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 미디어SR & LG그룹 제공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대한 특허침해 제소를 공식화 하면서 전면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물러설수 없는 전투가 국익에 손실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30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관련 특허 침해 이유로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LG화학과 LG화학 미국 내 자회사에 대해 미 국제무역위원회와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로 했다. 지난 20일 특허 침해 소송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힌 지 열흘만의 일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업계에서는 재계 서열 3위와 4위의 싸움이 계열사 그룹 전체로 번지지는 않으리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전면전에 돌입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출혈을 피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어서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협의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도저히 간극을 좁힐 수 없어 법적 다툼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 윤예선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대승적으로 해결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음에도 성사되지 않았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LG화학이 자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고소한 건에 대해서 처음부터 아니면 말고 식의 소송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때부터 양사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LG화학 홍보조직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공세를 두고 의외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비교적 내거티브 홍보 전략을 구사하지 않은 조직이었기 때문이다.
 
양사의 갈등은 지난 7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느 회사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지적재산권"이라며 우회적으로 소송전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LG화학은 즉시 입장문을 내 "경쟁사에서 그간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제의 없었다. 잘못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를 대상으로 한 자사의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 이번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의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쟁사가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자사 특허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회사는 지난 2011년에도 분리막 특허권 관련해 소송전을 펼쳤다. LG화학은 자신들의 리튬 이온 분리막 코팅 기법을 SK이노베이션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3년여간의 소송전 끝에 두 회사는 합의를 통해 소송을 취하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은 핵심 소재인 리튬 이온 분리막 수주가 막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자동차 배터리 공급을 중심으로 성장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협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양사 모두의 입지 약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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