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R(공공기관사회책임연구원)은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등급이 상향되거나 우수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의 사례를 공유하는 '공공기관 사회가치구현 우수사례 및 광주포럼 공유회'를 1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사진. 박민석 객원기자

2018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공공기관들은 어떻게 사회가치를 구현했을까.

PSR(공공기관사회책임연구원)은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등급이 상향되거나 우수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의 사례를 공유하는 '공공기관 사회가치구현 우수사례 및 광주포럼 공유회'를 1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항만공사, 도로교통공단, 부산항만공사, 한국국제협력단 5개 공공기관이 우수 사회가치 구현사례, 사회적 가치 부분 경영평가 대응 방법 등을 공유했다. 

우수한 평가를 받은 공공기관들은 사회적 가치 추구 비전을 수립하고, 활동에 대한 평가지표를 자체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해나가고 있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 경영평가가 사회가치 중심으로 바뀌었음에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을 받아 현장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오영오 미래혁신실장. 사진. 권민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 오영오 미래혁신실장은 "지난해 사회적 가치 전담조직을 '미래혁신실'로 일원화해 사회적 가치에만 집중하는 별도 조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공사는 사회적 가치 성과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LH국민공감위원회 설치, 사회적 가치 영향평가, 임직원 대상 사회적 가치 인식도 조사 등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LH국민공감위원회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 과제의 이행성과를 점검한다. 

오 실장은 올해 계획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국민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어떤 곳인지 모른다. 이에 사회적 가치 내재화를 통해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자 한다. 지난해는 사회적 가치 추구 방식이 탑다운(Top-down)이었지만 올해는 열린 참여와 소통을 제고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 말했다. 

인천항만공사는 2017년 B등급에서 2018년 A등급으로 올랐다. 인천항만공사는 공공성 강화를 위해 사회적 가치 관련 경영 목표를 새롭게 수립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본래 경영 목표는 신규사업누적수입 6000억원, 부채비율 40% 등 재무 중심이었으나, 지난해 사회적 가치에 초점을 맞춰 경영 목표를 인천항 미세먼지 40% 저감, 항만 연계 일자리 2.5만 개 창출로 수정했다.

인천항만공사 안길섭 일자리사회가치실장. 사진. 박민석 객원기자

인천항만공사 안길섭 일자리사회가치실장은 "특성화고-물류기업 매칭지원, 기업 근로환경 개선 지원, 내일채움공제 지원사업 등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도로교통공단은 면허, 교통 등 국민의 삶에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안전 및 환경'을 최우선 사회적 가치로 선정했다. 도로교통공단 장석용 혁신평가처 팀장은 "도로교통공단은 민원사이트 등을 통해 국민이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살핀다. 좋은 아이디어가 들어오면 직접 사업을 꾸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성과가 '차량대여 시 운전면허 자동검증'이다"라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장석용 혁신평가처 팀장. 박민석 객원기자

공단은 무면허 카쉐어링 사고가 급증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차량을 대여할 때마다 운전면허를 자동으로 검증하는 '운전면허정보 자동검증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1315만 건을 조회해 33만 건의 부정 대여를 차단했다. 이후 카쉐어링 무면허 운전 사고는 없었다.

한편, 장 팀장은 공단의 주요사업이 정부정책과 어떻게 연계돼 있고, 공단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했는지 등을 정리해놓으면 경평 위원들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2018년 B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한 부산항만공사는 등급을 올리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했다. 부산항만공사 장형탁 사회적가치혁신실장은 "조직을 신설하고, 계량 지표 실적을 관리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을 중점으로 두는 등 전사 차원으로 노력해 B등급으로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 장형탁 사회적가치혁신실장. 사진. 박민석 객원기자

부산항만공사는 친환경, 안전, 인권 등에서 사회적 가치 성과를 보였다. LED 조명, 수소기반 에너지 기술협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도입해 지난해 부산항 미세먼지 배출량 2017년 대비 12%를 감축했다. 또, 기관장 직속으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를 지난 5월 설치했고, 안전교육을 연 12회 진행하는 등 안전 관련 활동도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인권경영 헌장과 지침을 마련하는 등 인권 제고에도 힘써 '인권경영시범기관'으로 선정됐다.

마지막 사례 발표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홍희수 경영성과팀장이 맡았다. 코이카는 2017년 E등급을 받았지만 2018년 C등급으로 두 계단 올랐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홍희수 경영성과팀장. 사진. 박민석 객원기자

홍 팀장은 "2017년 코이카의 코리아에이드라는 사업이 알고 보니 국정농단에 연루돼 있어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당시 청렴 등급도 4등급에서 5등급으로 떨어지고, 경영평가는 C에서 E등급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코이카는 먼저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홍 팀장은 "2017년 말 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코이카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을 혁신위원으로 영입했다. 다음 해 1월 코이카 10대 혁신 과제를 정리하고 달성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였다. 2018년은 내부에 집중하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 고찰하고 외부의 목소리도 함께 듣는 것이 중요한 해였다"고 말했다. 그 결과, 경평 등급뿐 아니라 청렴도 평가도 5→3등급으로 상승했다. 

사례발표에 이어 올해 광주에서 처음 개최된 지역혁신포럼 '광주사회혁신플랫폼 출범' 결과 발표가 진행됐다. 지역혁신포럼은 지역문제를 주민과 지자체, 공공기관이 협업과 참여를 통해 지역 스스로 해결하는 모델이다. 

이민철 광주사회혁신플랫폼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사진. 박민석 객원기자

이민철 광주사회혁신플랫폼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논의된 15개 의제의 진행현황과 계획을 공유했다. 현재 '광주-대구 고속도로에 햇빛발전을', '청소년 자치배움터를 만들자', '채식/비거니즘 장벽을 낮추자' 프로젝트 등이 지역주민·지자체·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가치 구현방안 토크쇼'가 진행됐다. 진행은 이 집행위원장이 맡고, 각 사례를 발표한 각 공공기관 담당자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토크쇼의 화두는 '사회적 가치 성과는 어떻게 산정하는가'였다. 이날 패널뿐 아니라 청자로 함께한 공공기관 담당자들도 활발히 토론에 참여하며 성과 산출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오영오 실장은 "각 사업별로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었다. 회계법인이 다 추적해서 편익을 계산하는데, 상당한 노력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종재 PSR 대표는 미디어SR에 "사회적 가치 성과 평가를 논의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멀지 않아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를 주관한 PSR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역밀착형 사회공헌활동 교육, 공공기관 연구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획재정부 산하 비영리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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