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카카오뱅크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카카오뱅크가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1000만 고객을 유치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IT 부문에 힘을 실으면서 디지털 동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지만 카뱅의 혁신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 시중은행 뱅킹앱, 카카오뱅크 1000만고객 따라잡기

올해 7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계좌 개설 고객 수는 1026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7년 7월 27일 서비스 시작 첫날 18만 7000명의 고객이 계좌를 개설하면서 2016년 말 전체 시중은행 비대면 계좌개설 수인 16만좌를 훌쩍 넘어선 지 2년 만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내 신용정보 조회, 모임통장 서비스 중에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이용하는 고객들도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계좌 개설자 수만 집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앱 가입자' 수까지 합하면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추측된다.

시중은행들도 간편한 인증 절차와 깔끔한 UI 및 UX로 뱅킹앱을 리뉴얼하며 모바일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시중은행 뱅킹앱 가입자 수는 현재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수준이다. 

리딩뱅크 신한은행의 모바일 앱 '쏠(SOL)' 가입 고객은 지난 7월 말 기준 983만명으로, 1000만명 달성을 위해 달성 날짜를 맞추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 'KB스타뱅킹' 앱 가입자 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1500만명, 하나은행 '원큐뱅크' 앱 가입자 수는 6월 말 기준 1100만명 정도다.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가 출범 2년만에 달성한 혁신을 따라잡기 위해 뒤늦게 디지털 전환에 나서 이제야 카카오뱅크 수준으로 들어섰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근 모바일 가입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시중은행 모바일 고객이 인터넷은행으로 대체돼 빠진다기보다는 한명 당 이용하는 은행 앱 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모바일 거래량은 각행 모두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카카오뱅크 총자산·여수신 무서운 성장세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말 총자산은 16조 3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1%나 성장했다. 같은 기간 총여신은 65.05%, 총수신은 108.9% 증가했다. 지난 7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액은 12조 1091억원, 수신액은 18조 6779억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의 성장률이 10% 미만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뱅크의 성장세가 얼마나 빠른지 확인할 수 있다. 총자산(은행계정)의 경우 신한은행은 11.19%, 국민은행은 7.82%, 하나은행은 5.11%, 우리은행은 5.37% 증가했다.

총여신의 경우 신한은행이 10.04% 증가하고, 국민은행 8.66%, 하나은행 6.13%, 우리은행 5.31% 성장했다. 총수신 규모는 신한은행 9.11%, 국민은행 7.58%, 하나은행 7.36%, 우리은행 5.07%가 증가했다.

2년 전 출범해 유상증자를 반복하며 자산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신생 카카오뱅크와 안정세에 들어선 시중은행의 증가세를 기계적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카카오뱅크의 쾌속성장이 기존 은행권에 위협적인 것은 분명하다.

포브스가 뽑은 2019년 한국의 최고 은행 (제공. 포브스)

최근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가 시장리서치회사 스태티스타와 함께 전 세계 4만여 명의 금융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의 최고 은행으로 카카오뱅크가 꼽혔다. 설문 항목은 은행을 이용하며 느낀 전반적인 만족도와 신뢰도, 수수료 수준, 디지털 서비스, 재정적 자문 등이었다.  

카카오뱅크 밑으로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이 뒤를 이었다. 복잡한 가입조건이나 우대조건없이 빠르게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개인 신용대출 위주로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에 질 수가 없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전국 모든 ATM의 입출금 수수료를 내년 6월까지 면제하며, 앱을 통한 타행 및 당행 자동이체 수수료는 무기한 면제다.

게다가 지난달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에 오를 수 있게 되면서 카카오뱅크는 날개를 달았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를 업고 증자 여력을 높여 자산 규모를 불려서 다양한 사업들에 도전할 계획이다. 카카오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카카오뱅크 서비스의 무한한 확대 가능성도 시중은행을 위협하는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연관기사
[핀테크 기업 금융을 위협하다 ①] 날개 단 카카오뱅크, 시중은행 능가하나
[핀테크 기업 금융을 위협하다 ②]신용카드 잡아먹는 네이버·카카오페이
[핀테크 기업 금융을 위협하다 ③] 극명히 갈리는 사용자 만족도, 왜?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