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김민영 디자인기자

[미디어SR 꼰블리] 

밀림의 제왕 사자가 물을 마실 때는 몸을 낮추고 잔뜩 웅크립니다. 물에선 당할 수 없는 존재인 악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땅에서는 악어라고 해도 우습게 대하지만, 물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자세를 낮춥니다. 아무 경계 없이 편안한 자세로 물을 마시다가 비명횡사한 사자가 수없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야생에서 아무리 최강자라고 해도 상황에 따라 다름을 인정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지게 마련입니다. 누가 강자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가급적 시비를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가끔 손해를 보더라도 시빗거리를 주지 않고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그러나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양측이 모두 상처를 입게 되고 입은 상처에 따라 누가 더 많이 다쳤는지를 따져보겠지만 의미 없는 복기일 뿐 상처는 피할 수 없습니다. 싸움을 누가 걸었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싸움이 시작되기 전이라면 몰라도 싸움이 시작되면 물러서지 말아야 합니다. 상대가 힘이 세다고 한대 얻어맞고 물러서 꼬리를 내리면 다음엔 한대가 아니라 열대를 맞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싸움하는 데는 힘이 세고 싸움 잘하는 측이 이길 확률이 높은 것은 맞지만 약한 측에서 싸우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물러서면 다음번엔 때리지 않고 엄포만으로도 충분히 제압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싸워야 한다면 눈앞에 손해가 보인다고 해도 물러서면 안 됩니다. 싸움은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약한 측이 일방적으로 터지지 않습니다. 강자라고 해서 상처 하나 없이 일방적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싸움 잘하는 측이 가장 피하는 상대는 누가 봐도 자신보다 약하지만 물러서지 않는 상대입니다. 이겨서 얻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국민 1인당 소득은 3만9000달러, 우리는 3만1000달러입니다. 일본의 수출은 7천억 달러, 우리는 6천억 달러입니다. 일본 관광산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중국에 이어 2위입니다. 일본은 1992년에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27년째 여전히 3만 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산업 전반과 어업, 농업 등 여러방면에서 대일 수출 적자 국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입니다. 아베가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성장과 국가경쟁력 성장, 기업의 성장에 대해서 충분히 위협적으로 느낄만하고 조바심이 날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선배 세대들의 우려와 한숨이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여러 생각이 많으실 겁니다. 선배 세대가 가진 기억 속 일본은 급이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먼저 기술력 격차 문제가 가장 클 텐데 그 문제는 사실 막상 뚜껑을 열면 그렇게 크게 고민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후배 세대와 지금 젊은 세대는 급이 다르다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경제력과 세계무대 속 외교력도 걱정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면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과제로 직시하고 있습니다. 

2019년 대한민국은 아베와 그 주변인들이 그 옛날의 기억을 바탕으로 힘으로 누를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극일도 좋고 반일도 좋지만, 기왕에 시작된 싸움을 통해 관계정리를 제대로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상대가 때리면 힘없이 머리 숙이는 나라가 아니라 때리면 때린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맞을 각오를 해야 하는 나라로 인식시키는 관계정리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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