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권민수 기자]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성장세에 신용카드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중 카드 기반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실적은 일평균 392만 건, 액수는 1260억원에 달한다. 연 약 14억 건, 50조원 규모의 간편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송금 기반 결제까지 합하면 총 결제액은 더 늘어난다. 

신용카드 결재액수(2018 기준) 680조원에 비해 적은 액수지만, 결제 건수와 규모가 2017년 대비 무려 87.5%, 86.2% 증가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5년 출시된 네이버페이는 2019년 현재 월 실 활성 사용자(MAU) 1000만 명 규모로 성장했고, 누적 이용자는 3000만 명이다. 가맹점 수도 30만 개로 늘었다. 네이버쇼핑 한 플랫폼 안에서 상품검색, 네이버페이 결제, 통합 포인트 적립 등을 모두 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주효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등에 업은 카카오페이는 올 상반기 누적가입자 3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MAU는 1900만 명에 달한다. 2014년 출시된 카카오페이는 공인인증서를 입력할 필요 없이 송금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얻어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현재 결제, 송금, 투자, 영수증, 공과금 납부 등 생활 밀착형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의 성장은 곧 신용카드 업계의 위협으로 이어진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를 통한 금융거래는 중형급 카드사의 40% 수준에 근접했다. 네이버페이의 2018년 거래액은 10조8000억원, 카카오페이는 20조원에 달한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이용실적 54조 8555억원, 하나카드 53조 2757억원과의 격차는 지속해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간편결제 업체의 거래액은 결제액이 아니며, 플랫폼 안에서 이뤄진 송금 등을 포함한 모든 거래된 금액을 말한다. 그만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와 이용빈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용자·자금 끌어모으는 간편결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플랫폼 안에서 자체 포인트로 결제와 송금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5만원 이상 충전하면 2%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카카오페이는 쓸 돈을 미리 충전한 뒤 결제·투자·송금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100만원 상당 여행상품권을 추첨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는 은행, 카드사 등과 거래 건수를 최소화하고 플랫폼 내에서 가급적 자사의 화폐(포인트, 머니)를 이용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이런 전략은 신용카드사에 불리하다. 만약 이용자들이 한 번에 큰 액수의 포인트를 충전해 결제, 송금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그만큼 PG사·신용카드 이용자는 줄어들어 입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와 연동해 서비스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의 설립 당시 계획안을 보면,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VAN·PG를 배제해 가맹점 수수료를 최소화하고 고객 혜택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이용자를 플랫폼에 가두려는 이유는 또 있다. 이용자를 플랫폼에 락인(Lock-in)함으로써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용자의 검색과 결제 데이터는 플랫폼에게는 곧 돈이다. 광고 및 타 서비스 매출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기호에 맞춰 광고를 표출하는 타겟팅 광고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려면 충분한 결제 데이터가 필요하다. 빅데이터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네이버페이 결제서비스는 핵심 서비스가 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페이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안전하고 쉽게 가입하며, 통합 조회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는 효율적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네이버 파이낸셜의 목표다"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증권사 네이버 파이낸셜(가칭)을 오는 11월 설립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카드결제액이 연 680조원(2018년 기준)에 달하지만, 신용카드업계는 간편결제의 성장세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우선 간편결제사업자와 손을 잡는 모양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으로 결제하면 최대 2%까지 적립해주는 'Deep On(딥온)'카드를 출시했다. 비씨카드는 매주 일요일 네이버페이를 통해 비씨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추가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신용카드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식당 예약, 주문, 네이버페이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3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계속 확장하고자 한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2~3년 안에 오프라인 가맹점 100만 개를 확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되고, 네이버 파이낸셜 설립 계획이 알려지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는 카드업계와 제휴를 통해 결제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카카오뱅크, 네이버 파이낸셜이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카드업계와 정면 대결 상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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