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 허인 KB국민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왼쪽 아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제공. 각 사

임기를 1년 남기고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금융권 CEO들의 임기가 줄줄이 끝나면서 대단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올 하반기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은 모두 은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업계에서는 허 행장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깊은 신임을 얻고 있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장은 윤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하며, 오는 9월 후보 선정을 시작할 전망이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27일 만료된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반영되는 구조다. 따라서 이를 두고 정부 관료 내정설, 내부 승진 관행설 등 하마평이 무성하다. 기업은행장은 조준희 전 행장과 권선주 전 행장, 현 김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이 선임됐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오는 12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미 2연임에 성공하고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어난 845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농협금융의 호실적을 견인해 3연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실적 호조를 달성한 이 행장의 연임 여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 인사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알려진 김병원 NH농협중앙회 회장의 신임을 받는 것도 유리한 요소다. 

한편 주요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내년 상반기 잇따라 만료된다. 내년 3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끝나고, 곧이어 4월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만료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KB금융지주에 내줬던 1위 자리를 1년 만에 탈환하며 '리딩 금융 그룹'을 차지하고, 올 상반기에도 당기순이익 1조 9144억원을 달성하며 이를 지켰다. 오렌지라이프 등의 M&A에서 성과를 내고 신한금융투자에 6600억원 유상증자로 초대형 IB 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연임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빠르면 올해 12월부터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주 회장 연임에 앞서 내년 12월 만료되는 우리은행장과의 겸직 분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고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 신탁 등의 M&A를 성공시키며 지주사 외형을 탄탄히 쌓아나가는 중이다. 자본건전성이 회복되는 내년 본격적으로 아주캐피탈 및 증권사, 보험사를 인수하는 과제가 남아 있어 이를 마무리하기 위해 손 회장이 무리 없이 연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1년 만에 농협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을 1조원대로 끌어올리고 올 상반기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이에 힘입어 김 회장의 연임 여부가 관심을 끄는 가운데,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의 연임과 맞물려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김광수 회장이 지난해부터 농협금융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속도를 내기 위해 연임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9일 잔여 임기를 1년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하면서 금융권 지각변동에 따른 혼선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최 위원장의 후임으로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9일 미디어SR에 "금융사 CEO 선임은 내부 시스템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현 CEO 임기 만료를 앞두고 특별히 혼선이 있지는 않다"라면서 "금융위가 그린 큰 그림대로 금융사가 움직이는 만큼 금융위원장 교체로 금융위의 정책 방향이 바뀌면 금융사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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