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숙 문화평론가.

일본은 경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도 퇴행하고 있다. 

군국주의나 독재국가인가 아닌가의 바로미터는 그 정부가 문화예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로 판단할 수 있다. 

문화예술을 정책의 선전도구로 사용한다면 비민주국가인 것이다. 

일본은 10월까지 열리기로 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한 `평화의 소녀상`등의 전시에 대해 검열과 철거를 중단해야 한다!

경제는 경제고, 민간교류는 민간교류인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치권 자기들은 피 터지게 싸우더라도 일반 문화예술인들의 왕래와 교류는 자유롭고, 자치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예술인들의 민간교류까지 간섭하는 일본 정부는 이미 민주주의국가가 아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평화의 소녀상` 전시는 철거하라고 위협하고, 성추문 의혹을 받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개막작으로 선정해도 침묵하는 일본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인가?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들은 왜 침묵하고 있는가?

일본의 문화예술인들은 검열과 선별지원에 침묵하며 적응하고 살 것인가? 
피 흘리지 않으면서 얻어지는 민주주의는 없다. 우리도 간신히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정권교체는 이루어 놓았지만, 정치권과 기득권에 빌붙어서 일신의 영달만 추구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교체하지 않고 있다. 기득권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도 언제든 다시 정치권의 선전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침묵하지 말고 말해야 한다. 말만 하지 말고 행동하고 참여해야 한다. 
문화예술가라고 문화예술만 하면 되는 세상이 아니다. 문화예술가가 정치도, 경제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저 선전도구로 이용당하고 만다는 것을 21세기 일본이 알려주고 있다. 

일본의 민주주의가 침몰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우리에게는 민주주의가 퇴행하면서 경제가 동반 추락하고 문화예술을 어떻게 도구화하는지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우리는 도약하고 있으며, 국민이  주권을 스스로 행사하지 못하면 추락하는 것이다. 우리는 도약하고 있으며, 일본은 추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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