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매우 나쁨' 사진. 구혜정 기자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 중에 하나가 바로 1t 소형 화물차다. 그런데 1t 화물의 판매를 흔히 경기의 지렛대로 삼는 경우가 많다. 많이 팔리면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 데 따른 퇴직자 증가를 자영업자의 확장으로 해석하고 있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다양한 사업에 활용되니 ‘1t 소형 화물=사업자’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실제 지난 2012년 연간 판매량 약 13만5,000대였던 1t 소형 화물은 매년 점진적으로 증가해 2015년 16만1,000대까지 늘었다. 당시 시중의 경기 전망은 대부분 ‘불황’이었고, 그 증거로 1t 소형 화물차의 증가를 내세웠다. 하지만 2016년 15만3,000대로 줄었을 때가 흥미롭다. 어느 누구도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다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어 2017년 다시 16만3,000대로 판매가 늘어나자 어김없이 경기 하강 국면의 증거용 카드로 1t 소형 트럭이 언급됐다. 

그런데 자동차회사가 바라보는 1t 소형 화물의 경제성은 시중의 해석과 달라도 한참 다르다. 1t 소형 화물은 수요가 꾸준하고 언제나 공급이 부족한 제품이며, 내수뿐 아니라 수출도 해야 하는 절대 지존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생산을 해도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량을 수출로 돌리면 내수 판매가 줄거나 제자리걸음이고, 내수를 먼저 공급하면 판매가 늘어나는 흐름이 해마다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그러니 1t 트럭만으로 체감 경기를 풀어내는 경제적 해석은 초점이 다소 빗나갔다는 얘기를 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1t 소형 트럭의 독점 체제다. 한때 현대차와 기아차가 경쟁하던 1t 소형 트럭 시장은 양사가 합쳐진 후에도 표면적인 경쟁은 남아 있지만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다. 그럼에도 판매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온라인 쇼핑의 확대 덕분이다. 누군가는 물건을 배달해줘야 하고 이때 어김없이 1t 소형 트럭의 구매가 증가했다. 국내에서 1t 소형 화물은 대체 불가능한 전천후 제품이어서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질수록 택배도 따라 늘어나는 구조를 보인다는 뜻이다. 

그러나 가파른 증가에 따른 고민은 엉뚱한 곳에 있다. 대부분 디젤엔진이 탑재돼 있어 미세먼지 증가에 1t 트럭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오래된 차를 폐차하고 1t LPG로 바꾸면 400만원 보조금을 주지만 전체 260만대에 달하는 소형 화물 디젤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사업용차는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104㎞로 일반 승용차의 3배에 달한다. 결국 가장 우선적으로 미세먼지를 줄여야 하는 도로이동오염원으로 1t 소형 화물 디젤이 손꼽힐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운행차의 배출가스를 줄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일일이 거리에서 단속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LPG 외에 전기 트럭으로 교체하는 일도 비용이 많이 소모된다. 또한 LPG로 개조하면 힘이 부족하다는 불만까지 쏟아진다. LPG 연료의 밀도가 디젤 대비 낮아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무거운 화물을 싣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LPG 개조도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이런 이유로 디젤 하이브리드 개조가 최근 관심을 모은다. 이미 연구가 진행 중이며, 기술 구현도 어느 정도 완성돼 있다. 10년 이상 된 소형 화물 디젤은 LPG로 바꿀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10년 미만의 소형 화물 디젤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생각이다. 힘이 부족하지 않고, 때로는 전력으로 구동돼 그만큼 디젤 연소 시간과 연료량이 감소한다. 아울러 곧 실용화도 앞두고 있다. 경제적으로 접근하지만, 1t 소형 화물차는 가장 많은 배출가스 원인이기도 한 만큼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돼 등장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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