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김민영 디자인 기자

정우진

현 NHN 대표. NHN에 뼈를 묻은 사람. 

2000년, 이준호 NHN 회장이 창업한 검색전문업체 서치솔루션에 입사했다. 2001년 NHN이 서치솔루션을 인수하면서 NHN에 들어왔다. 게임사업을 맡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NHN이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로 찢어졌을 때 이준호를 따라 NHN엔터를 선택했다. NHN엔터에서 게임 사업센터 총괄디렉터로 지내다 2014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한게임으로 먹고살던 NHN엔터였지만, 정우진의 진두지휘에 따라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종합 IT 회사로 변모해가고 있다. NHN엔터하면 떠오르는 한게임 이미지를 줄이고 종합 IT 회사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자, 2019년 'NHN'으로 사명을 바꿨다. 

정우진은 NHN엔터가 독립하고 나서 없어선 안 될 핵심 인물이었다. NHN엔터는 NHN에서 분리되면서 핵심 사업을 네이버가 모두 가져가 성장성이 없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 등으로 새로운 핵심 사업을 탄생시켰다. 모바일 게임 시대에서 NHN엔터의 강점을 살려 해외 시장을 공략했고, 최근 클라우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8년에는 처음으로 매출 1조를 달성했다. 

한 기업에 20년 가까이 다녀 이직이 잦은 IT업계에서 드문 사례로 꼽힌다. NHN 외길 정우진은, 어떤 사람들을 만났을까. 

이준호 

NHN 회장. 자연어검색 서비스 서치솔루션을 창업했다. 정우진은 이준호의 오른팔이라 불릴 정도로 인연이 깊다. 

잠시 IT업계 역사를 설명하자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설립한 '네이버컴'과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창업한 '한게임'이 2000년 7월 합병한 회사가 'NHN'이다. 이준호는 검색엔진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검색에 대한 지식이 뛰어났다. 그는 이해진의 서울대 3년 선배인데, 네이버가 2001년 서치솔루션을 인수하면서 함께 일하게 됐다. 인수 당시 서치솔루션에서 일하고 있던 정우진도 NHN에 들어오게 됐다. 

2007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NHN 대표이사를 사임한 뒤, 이준호와 이해진과 파워게임이 본격화됐다. 결국 2013년 8월, 네이버는 NHN엔터(한게임)을 인적분할했고, 이해진과 이준호가 각자의 NHN엔터, 네이버 지분을 정리하면서 완전한 개별 회사가 됐다. 

한게임을 들고나온 이준호는 내심 '게임통' 정우진이 함께해 든든했을 것이다. 현재 이준호는 회장으로서 전체적인 NHN의 경영전략을 짜고, CEO인 정우진은 게임을 비롯해 콘텐츠, 페이코, 클라우드 등 여러 서비스를 두루 챙기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정우진과 한때 같이 일했지만, IT 바닥이 으레 그렇듯 현재는 경쟁자가 됐다. 

특히 이준호와 이해진의 상호 지분 정리도 완전히 끝나 현재는 완전히 남남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NHN엔터테인먼트에서 'NHN'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3년 분할 당시 NHN 사명을 누가 가져갈 것이냐를 두고 다툼이 있었다. 분할 뒤에도 NHN엔터는 'NHN'이라는 이름을 완전히 갖고 오기 위해 물밑에서 네이버와 상표권 이전 협상을 벌여왔다. 

게임 사업에서는 좋은 파트너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NHN이 개발하고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LINE)이 유통하는 모바일 게임들이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페이코는 라인페이와도 손잡고 글로벌 간편결제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 NHN의 핵심 사업 페이코를 이끌어가고 있다. 2004년부터 NHN 이사로 일했고, 2013년 NHN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정우진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NHN에서 일하고 있다.

NHN엔터는 분할되면서 게임사업(한게임)을 들고 나왔는데, 2014년 웹보드게임 규제가 시행되면서 수익 창출에 제동이 걸렸다. 

발등에 불 떨어진 NHN은 게임 외 사업이 절실하게 필요했고, 정우진의 눈에 들어온 것은 간편결제 사업이었다. 이에 페이코를 준비했고, 현재 약 9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서비스로 성장했다. 

정연훈은 페이코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 페이코사업본부장 및 글로벌지원그룹 총괄이사를 거쳐 2017년 별도 법인으로 분할된 NHN페이코의 대표에 올랐다. 

정연훈은 "생활, 쇼핑, 금융을 아우르는 한국판 페이팔이 되는 것이 목표"라 말했다. 

2년이 지난 현재 페이코는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아직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는 못 했지만, 꾸준히 온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대해오고 있으며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도 시작했다. 2017년 정연훈은 페이코의 적자 구조에 대해 "1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한다. 법인 분할 전부터 10년의 계획을 잡고 사업 계획을 펼쳤다"고 말했다. 계획된 적자라는 것. 

NHN페이코는 생활 밀착형 금융서비스 회사로 나아가고자 한다. 최근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마이데이터(MyData) 실증 서비스 지원사업'의 금융 분야 사업자로 선정됐다. NHN페이코는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생애주기별 금융 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금융위원회의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돼 금융사와 업무 위수탁계약을 맺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함께 한게임을 창업했다. 한게임-네이버 합병 뒤 (구)NHN 소속이 됐다. NHN에서 한국 게임 총괄과 미국 대표를 맡았다. CJ인터넷,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걸출한 게임사 대표를 맡아왔고, 2016년부터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 각자대표로서 일하고 있다.

정우진과 남궁훈은 카카오프렌즈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해 NHN엔터가 개발한 '프렌즈팝'(2015년 출시)의 서비스 운영 구조를 두고 갈등을 겪었다.  

남궁훈은 NHN엔터에 프렌즈팝 게임 운영 방식을 채널링에서 퍼블리싱으로 변경해달라 요구했지만 NHN엔터는 대표작 운영권을 넘겨주기 어렵다며 거절했다. 채널링은 개발사가 카카오톡 플랫폼에 입점해 게임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고, 퍼블리싱은 카카오가 게임 운영을 맡고 개발사에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에 양측은 여론전을 벌여가며 서로를 압박했고, 계약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프렌즈팝 게임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남궁훈이 페이스북에 NHN에 협상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면서 화해의 물꼬가 트였다. NHN엔터는 협상에 응했고, 남궁훈과 정우진이 직접 만나 협의했다. 카카오가 퍼블리싱 권한을 가져가는 대신 서비스 계약 연장, 수수료 지급 등의 합의가 이뤄졌다.

게임

정우진의 인생에 게임을 빼놓을 수 없다. 정우진은 NHN엔터테인먼트에서 '크리티카', '던전스트라이커', '드래곤프렌즈', '에오스', '포코팡' 등 게임을 히트시켰다. 지금의 NHN에서도 게임을 직접 챙기고 있다.

2014년 정부가 사행성을 조장한다며 웹보드 게임 규제를 시작했을 때, 웹보드 게임 매출 비중이 높았던 NHN엔터의 한게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1개월 게임머니 구매한도 30만원 제한 ▲게임머니 사용한도 1회당 3만원 ▲1일 10만원 손실 시 24시간 접속 제한 ▲상대방 선택 금지(무료 게임머니 활용 예외) ▲자동 배팅 금지 ▲분기별 1회 의무적 본인인증 등 강력한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정우진은 게임사업의 새 판을 짰다. PC게임과 모바일 게임으로 나눴고, 자회사를 신설했다. 현재 NHN픽셀큐브, NHN빅풋 등을 게임개발 자회사로 두고 있다. 

정우진은 모바일 게임, 그중에서도 캐주얼 게임으로 방향을 정했다. 국내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강세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을 노렸다. 라인과 손잡고 캐주얼 게임 '라인 디즈니 쯔무쯔무'를 내놨고, 크게 히트해 약 5년이 지난 현재도 (26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6위에 올라 있다.

NHN은 글로벌 IP를 활용해 인기 게임을 탄생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닌텐도의 IP를 활용한 '닥터마리오 월드', 디즈니 IP를 활용한 '라인디즈니 토이컴퍼니' 등이 화제를 모았다. 

PC게임에서 강세를 보였던 NHN이지만, 2018년 모바일 게임과 PC 온라인 게임 매출 비중은 각각 67%, 33%로 바뀌었다. 

토스트(TOAST)

페이코 사업 확대, 게임 사업 체질 개선 등으로 NHN은 2018년 드디어 매출 1조를 달성한다. 하지만, 정우진에게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미션이 있다.

이에 최근 수익성이 낮거나 규제 가능성이 높은 사업(블록체인) 등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클라우드 사업 '토스트'는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NHN은 일본에서 2020년까지 토스트로 매출 1천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NHN은 일본에서 2~3년 동안 작은 규모의 서비스를 하며 일본 시장을 분석한 결과 현지 기업에 비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KB금융그룹, 직방, GS홈쇼핑 등이 NHN 토스트를 이용하고 있다. NHN 토스트는 금융과 쇼핑 분야를 발판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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