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진의 세상 풍경] 그리움은 늘 내 발치에 있었다
[장혜진의 세상 풍경] 그리움은 늘 내 발치에 있었다
  • 장혜진 시인
  • 승인 2019.08.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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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장혜진 시인
제공 : 장혜진 시인

[장혜진 시인]

처서가 지나고 건들바람 불어주니 살 것 같다.
더위를 유난히 타는 체질이라 매해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하는 걱정으로 계절을 맞이했다.
아이들마냥 손가락을 펴서 여름의 시작부터 끝나갈 즈음의 개월 수 를 헤아려보며 몇개월 정도를 견디면 가을이 오는구나를 매해 헤아려보았다.
 
모기입이 옆으로 돌아간다는 처서가 지난지 며칠이나 되었는데 요즘 모기는 건강관리를 잘했는지 이틀 전 두곳이나 물렸다. 잎이 비뚤어져도 무는 데에는 지장이 없는가보다
하긴 사람도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해야 된다지.....
 
모기입이 비뚤어지든지 말든지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오니 참 좋기는 좋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건들바람에 오소소 다 일어나는 팔뚝의 솜털을 쓸어눕히며 이 짧은 계절을 어떻게하면 길게 늘려가며 보낼 수 있을까 궁리해본다.
 
사람들 저마다의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다 다르 듯 휴식의 개념도 다르듯 이 나에게 휴식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다.
짐을 바라바리 싸서 어디를 가기보다는 간단한 소지품이 든 작은 백 하나를 들고 두어시간 거리에 있는 바다를 찾아가는 일. 그것이 내게는 가장 편하고 즐거운 휴식이고 휴가다.
우- 몰려서 사람들과 또는 식구들과 함께가는 건 나만의 휴가도 휴식도 아니기에 가끔 혼자의 시간을 간절하게 갈망하게된다.
두어시간 거리에 있는 바다를 보러가는 일이 마음만 먹으면 휙 떠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속상하다.
 
이런저런 일상의 자잘한 걸림돌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게하는 가운데 나는 바다 대신에 아쉬운대로 하늘을 본다.
8월의 막바지 하늘이 얼마나 예쁜지. 하늘 그곳에서 바다를 본다.
바쁜 일상 중 올려다보는 하늘은 번잡한 마음속을 잠시 잊게 만든다.
 
요즘은 특히 새벽시간에 집 가까이 있는 봉래산 봉우리를 바라보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밤새 지상으로 내려온 구름에 봉래산 봉우리가 통째로 사라지는 광경은 실로 마술에 가깝다.
희뿌연 구름이 살살 불어오는 바람과 떠오르는 햇살에 서서히 흩어지면서 봉래산 자락이 본래의 모습을 나타낼때의 그 신비로움이란.....
 
먼 곳에서 찾지 않아도 이리 가까운 곳에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음에 순간 또 감사함을 느낀다.
그 감사의 순간이 지나고 일상에 지쳐 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위로를 받게 될것이다.
늘 그랬던 것 처럼...
 
이럴 땐 시골에서 사는일이 참 고맙게 여겨진다.
공기청정기가 없어도 되고 거리를 걸을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되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사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십분 거리에 노루와 청설모. 다람쥐가 뛰어다니는 곳을 지척에 두고 나는 늘 먼곳의 바다를 그리워하며 떠나기를 갈망했구나.....
 
오늘은 잠시 바쁜 일상을 밀어놓고 지척에 있는 숲길을 걸어야겠다.
그리운 내고향 바다를 만나러가는 일은 다음으로 미루고...청설모. 다람쥐 노루가 뛰노는 숲속으로 들어가봐야겠다.
가끔 출몰하는 맷돼지떼를 조심하면서.......

장혜진 시인 jmo01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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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정 2019-08-27 14:29:37
글이 너무 좋네요., 읽어보니 마음이 편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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