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우리은행
우리은행이 독일 10년 채권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상품의 리스크가 과도해 고객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은행 내부 직원들은 지난 4월과 5월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독일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인하 기조에 들어서자 덜컥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고객의 대규모 원금 손실이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우리은행 내부에서도 충분히 리스크를 인지했다. 해당 상품을 판매한 직원들은 고위임원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펀드 판매고를 올렸다고 자랑하는 모습에 기가 차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우리은행은 5월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원금손실의 기준점이 되는 금리를 소폭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금리 인하 압박이 심해짐과 동시에 상품을 정상 판매하기 위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해당 상품이 내포하고 있는 리스크를 고객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금융투자상품거래를 위한 표준투자권유준칙을 마련해 판매한 DLS 상품을 투자위험도 분류기준표상 5등급 중 일반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리스크가 큰 상품인 4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4등급은 국내형 채권형 증권펀드에서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우리은행 준칙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파생상품 투자경험이 1년 미만인 개인에게는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증권만 투자권유를 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불완전 판매에 해당한다.
 
실제 판매된 상품은 매도 옵션 거래를 통해 이익(YIELD UP)을 내는 방식을 매커니즘으로 한다. 일반인이 은행 창구가 아닌 증권사를 통해 거래하기 위해서는 파생시장 적격 개인투자자 제도에 따라 사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고 모의거래를 이수해야 한다.
 
이후에도 일정 규모 예탁금을 예탁해야지만 옵션매도 거래와 변동성지수 선물을 포함한 모든 선물과 옵션 상품 거래가 가능하다. 그만큼 레버리지를 활용한 원금 손실 가능성과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매도 옵션의 테크니컬이 포함된 금융 거래는 금융자산 50억원 이상이며 투자경험이 2년 이상인 전문투자자의 영역으로 일반의 접근이 어려웠으나 금융투자사와 증권사를 통해 구조화 되어 제조된 상품이 은행 창구를 통해 손쉽게 일반에 판매된 것이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들은 우리은행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도 해당 상품이 차후 키코와 같은 금융 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해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해당 상품을 은행이 가져와 창구에서 금융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마구잡이로 판매하는 최초 당시부터 불완전 판매 요소는 있었다. 키코와 같이 일반인이 수천억원 대 손실을 전무후무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이번 파생결합증권 사태에서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만기가 6개월인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한 것으로 젼해졌다.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의 외형을 갖추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면서 일선 현장에서 과도한 영업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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