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GS건설 본사 전경 사진. 구혜정 기자

GS그룹의 4세 승계 물밑 작업이 진행되면서 GS그룹 소속 재단이 총수일가의 지분 확보 경쟁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GS그룹 4세들은 지주회사 GS의 지분을 사들이며 제각각 경영권 확보에 힘을 쏟는 중이다. 24일 기준, 총수일가의 GS 지분은 46.41%에 달한다. 이들의 지분은 소수점에서 한 자릿수로 고만고만해 특정 후계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GS그룹 4세대는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GS지분 2.08%), 허서홍 GS에너지 전무(1.60%), 허세홍 GS칼텍스 대표(1.54%), 허철홍 GS칼텍스 상무(1.37%), 허윤홍 GS건설 부사장(0.53%)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단이 보유한 GS그룹의 지분은 4세의 경영권 확보 전쟁에 이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는 공익법인을 통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견제하는 정부 기조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상황이다. 

동행복지재단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15년 GS그룹 총수일가는 저소득층 아동 등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동행복지재단을 설립했다. 허동수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GS 주식 5만5000주(27억7200만원)을 출연했다. 

허 회장의 친형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친동생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도 15억, 10억원씩 재단에 기부했다. 

허동수 회장의 아들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로, 그 또한 4세 경영권 확보 전쟁에 참전한 상태다. 총수일가 수십여 명이 GS를 한 자릿수 대 지분으로 나눠 먹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행복지재단의 GS 지분(1.62%)은 허세홍 대표에 힘을 실어줄 무기가 될 수 있다. 

더욱 투명한 재단 운영이 필요함에도, 동행복지재단이 투명하게 이사회 운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사진 경력사항이 홈페이지에 존재하지 않았고, 정기적으로 올리는 이사회 회의록도 3개월이 지나면 삭제하기 때문이다. 미디어SR은 동행복지재단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연락을 받지 않았다. 

허창수 GS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남촌재단도 경영권 싸움에 이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남촌재단은 2006년 허창수 회장이 GS건설 주식을 출연해 설립했으며, 재단은 현재 GS건설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GS건설의 최대주주(9.27%)로, 그의 아들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은 GS건설 지분 0.24%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허 부사장이 GS건설에 끼치는 영향력은 0.24%보다 클 것으로 풀이된다. 남촌재단을 지배하는 이사장이 그의 아버지(허창수)인 이상, 재단이 보유한 GS건설 지분 1.1%는 그의 우호지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익법인에 주식을 증여할 경우 지분 10%(성실공익법인)까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어, GS건설 지분 1.1%를 상속세 부담 없이 넘길 수 있다. 지분 싸움을 벌이는 재벌 4세에겐 380억원의 주식을 세금까지 매겨가며 상속받기보다 1.1%의 지분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남촌재단은 이사회 프로필을 공개하지 않아 이사진이 공익법인을 운영하기에 적절한 인사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GS칼텍스재단 또한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 다만, GS칼텍스재단은 GS 그룹사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고, 이사회를 총수일가 일원이 아닌 공익사업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위 재단보다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재단 GS 편 ①] 한 눈에 보는 GS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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