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OTT포럼 초대회장 성동규 중앙대 교수. 사진.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성동규 한국OTT포럼 회장(중앙대 교수)이 옥수수-푹 결합 조건부 승인에 걸린 경쟁제한 방지 조치에 대해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해온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콘텐츠연합플랫폼의 OTT 푹(POOQ)의 기업결합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두 플랫폼은 오는 18일 '웨이브'로 재탄생한다. 

공정위는 두 플랫폼의 시장점유율이 44.7%에 달해 시장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경쟁 OTT 사업자에 지상파 방송 VOD 공급 계약을 합리적 이유 없이 해지/변경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시정조치를 내렸다. 

성 회장은 20일 미디어SR에 "수백조원짜리 기업 디즈니도 훌루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국내 OTT가 넷플릭스 등 해외 OTT와 불균형한 경쟁 환경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규제는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 강조했다. 

글로벌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8년 넷플릭스의 유료구독 OTT 시장점유율은 4.7%에 불과하지만(닐슨코리안클릭) 거대 자본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가입자 수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국내 가입자는 약 2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국내 OTT 기업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유로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국내 OTT 사업자들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성 회장은 "옥수수+푹 결합은 한국 OTT 영역이 위급하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다. 유튜브가 AVOD(광고 기반 VOD)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넷플릭스가 SVOD(구독 기반 VOD) 시장점유율을 무섭게 늘려가는 상황에서 한국형 OTT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웨이브를 만든 것 같다. 한국 기업들이 OTT 산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OTT 사업에 늦게 뛰어든 상황에서, 국내 OTT 서비스들이 더 경쟁력을 갖춘 뒤 규제 조치를 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조원을 가진 글로벌 OTT 사업자에 비해 국내 OTT는 절대적인 경쟁 열위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성 회장은 "최근 웹드라마 에이틴 등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스토리가 탄탄한 웹툰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거나 케이팝을 활용한다면 나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