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6일 유럽 주요국 10년 국채 금리. 제공 : investing.com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독일 10년물 채권 금리가 급락하면서 금리 연계 파생상품증권(DLS)를 구매한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증권사 등을 통해 최대 1조원대 상품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수천억원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달 만기가 도래한 투자자는 사실상 투자금 전액 손실이 확정적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독일 10년 채권 금리는 8월 15일(현지시간)을 기점으로 -0.718%로 급락했다. 이달 1일까지만 하더라도 해당 금리는 -0.449%로 40%대 손실을 보고 일부 환매 수수료를 내더라도 원금의 일부를 회복할 수 있었으나 투자금액 전액 손실이 예상되는 -0.7% 이하로 금리가 내려가면서 이마저도 불가피하게 됐다.
 
우리은행 등이 판매한 독일금리 연계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이다. 금리가 마이너스 0.2%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을 본다. -0.2% 손실 기준점에서 0.1%씩 금리가 떨어질수록 원금의 20%씩 추가 손실이 불어나는 구조다. -0.7% 이하로 떨어지며 원금 전액을 잃는다.
 
특히, 독일금리 연계 상품은 만기 4~6월물이 주력으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1백억원 대, 당장 10월과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도 900억원대에 달한다. 독일 금리 급락에도 반등을 기대하고 버티기를 하려해도 만기가 짧은 상품 투자자들은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14일 우리은행은 국내 영업 부문장 주도로 영업지원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파생결합증권 동향을 점검하고 해당상품 판매 영업점 차원에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달부터 자산관리 사업단 전무를 총괄로 투자상품과 PB사업부장 등을 중심으로 사후관리지원반을 구성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글로벌 리스크가 작용한 점은 있으나 금리가 대세 하향하는 시점에서 과거 키코(KIKO)와 같은 고위험 상품이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된 것은 여러모로 문제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부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법적 대응을 해나가기로 했다. 금융소비자원은 16일 "DLS 사태는 사기구조 상품을 무차별 판매하는 구조가 나은 비극"이라며 "DLS 투자자 피해 전액 배상 소비자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남희 원장은 "이번 DLS 투자자 사태가 보여준 근본적 문제는 고도로 복잡한 금융상품을 이해가 낮은 소비자에게 무차별적으로 판매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 밖에도 일부 피해자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해당 상품 판매 경로로 PB가 아닌 입출금 담당직원을 통해 상품이 판매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형은행의 불완전 판매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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