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덕화 비엣메이트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베트남이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며 많은 기업이 진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베트남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중소기업이 혼자 수출을 감당하기에는 인적, 물적 자원이 역부족인 데다, 1억 명이 흩어져 사는 베트남에서 유통 창구를 넓히기도 어렵기 떄문이다. 

신덕화 비엣메이트 대표는 중소기업에 베트남 수출 판로를 열어주고자 한다. 비엣메이트는 베트남의 국민 메신저 '잘로(ZALO)'의 이커머스 플랫폼 '잘로숍(ZALO SHOP)'에서 한국 기업을 위한 '한국관' 배너를 운영한다. 바이어와 광고기업을 모바일로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복잡한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미디어SR은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에서 신 대표를 만나 비엣메이트의 사업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잘로' 통한 K-뷰티 중소기업 브랜드 확장

신 대표는 6년 간 교보생명을 다니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2014년 디에이치인터내셔널 유통회사를 창업해 중국 역직구 사업을 했다. 수출 일을 하면서 틈틈이 비엣메이트 사업 모델을 짰다. 사업 성공 가능성을 본 신 대표는 2017년 비엣메이트를 설립하고, 그해 8월 잘로숍의 '뷰티 독점권'을 따냈다. K뷰티 콘텐츠를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권리다. 독점권을 따내기 위해 신 대표가 들인 시간은 3년 반에 달했다. 그가 중국에 화장품을 수출하며 유통 구조를 익힌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공. 비엣메이트

잘로는 베트남 최대 IT 모바일 기업 VNG그룹이 만든 메신저다. 잘로 메신저는 베트남 인구 1억 명이 사용하는, 베트남의 카카오톡이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플랫폼 안에 이커머스를 운영하는 것처럼 잘로도 '잘로숍'을 운영하고 있다. 비엣메이트는 잘로숍에 한국 중소기업의 화장품 브랜드 광고를 싣는다. 동시에 베트남에서의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지원하고, 베트남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브랜드 마케팅을 지원한다.  

중소기업 혼자 베트남 진출 어려워

신 대표는 중소기업이 혼자 베트남에 진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먼저, 지리적으로 남과 북이 1,800km 떨어져 있고, 5개 직할시에 58개성으로 이뤄져 있다. 현금 거래 비중도 90%에 달한다.

신 대표는 "베트남은 지리적, 지역적, 물리적 제한이 커 유통망을 넓히기가 어렵다. 그래서 전국에 뿌려진 메신저를 이용해야 한다. 잘로를 통해 중소기업은 베트남 진출 판로를 확보하고, 비엣메이트는 수출을 돕고, 잘로는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확보하는 윈윈(Win-Win)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물건을 직접 갖고 가서 물건을 보여주고 수출 계약을 맺었다. 비엣메이트는 모바일, 온라인, 오프라인을 하나로 묶은 수출 프로그램이다. 잘로를 통해 이용자와 상품이 직접 연결되고, 상품이 인기를 얻으면 바이어들이 한국 기업과 수입 계약을 맺는 구조를 지향한다. 잘로를 통한 판매도 있지만, 이용자와 바이어에 브랜드를 알리는 게 진짜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 대표는 하루가 멀다하고 베트남에 달려간다. 그는 "중소기업이 알 수 있는 정보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그래서 베트남 현지와 교류가 있는 내가 찾아보고 중소기업에 피드백을 드린다. 사업 라이센스, 컨설팅, 바이어 검증, 마케팅을 다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베트남 이커머스...6천개 중소기업 수출 지원할 것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잘로숍의 성장속도가 빠르다. 오픈한 지 약 2년 된 잘로숍의 월 접속자는 2천만 명에 달한다.(2018년 10월 기준)

국내 중소기업 'NOHJ'는 비엣메이트를 만나 잘로에 입점한 뒤, 25,000$(한화 약 3천만원) 규모의 1차 수출을 달성했다. 4분기에는 이탈리아 쇼핑몰 아레제(120여개 점포) 입점을 준비 중이다.

신 대표는 이런 성과를 "메신저 내 이커머스 기능의 파급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잘로메신저 이커머스는 베트남 전역으로 확장해 잠재적 바이어에게 상품을 노출시킬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마케팅 채널이 될 것으로 본다"고 평했다. 

또, 정부·지자체가 함께하면 더 많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유통경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공서와 비엣메이트와 함께 온라인, 모바일 유통 채널을 개척하면 큰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중소벤처기업부, 경기도청, 강원도청, 부산시청 등 영향력 있는 부처 및 지자체와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의 경영 목표는 3년 안에 화장품, 패션, 쥬얼리, 식품 등 소비재 중소기업 6천 사가 베트남에 안전하게 진출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는 "나는 한국 청년 보부상이다. 전 세계 탑클래스 유통사들의 배타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개척하고 있다. 베트남 다음 타겟은 아프리카 지역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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