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 구혜정 기자

GS그룹 소속 공익재단은 총자산 중 대부분을 계열사 주식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사업 운영과 기부금 공시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공익사업에 수십억원의 비용을 지출하고도 '건립비'나 '운영비' 항목으로 일괄 기재하는 등 반쪽짜리 공시에 불과했다.

총자산 1732억원의 동행복지재단은 그중 주식이 1625억원으로, 자산 총액 대비 주식 비중이 93.82%에 달한다. GS그룹, LG그룹, LG상사 지분을 각각 1.62%, 0.73%, 0.59%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동행복지재단의 지난해 공익목적사업 수행비는 33억원이다. 총자산의 2%도 안 되는 규모로 공익사업을 운영했다. 재단은 사회적약자 및 소외계층지원에 16억, 저소득층 아동지원에 11억, 다문화 가족지원에 5억원을 지출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국세청 공시서류나 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업 내용은 단 한 줄뿐이다. 사업 수혜 대상만 기재돼 있을 뿐 세부 활동은 '물품, 의료비, 프로그램 등 지원'으로만 나와 있어 재단이 무슨 활동에 33억원을 썼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수십억 단위 규모의 기부금을 세부 기부금 지출 명세 하나 없이 전체 사업 규모로 통합해 기재하는 것은 사실상 공시를 안 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공시 미흡은 GS칼텍스재단에서도 발견됐다. GS칼텍스재단은 지난해 GS칼텍스로부터 40억원을 기부받아 여수 지역 공익 사업을 영위했다. 재단은 '예술의 섬 장도' 건립 비용으로 여수시에 164억원을 기부채납하고, 여수시로부터 종합 공연장 '예울마루' 관리를 수탁받아 운영 사업을 지원하는 데 23억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기부금 지출 명세서에 이에 관한 세부 내역은 기재하지 않아 사업 비용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없었다. 

또한 재단은 공연장 운영사업비 23억원 외에 지난해 12월 92억원의 기부금 지출이 있었지만 어떤 항목에 사용한 금액인지 명세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미디어SR은 이에 대해 재단에 질의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취재 협조가 어렵다"라는 답을 받았다.

한편 남촌재단은 심지어 감사보고서 전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국세청에 공시된 남촌재단의 감사보고서는 재무상태표, 운영성과표, 현금흐름표 3장만 있고 정작 중요한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 등이 포함된 주석 사항은 누락했다. 

지난해 받은 5억 1600만원의 기부금을 누구로부터 받은 것인지도 공시자료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당해 사업연도 기부자 명세서에는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GS건설이 출연해 기본 순자산으로 포함된 64억원의 주식 지분과 15억원의 채권만이 기재돼 있다.

이에 남촌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재단 기부금은 전부 허창수 회장과 GS건설로부터 받는다. (기재가 안 돼 있어도) 5억 1600만원의 기부금도 동일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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