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사진. 구혜정 기자

신파는 최소화하며, 전투에 대한 고증에 더욱 집중했더니 오히려 더욱 진정성을 갖춘 영화로 탄생했다. ‘봉오동 전투’는 분명히 기억해야할 저항과 승리에 대한 이야기다.

2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감독 원신연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봉오동 전투’는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를 처음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 속 사료를 재현한 이 작품은 황해철(유해진), 이장하(류준열), 마병구(조우진)이란 캐릭터를 통해 독립 운동 속 숨겨진 영웅들을 조명하여 눈길을 끈다. 이에 ‘봉오동 전투’ 측은 미디어SR에 “영화 속 세 캐릭터는 허구의 인물이긴 하나 아예 실존인물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 역사의 기록을 차용하여 탄생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배우 유해진. 사진. 구혜정 기자

봉오동 전투란 특별한 소재를 택한 영화로 이미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일본 불매운동 등 시기와 맞물려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바. 원신연 감독은 이와같은 상황에 대해 “시기에 대해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부분도 사실”이라며 “‘봉오동 전투’는 5~6년 전부터 준비해온 영화였다. 한일 관계가 지금처럼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다만, ‘봉오동 전투’가 저항 역사의 시작지점에 있는 사건을 다룬 영화인만큼 유심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원신연 감독은 실제 봉오동 전투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원 감독은 “역사적 근거가 있는 영화를 만들 땐 훨씬 많은 조사의 과정이 필요하다. 또, 이를 체화 했을 때만이 영화로 보여줄 수 있다”며 “봉오동 전투에 대한 사료가 그리 많지는 않다. 자료를 모으기 어려웠다. 영화에도 등장하듯이 당시 일제가 축소해야만 했던 우리의 첫 승리 기록이기 때문이다. 독립신문 제 88호에 등장하는 봉오동 전투의 기록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갔다”고 영화의 탄생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배우 류준열. 사진. 구혜정 기자

‘봉오동 전투’는 감성적인 이야기보다는 실제 전투에 대한 고증이 더욱 돋보이는 영화다. 여타 영화와는 달리 캐릭터에 대한 설명보다는 그 당시 독립군의 전략과 전술, 전시 상황에 대해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들은 영화 내내 격한 액션을 소화해야만 했던 것. 항일대도라는 검을 다루는 독립군 황해철을 연기한 배우 유해진은 “칼이 생각보다 되게 무거웠다”며 “황해철의 액션은 기교나 테크닉 적으로 돋보이는 움직임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신 감정에 치중하여 움직임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비범한 사격 실력을 보여준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 역을 맡은 류준열 역시 영화 속 액션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류준열은 “오늘 처음 완성된 작품을 봤다. 늘 그랬듯 한쪽 눈 가리며 수줍게 봤어”라고 입을 열며 “사격 훈력을 긴 시간 동안 준비했기에 별다른 두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이장하는 유일하게 정규 독립군으로 훈련 받은 인물이기 때문에 다르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보다 우직하고 과묵한 모습으로 독립군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배우 조우진. 사진. 구혜정 기자

마적 출신의 저격수 마병구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은 역할을 설명하며 특별한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조우진은 “마병구는 냉정한 이장하와 열정적인 황해철 사이에서 유연성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역사적 무게감과 영화적 재미 두 가지 모두를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촬영을 하는 매 회차마다 감동이었다. 시나리오가 담고 있는 진정성을 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기 때문이다. 40분 정도 걸리는 언덕을 모두가 함께 짐을 나눠들고 응원하며 오르내렸다. 그 모습을 보면서 혼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봉오동 전투’ 속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실제 일본인 배우들의 열연. 당시 일본군 역할에는 일본 유명 배우인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등 다수의 배우들이 이름을 올렸다. 원신연 감독은 일본인 배우 캐스팅 비화에 대해 “처음부터 일본인 캐릭터에는 실제 일본인 배우를 섭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야 리얼리티가 살아나고 영화에 숨결이 더해진다고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염려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조심스럽게 출연 의사를 타진했는데, 의외로 많은 일본 배우들이 응해줘서 오히려 내가 놀랐다. 배우의 이슈보다는 영화의 인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잊혀져간 이름들을 표현하기 위해 진정성을 담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선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고. 감독님뿐만 아니라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진정성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다.”(조우진)

저항의 시작을 색다른 각도로 풀어낸 ‘봉오동 전투’는 오는 8월 7일에 개봉한다. 러닝타임 134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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