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아이즈.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바야흐로 밴드 전성시대다. 다양한 밴드가 저마다의 개성을 살리며 인기몰이를 톡톡히 하고 있는 지금, 4인조 밴드 아이즈의 약진 역시 눈에 띈다. 데뷔 전 쌓은 다년간의 버스킹 공연을 통해 아이즈는 데뷔 전부터 콘서트를 열었을 정도로 음악 팬들에 주목 받았다. 청량함과 남성적 매력을 오가며 밴드음악의 변주를 그려내는 아이즈의 꿈은 세계를 호령하는 ‘K-밴드’다. 이제는, 눈을 뜨고 아이즈를 마주할 때다.

Q. ‘1년 1컴백’을 실천하다 올해에는 두 번의 컴백을 했어요.
현준:
이번 컴백으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고 싶어요.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저희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정통 록 밴드 사운드를 중시하는 저희의 색깔을 잘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지후: 한 해에 두 번이나 컴백한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번 앨범을 계기로 자주 컴백하고 싶어요.

Q. 최근 음악시장에서 서정적인 분위기의 밴드 음악이 사랑 받고 있어요. 그런 분위기에서 정통 록 사운드로의 전환을 시도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후:
서정적인 노래를 데뷔 초에는 정말 좋아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공연을 할 때에도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곤 했죠. 그런데 길게 봤을 때, 밴드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밴드 자체가 가진 색깔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정적 음악도 좋아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강한 록 사운드 노래가 좋아요.

Q. 초창기 발표곡인 ‘엔젤’, ‘다해’도 서정적 분위기가 강했죠. 록 사운드로 전향한 직접적 계기가 있었을까요.
준영:
공연을 하면서 정통 록 사운드 같은 강렬한 장르에 재미를 느꼈어요. 노래는 다양하게 듣는 편이지만 공연만 놓고 봤을 땐 록 사운드가 전체적으로 재밌더라고요.
지후: 저희 멤버들이 다 조용하고 얌전한 편이에요. 그런 성격이다 보니 그런 걸 벗어나보고 싶어서 강렬한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록 사운드에 매력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저는 주로 린킨파크의 노래를 많이 듣곤 했어요. 신스 록도 많이 듣고, 서정적이면서도 사운드에서 재미를 줄 수 있는 밴드 음악을 많이 고민하며 찾아 들었죠.

아이즈 지후. 사진. 구혜정 기자

Q. 많이 듣고, 공연을 통해 숙달이 된 걸까요? 라이브 무대를 보다보면 점점 더 악기 연주 실력이 늘어간다는 느낌을 받아요.
우수:
악기 연주에는 만족이 없어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사실상 끝이 없는 만큼 언제나 저희가 생각하고 있어야 할 숙제 같아요.
준영: 지금은 잘 못 느끼지만 예전의 저와 비교했을 땐 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 녹음이나 연습 영상들을 보면 실력이 점점 늘었더라고요.
지후: 연습을 토대로 경험치를 많이 늘리고 있어요. '에덴‘ 이후 라이브 공연도 하고 새 노래를 녹음도 하면서 여러 연습을 했어요.

Q. 멤버 전원 10대로만 구성된 신예 하이틴 밴드로 출발해서 지금은 다들 20대가 됐어요.
준영:
하하, 확실히 데뷔 때보다 성숙해진 것 같아요.
우수: 지금이랑 얼굴 느낌도 다르더라고요. 예전의 모습이 사라진 것 같아요.

Q.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현준:
저희는 다듬어지지 않은 게 매력이에요(웃음). 연주도 거친 연주를 선호하는 편이고요. 틀에 박힌 게 싫거든요.

Q. 또래 중에는 아이돌 멤버들이 많은 편이잖아요. 밴드로서 다른 점을 느끼는 부분이 있을까요.
지후:
극히 일부분이긴 하지만, 밴드여서 아쉬운 점은 있어요. 음악방송에서 사전 녹화를 하면 본 방송에서 그 영상이 나가고 있을 때에는 공연을 보여드리거든요. 그런데 그땐 드럼이 못 올라가요. 그래서 우수가 서서 인사만 하고 있어요. 어찌 보면 편하지만 민망하기도 하고.
우수: 뒤에 있다가 앞에 나오니 어색한 거 있죠? 하하.

아이즈 우수. 사진. 구혜정 기자

Q. 드럼은 매번 뒤편에 자리하잖아요. 가끔은 ‘나도 좀 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 같은데.
우수: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어느날 이런 댓글을 봤어요. “뒤에서 자기 일 묵묵히 하는 남자도 멋있다.” 그거에 꽂혔어요. 그 콘셉트가 마음에 들어서 묵묵히 무게감 있게 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지후: 우수가 데뷔 초에는 파마머리를 하고 귀엽게 나왔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댄디함이나 시크한 이미지에 목말라 해요. 

Q. 지금까지 미니앨범 두 장과 싱글앨범 두 장을 냈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앨범은 무엇인가요?
지후:
아직까지는 싱글 1집 ‘에덴’이 가장 좋아요. 밴드로서 확실한 방향성을 정하게 된 시작점이 된 앨범이거든요. 
우수: 마찬가지로 저도 ‘에덴’ 앨범을 꼽고 싶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음악 중 가장 강렬하기도 하고요.
현준: 저도 ‘에덴’이 좋지만 그래도 이번 앨범인 싱글 2집을 꼽아볼게요. 제가 만든 노래도 있으니까 많이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음악적 역량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피드백을 받고 성장하고 싶어요.
준영: 싱글 두 앨범이 다 좋아요. ‘에덴’ 이후 새 앨범 준비기간 동안 여러 번 공연도 하고 대선배님들과도 공연을 하게 되면서 밴드 정체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됐어요. 특히 싱글 1집에 실린 곡들로 공연을 하면서 느낀 것들이 많아요.

Q. ‘에덴’이 전환점 같은 앨범인 거네요.
현준:
맞아요. 저희의 터닝포인트가 됐죠.

Q. 현준은 이번 앨범에 처음으로 자작곡을 넣게 됐어요.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피드백을 받은 게 있었나요.
현준:
원래 저희가 서정적 록 발라드로 나왔다면 지금은 몽환적인 브리티시 록 스타일이 됐어요. 곡 안에 컴퓨터로 만드는 사운드가 많았는데, 밴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곡 분위기를 밴드 음악을 더 추가하는 쪽으로 바꿨거든요.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지금도 조금 아쉬워요. 그리고 지후 형이 녹음할 때 제가 이론적이지 않은, 추상적인 설명을 해서 어려워하더라고요.
지후: 제가 전부터 이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에덴’ 앨범이 좋다고 한 것도 이론을 깨부수고 정제되지 않은 쪽으로 해보면서 그게 터닝 포인트가 됐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추상적인 것에 집중해보니까 그런 게 어렵다고 느껴졌어요. 예를 들어 후렴구의 경우 현준이가 몽환적으로 불러달라고 했는데, 그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몽환적이란 게 졸린 느낌인지, 보랏빛 느낌인지, 안개가 자욱한 느낌인지 확실하게 이미지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한 가지 소리로만 표현을 하려니까 헷갈리더라고요. 상상을 하면서 재밌게 녹음했어요.

아이즈 현준. 사진. 구혜정 기자

Q. 데뷔 3년차잖아요. 그동안 여러 경험도 했을 텐데 그 시간을 되돌아본다면 어땠나요.
지후:
일단 공연에서 멘트가 늘었어요. 데뷔 전 공연에서는 대본을 외워서 공연했는데 지금은 대본도 없어요. 오히려 ‘투머치 토커’(말 많은 사람을 이르는 표현)가 된 것 같아요(웃음).
우수: 공연할 때 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진 느낌이 있어요.
현준: 되돌아보면 밴드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데뷔 초에는 저희만의 확실한 방향성을 잡지 않아서인지 연주와 합주에 있어 재미는 있어도 일이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일이라기보다는 재밌어서 즐길 수 있게 됐어요.

Q. 앨범을 내면서 가진 쇼케이스 자리에서 “색깔 있는 그룹이 되겠다”고 말했어요. 아이즈만의 색깔이란 무엇일까요. 정통 록을 지향한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현준:
맞아요. 하지만 정통 록이라 해서 꼭 한 가지의 이미지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운드만 그렇지 그 안에서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거든요. 서정적인 노래를 정통 록으로 할 수도 있는 거고, 록 안에도 여러 장르가 있으니까요.

Q. 쇼케이스에서 언급했던 ‘K-록’은 어떤 이미지를 생각한 것인지 궁금해요.
현준:
보통 브리티시 록이나 J-록 등은 있는데 ‘K-록’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즈가 ‘K-록’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듣고 싶어요. 아이즈만의 록이나 저희만의 장르가 있다는 이미지를 갖고 싶어요. 저희도 동경하던 밴드가 있지만, 아이즈는 아이즈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요.
지후: 밴드들끼리는 저 밴드가 어떤 밴드를 모티브로 잡았는지가 보이거든요. 저희는 ‘K-록’을 모티브로 잡았다는 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우수: ‘한국에 밴드 누구 있지?’하면 저희 이름이 바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현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년밴드의 느낌도 갖고 싶고요. 이제 스무살이 넘었지만 그래도 소년밴드라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저희 곡 ‘에덴’을 들으면 소년만화 OST 같은 느낌도 있거든요(웃음).

아이즈 준영. 사진. 구혜정 기자

Q. 대중이 꼭 들어줬으면 하는 아이즈만의 명곡을 추천해주세요.
현준:
‘안녕’(Hello)이에요. ‘에덴’이 들어있는 싱글 1집 ‘리:아이즈’(RE:IZ) 수록곡인데, ‘에덴’과는 느낌이 굉장히 달라요. ‘에덴’이 얼터너티브 록이라면 ‘안녕’은 서정적이면서도 시원한 맛이 있거든요. 밴드 마니아 층 외에 대중 반응은 ‘안녕’에서 더 오더라고요. 그 노래를 통해 저희 팬으로 유입돼 저희의 음악들을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더 다양한 게 있어요!”라고 알려드리고 싶어요.
지후: 저희가 대중적이면서 사운드는 정통 밴드 사운드거든요. 그 곡으로 들어와서 저희의 노래를 다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면에서 ‘안녕’을 추천드려요. 그리고 부를 때 좋은 느낌이 나는 특유의 곡들이 있는데 ‘안녕’도 그래요.
우수: 저는 ‘에덴’을 추천드릴게요. 저희가 연약해보여도 강한 록 사운드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반전매력이랄까요? ‘이런 애들이 이렇게 강한 곡도 할 수 있구나’라는 매력이 있거든요.
준영: 저는 새 앨범의 타이틀 ‘너와의 추억은 항상 여름 같아’를 추천드려요. 친구가 한 번은, 타이틀이 정말 좋다면서 집에 가는 길에 힘이 났다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저희 노래를 듣고 누군가가 힘을 받는다는 걸 직접적으로 느끼니까 좋았어요.

Q.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하반기 계획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현준: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앨범을 한 장 더 내고 싶어요.

Q. 아이즈의 활동을 응원하고 있는 팬들에게도 한 마디.
지후:
저희는 더 이상 컴백한다고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이 아니에요(웃음). 자주 컴백하도록 열심히 할게요. 3, 4년 하고 끝나는 팀이 아니라 나이가 더 들어서도 계속 가는 밴드로 남고 싶어요. 노력할 테니 믿고 따라주세요.
현준: 팬 분들이 저희 방향성이나 활동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해주고 계세요. 기대 부응하도록 열심히 할테니 응원해주세요.
우수: ‘에덴’으로 컴백할 때 팬 분들이 많이 기다렸다고 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만큼 노력하고 앨범 많이 내겠다고 했는데 진짜로 앨범을 내게 돼 기분이 좋아요. 계속 이렇게 많이 컴백할게요.
준영: 장수 밴드가 목표예요. 이제 데뷔 2주년이 막 지났는데, 늙어서 악기를 들기 힘들 때까지 밴드를 하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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