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대병원이 파견·용역 노동자들에 대해 전원 직접 고용하겠다는 내용으로 노사합의했다. (제공. 의료연대본부)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2년여의 지난한 파업 끝에 서울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 800여명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공공기관 직접고용 정규직화의 신호탄이 쏘아졌다.

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울대병원은 오늘 파견·용역 노동자들에 대해 전원 직접 고용하겠다는 내용으로 노사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1차적으로 614명의 노동자가 11월 1일 자로 서울대병원의 직접고용 정규직 노동자로 전환되며,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 추가로 200여명의 보라매병원 하청노동자들도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서울대병원은 서울시로부터 보라매병원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의료연대본부 소속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섯 차례 공동 파업을 단행하고 작년에는 원하청 공동파업도 진행했다. 지난달 22일부터는 차별 없는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8일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 참석한 공공운수노조 최준식 위원장은 "병원 측에서 생명안전업무만 전환한다는데 지금 우리 노동자들 중 생명안전업무 아닌 노동자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많은 공공기관이 파견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왔지만, 54%의 공공기관이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했다.
 
서울대병원분회 김태엽 분회장은 3일 미디어SR에 "정부에서는 자회사로 가도 하청업체에서 일할 때보다 임금이 좋아진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으로 자회사 소속 정규직도 하청업체 직원과 다름이 없다"면서 "자회사를 설립하는 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의 취지를 적절히 반영한 건지 의문이 들어 계속해서 투쟁해왔다"고 전했다.
 
또한 김 분회장은 "사회적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비, 환경미화, 급식 등 사업장에서 정말 필요한 일을 하시는 분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면서 "서울대병원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로 진행한 이번 합의는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적용되던 단체협약을 모두 적용받고 이에 따른 복리후생 또한 똑같이 적용받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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