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프로듀스X101'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구혜정 기자

'프로듀스X101'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투표 결과의 조작설을 제기하던 팬덤은 형사고발까지 진행하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종영한 Mnet '프로듀스X101'를 두고 팬덤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된 건 종영 직후인 21일부터다. 팬덤은 연습생들의 득표 수가 동일한 표차로 반복되는 것을 두고 조작된 결과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이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 연습생들의 윗순위와의 표차가 7494표, 7495표, 2만 9978표, 10만 4922표, 11만 9911표 등으로 구분지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태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를 거론하며 더욱 커졌다. 하 의원은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7494.442의 배수다. 주변 수학자들에게 물어보니 1등에서 20등까지 20개의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했다"면서 조작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청소년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은 명백한 취업사기이자 채용비리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을 위해 문자를 보낸 팬들을 기만하고 큰 상처를 준 것"이라면서 "청소년들에게도 민주주의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준다. 검찰이 수사해서라도 그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투표수 조작 논란이 불거진 '프로듀스X101'. 사진. 프로듀서X101 팬 연합 제공

팬들도 직접 팔을 걷어올리고 나섰다.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고 의혹을 거론한 팬들이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며 24일 법률사무소 마스트에 수임료 330만 원을 지불, 변호사 선임을 완료했다고 밝힌 것. 법률대리인 측은 "Mnet의 문화권력을 이용한 불공정 행위인 만큼, 공익 사건이라고 판단한다"며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다음주 중으로 '프로듀스X101' 제작진을 사기·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방송법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 적용도 고려하고 있다.

법조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사기죄 단독 적용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기타 혐의 적용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법무법인 율원 강진석 변호사는 미디어SR에 "사기죄는 어떤 기망 행위가 있을 때 기망 당한 사람이 어떤 처분 행위를 하고 그로 인해 어떤 사람이 손해를 보고 어떤 사람은 이익을 보는 구조가 성립되어야 하는데 그 성립이 쉽지 않아보인다"면서 "죄형법정주의가 있어서 사기죄의 요건에 적합하지 않으면 형사적 처벌은 되지 않는 만큼 형사적인 사기죄 구성 요건에 정확히 부합하긴 힘든 사례 같다"고 봤다.

Mnet '프로듀스X101' 포스터 / 사진=Mnet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도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프로듀스X101'에 대한 민원이 지난 23일까지 267건이 접수된 상태"라면서 "관련 팀이 해당 민원 검토 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심의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커지자 Mnet 측은 공식입장을 내고 해명에 나섰다. 제작진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 종료 이후 최종득표수에서 일부 연습생 간 득표수 차이가 동일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됐다.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됐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 그러나 해당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순위의 변동이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모든 국민 프로듀서님들과 연습생 및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문자투표시스템 및 집계 과정의 프로세스를 보완하겠다"고 사과했다.

'프로듀스X101'을 통해 최종 선발된 11인조 보이 그룹 엑스원(X1). 사진. 엑스원 제공

최종 데뷔 그룹으로 선발되지 못한 멤버들을 두고 파생그룹을 만들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파이널 생방송 무대에는 올랐으나 데뷔조에서 고배를 마신 이진혁, 구정모, 금동현, 김민규, 송유빈, 이세진, 이진혁, 토니, 함원진, 황윤성 등을 두고 팬들은 데뷔를 염원하며 1억 원의 모금 달성 및 각 소속사에 협조 공문과 멤버들의 스토리와 세계관 등이 담긴 프로젝트 그룹의 사업 계획서를 발송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팀명은 '바이나인'(Be Your NINE)이 유력하다. 이들의 매니지먼트사로 지목된 젤리피쉬와 Mnet 측은 미디어SR에 "결정된 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과거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통해 파생그룹인 아이비아이(I.B.I), 제이비제이(JBJ), 레인즈 등이 데뷔를 결정지었던 만큼 바이나인의 데뷔 가능성 역시 엿보인다.

최종 데뷔조인 엑스원(X1)의 데뷔도 준비 중에 있다.

김요한, 김우석, 한승우, 송형준, 조승연, 손동표, 이한결, 남도현, 차준호, 강민희, 이은상 등 11인은 오는 8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쇼콘(쇼케이스+콘서트)를 개최하며 데뷔 신호탄을 쏘아올릴 예정. 이에 앞서 공식 SNS 계정 오픈과 브이라이브(V앱) 생방송 등을 진행하며 데뷔를 위한 담금질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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