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재단, 한진 편 ②] 내부통제와 관리 실패한 한진재단
[기업과 재단, 한진 편 ②] 내부통제와 관리 실패한 한진재단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9.08.08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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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한진그룹. 사진. 구혜정 기자
한진그룹.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한진그룹이 산하 공익법인으로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 일우재단을 보유하고 있으나 재단 규모에 걸맞지 않은 허술한 운영으로 과세당국으로부터 가산세를 부과받고 계약 관련 법령을 위반해 감사 지적받는 등 내부 관리와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 최근 결산공시에 따르면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지난해 과세당국으로부터 공익법인 신고 관련 의무 불이행으로 지난해 1억 5천만원의 가산세를 부과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디어SR은 올해 상반기 한진그룹의 공익법인을 살펴보는 기획을 통해 정석인하학원의 공시 오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정석인하학원은 기부자 목록을 누락하거나 동일인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실제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지출했다고 공시하는 등 공시 자료의 숫자가 맞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회계상의 오류가 다수 있었다. 재단 측은 "공시 의무 사항인지 모르고 있었다"며 수정 공시를 올려 오류를 다급히 정정했음에도 이 같은 조치가 내려졌다.
 
정석인하학원이 정석기업 등 3개 업체와 빌딩 청소, 경비, 차량 임차, 시설공사 등 계약을 부당하게 체결한 혐의도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교육부는 이를 검찰 고발하고 고 조양호 이사장의 취임 취소 처분을 냈으나 조 이사장은 시정명령 취소 행정소송을 내고 지난 1월 열린 학원 이사회에서 연임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의 최근 국세청 결산 공시에 따르면 외부 회계감사를 맡은 삼덕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법령에 따른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사학기관 재무, 회계 규칙 제35조 위반에 해당한다.
 
공익법인을 통한 사익편취 우려는 있었으나 직접적으로 자사 계열사를 우회 지원하기 위해 수의계약을 체결해 감사 지적받는 경우는 드물다. 정석인하학원은 인하대병원 지하 시설공사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43억원 규모 계약을 경쟁입찰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한진그룹 공익법인의 부실이 단순 착오나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복잡성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정석인하학원은 인하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 부속 병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타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학교법인, 의료법인 등이 엮여 있어 사립학교법, 의료법 등의 회계 규칙을 적용해야 해 회계상 난이도가 있어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1954년 인하학원이 인천광역시 지원을 받아 설립될 당시만 하더라도 인하공과대학이 전부였고 민법에 따라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될 수 있었으나 이후 1963년 사립학교법, 1973년 의료법이 나오면서 과거 비영리 법인을 청산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각의 법을 적용받는 특수한 법인으로 남게 된 것이다.
 
사립학교법과 의료법은 운영상 드러나는 각종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일반의 평가다. 이를 한진그룹의 핵심 공익재단인 정석인하학원에 적합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회계 투명성 담보를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공시 오류 등으로 가산세를 부과받은 것은 부실이 만연하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회계 투명성 이외의 문제도 있다. 정석인하학원을 제외한 정석물류학술재단과 일우재단은 지난 회계연도에 물류학술 연구 지원 사업에 4.9억원, 장학 사업에 4.5억원 등 총 16억원의 공익사업비를 지출했는데 두 재단의 자산규모 대비 공익사업비 비중은 1.72%에 불과해 국내 기업 재단 전체와 비교해 보더라도 저조한 수준이다.
 
그 밖에도 한진그룹 소속 공익법인은 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을 포함해, 대한항공, 한진, 정석기업 등의 주식을 227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후계자 구도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재단, 일우재단이 보유한 각각의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향후 분쟁 소지로 남을 수 있다. 또, KCGI와 경영권 분쟁도 이어지고 있어 공익법인을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이승균 기자 csr@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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