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산업은행

산업은행이 자회사 KDB생명보험 매각을 전제로 경영진에 성과보수를 주기로 하면서 혈세가 투입된 자회사 매각에 고액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적정한 지 논란이 일고 있다. 동시에 이 같은 결정으로 매각에 앞서 시장에 조급함을 드러낸 형국이 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매각 성공 조건부 인센티브 지급을 의결했다. 정재욱 KDB생명 사장에게 최대 30억원, 부사장에게 이에 절반에 해당하는 15억원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이에 1조원 가량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KDB생명 매각에 성공하면 경영진은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KDB생명이 경영 실적 개선을 대가로 지급하는 성과보수가 아니라 매각 조건부로 성과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자회사 매각 건이라는 점에서 국민 정서와 동떨어지는 성과보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 공식화를 위해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 착수한 상태에서 인수후보자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최근 내정되어 성과보수 지급 대상에 오른 백인균 KDB생명 수석부사장은 기업금융, 구조조정, 인수합병, 벤처투자, 사모펀드 업무 경험을 갖추고 있어 KDB생명 매각 작업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과보수 설정은 산업은행의 다급함을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 KDB생명은 지난해 흑자 전환하는 등 정상화를 이뤄냈으나 고금리 확정이자로 판매한 저축성 보험 비중이 높고 주 수입원인 보험료 수익과 재보험 수익이 올해 1분기 일부 줄어들었다.
 
특히,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추가로 증자를 통해 위험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해 매각이 불발로 끝날 경우 추가적인 자금 투입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보험업권에서 신계약 월납 기준으로 순위 경쟁을 펼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추가적인 영업 안정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센티브 적정성 및 금액 규모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인센티브에 관해서는 KDB생명 이사회 결정 사안으로 별도로 드릴 이야기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명보험사 주가순자산비율이 역사적인 저평가 구간으로 1조원대 산업은행 자금이 들어간 KDB생명이 이를 상회하는 가격으로 매각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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