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태호 PD. 사진. MBC 제공

김태호 PD가 '놀면 뭐하니?'에 대해 허심탄회한 속내를 털어놨다.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예능 '놀면 뭐하니?' 김태호 PD 간담회가 열렸다.

'놀면 뭐하니?'는 김태호 PD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는 새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종영 이후 1년 4개월여 만의 컴백이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오랜만에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만큼 긴장감도 크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놀면 뭐하니?'는 평소 스케줄이 없는 날 "놀면 뭐 하냐?"고 말하는 유재석에 카메라를 맡기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첫 콘텐츠 '릴레이 카메라'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김태호 PD가 유재석과 함께 선보이는 MBC 새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공식 포스터. 사진. MBC 제공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종영 이후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 기간을 가졌다. 그러다 올 초부터 본격적인 아이템 회의를 시작하며 프로그램을 짰다. 유튜브 용으로 만든 콘텐츠를 TV 플랫폼에 맞게 편집돼 방송된다는 계획이다.

김 PD는 "카메라를 실험한 이유가 우리가 찍던 걸 주변으로 돌려서 우리를 지켜보던 분들을 찍어보자는 거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새벽부터 밤까지 교통수단을 짚어봤었다. 저런 식으로 5~6개 정도 에피소드를 꼬리에 꼬리를 물듯 진행했는데, 이를 편집, 진행하면서 방향성 논의하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유튜브를 통해 선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PD는 "TV나 모바일 등 접근성이 중요한 것 같아서 방송과 모바일이 융합돼 같이 가는 게 좋겠다 싶었다"면서 "토요일은 유튜브·포털과 함께 진행할 것 같고 일요일도 포털과 함께 진행돼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공존하는 시스템으로 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MBC 김태호 PD. 사진. MBC 제공

자신의 컴백에 쏠린 기대감에 대해서는 "가볍게 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무한도전'도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새 프로그램도 그럴 것 같아서 제목을 가볍게 '놀면 뭐하니'로 했었다"면서 "MBC가 자사만을 위한 콘텐츠가 아닌 모바일 등에도 잘 맞는 회사로 성장하려 해서 그 방향성과 유튜브 융합 등이 잘 맞을 거라 봤다"고 말했다.

김 PD는 다양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 김 PD는 "유재석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발전시킨 프로그램이다. 릴레이 카메라가 우연히 가져온 필연들, 이런 관계들이 들어 오니까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 재밌는 조합이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지금은 캐릭터 버라이어티나 관찰예능이라고 나눌 수는 없지만 반응 보고 진행될 것 같다. 방송 이후 리액션에 대해서도 꼼꼼히 지켜보면서 간과한 부분을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유튜브와의 연계도 신경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 김 PD는 "하이라이트 클립은 네이버를 통해 진행되고 유튜브를 통해서는 방송에 담지 못한 이야기 담으려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의 리액션이 재밌는데 방송 주 내용 흐름에 안 맞는 걸 걷어낸 상황이기도 해서 그걸 리액션 캠을 올리면 재밌겠다는 얘기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재석과의 재회와 토요일 프로그램으로의 복귀를 두고는 "귀소본능"이라고 정의내렸다. "유재석이 저를 선택한 것 같다"고 운을 뗀 김 PD는 "둘이 했을 때의 선입견도 있을 수 있어서 그런 걸 어떻게 내려놓고 갈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래서 '놀면뭐하니'라고 편하게 접근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세호에 대해서는 "'놀면 뭐하니'에서 세트 주인을 맡았다. 앞으로 조세호가 등장하지 않아도 조세호 집이 배경이 되기도 할 거다. 우연찮게 그게 세트가 됐다. 조세호 출연에 안정권을 주기도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호 PD가 유재석과 함께 선보이는 MBC 새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공식 포스터. 사진. MBC 제공

당초 '놀면 뭐하니'를 두고 '무한도전'과의 기시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무한도전' 저희 모든 생각 넣으려고 해서 무도와 완전히 다른 게 나올거라고는 저도 생각않고 있다. 그때와 환경이 많이 달라져서 충분히 논의할 생각"이라며 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많은 러브콜에도 MBC를 지키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다. "MBC에서 후배들과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고 운을 뗀 김 PD는 "저는 PD 직업이 너무 좋다. 결과적으로 제가 하고 싶던 건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스템이었다"면서 "어떤 분들은 저보고 MBC 사장이 꿈이냐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일주일에 '놀면 뭐하니'와 '같이 펀딩' 등 두 가지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한도전'을 하던 당시 일주일에 4개씩 아이템을 고민했던 터라 2개 정도는 가볍게 생각했다. 이제 무리가 오기 시작한 것 같지만 물리적인 시간 문제들에 대해 큰 두려움은 없다. 후배들과 시간 잘 배분해서 보내고 있다. 녹화날도 다 다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가 14년 간 선보였던 대표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태호 PD는 멤버들과 지난 3월 31일 종영 1주년 기념 브이라이브를 방송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MBC 김태호 PD. 사진. MBC 제공

김 PD는 "V앱 당시 가장 눈에 띄던 키워드는 '반가움'과, 2012년 전후로 있던 원년멤버 복귀 얘기도 많았다. 그건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스페셜 시즌으로 '토요일 토요일은 무한도전'이라는 제목까지 정해놨었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아서 아예 새로운 '놀면 뭐하니'를 갖고 나왔다"면서 "'무한도전'은 저도 다시 하고 싶던 프로그램 중 하나다. MBC로서도 좋은 프로그램이기도 해서 계속해서 멤버들과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놀면 뭐하니'에는 유재석을 중심으로 '릴레이 카메라'와 '대학로 라이브' 등 여러 아이템을 담길 예정이다. 김 PD는 "플랫폼을 통해 발전 가능성이 있겠다 싶은 아이템들은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지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안정적 포맷이 나오면 거기서 또 개발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PD는 "준비하지 않고 가는 재미가 중독성이 강하다. 정해진 포맷을 가진 프로그램을 생각했다가 변화 가능성 높은 포맷으로 돌아오게 됐다. 매 해마다 고민하고 고민 흔적 담은 것들로 돌아오도록 하겠다. 앞으로의 방향성과 성장 가능성은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 같다. 처음부터 시청자 마음에 저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아닐 수 있겠지만 점차 간격 좁혀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놀면 뭐하니?'는 오는 27일 첫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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