 받았을지는 몰라도 그대들은 스스로 품위를 버렸고 리더십을 상실했고 신뢰감을 걷어차 버렸다.

당신들이 언론권력으로  '조국 미투'로 정쟁에서 성공했는지는 관심이 없다. 다만 메이저 언론이면서 마치 악플러 수준으로 #미투라는 용어를 남용하고 폄훼하기 전에 피해자들이 받았을 상처에 대해 한 번쯤 상기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혹은 미투운동에 지지를 보내던 당신들이 스스로 2차 가해자가 되지는 않았는지도 돌아봐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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