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동준 / 사진=메이저나인

JTBC 드라마 ‘보좌관’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동준은 취재진과 만나자마자 밝은 얼굴로 연신 인사를 해댔다. 늘 열심히 하는 태도로 정평이 난 그는 더욱 더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며 특유의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똑똑한 배우’로의 성장을 갈망하게 된 김동준은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로 로맨스를 꼽더니 무대에 대한 갈망까지도 드러내는 등 ‘열정 캐릭터’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배우로의 진화를 꿈꾸는 김동준은, 이를 실현하고자 매일을 뜨겁게 살아가고 있다. 늘 소소한 행복을 바라며.

Q. ‘보좌관’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김동준: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런데 시즌2 촬영이 코앞이어서 하나를 끝냈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아요(웃음). 스포츠 경기도 전반전을 끝내고 15분을 쉬면서 후반전을 준비하잖아요. 그런 개념 같아요. 대본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재정비를 갖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Q. 그렇다면 김동준이라는 플레이어가 느낀 ‘보좌관’의 전반전은 어땠나요(웃음).
김동준:
참 열심히 뛰었죠. 준비도 많이 했지만 곽정환 감독님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사람 김동준에 대한 이야기도 했죠. 소재 자체가 정치였던 만큼 이런 걸 꼭 제가 알았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러면서 저와 한도경을 찾아가게 된 것 같아요.

Q. 처음 대본을 보고 한도경 캐릭터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해요.
김동준:
시련과 고통,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감을 겪는 사회초년생 인턴이죠. 그래서 연습생 시절이 생각났어요. 제가 부모님의 울타리 밖으로 나와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은 게 연습생 때였거든요. 데뷔할 때의 생각도 났어요. 모든 순간이 긴장이었죠. 그래서 그 긴장감을 유지하고자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감독님이 계속 여유 없이 긴장하고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웃는 얼굴이 너무 여유로워 보이니 웃지 말라고도 하셨고요(웃음).

‘보좌관’에서 한도경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동준 / 사진=스튜디오앤뉴

Q. 기존에 맡았던 캐릭터와는 확실하게 달라보였어요.
김동준:
가장 제 나이와 맞는 현실적인 역할 같아요. 이전에는 재벌 2세 역할도 해봤지만 그건 상상 속의 인물이죠. 이번 역할을 하면서는 주변의 친구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구했어요. 오늘 어땠는지, 회사에서 어떤 실수를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죠. 지하철을 타고 국회의사당에 가보기도 했는데,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고나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부족했다 싶더라고요.

Q. 대선배인 이정재와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것도 남다른 의미였을 것 같아요.
김동준:
정말 영광이었어요. 선배님을 처음 뵀을 때, 도경이가 장태준 보좌관님을 바라보는 시점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경의 대상이시잖아요. 어릴 때부터 브라운관을 통해 접하다 실제로 뵈어보니 신기하더라고요. 말도 잘 안 나왔어요. 눈앞에서 보면 입이 잘 안 떨어질 정도였어요.

Q.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을까요.
김동준:
회식 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촬영할 때 나 생각해서 배려하는 부분 있으면 신경쓰지 말고 너 편하게 해. 나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고 네 연기는 네가 하면 돼”라고 하시는데 정말 멋있으셨어요. 선배님의 바라기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모든 스태프들에게도 다 친절하시고 멋지시거든요. 그리고 선배님은 본인의 연기뿐만 아니라 전체를 다 보고 계시거든요. 감독님도 전체를 보며 생각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하시면서, 이정재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JTBC 새 금토드라마 '보좌관'의 배우 이정재, 신민아, 김동준, 이엘리야, 곽정환 감독, 정진영, 김갑수, 정웅인, 임원희 / 사진=구혜정 기자

Q.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이 많은 현장이었던 만큼 배울 점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김동준:
현장에서도 정말 많이 배웠어요. 이정재 선배님 외에도 김홍파 선배님, 정진영 선배님, 김갑수 선배님 같은 내로라하는 배우 선배님들과 함께 촬영하게 돼서 의지도 되고 배우기도 많이 배웠어요. 김갑수 선배님은 분위기 메이커이시면서도 촬영에 들어가면 곧바로 송희섭 의원이 되시더라고요. 그 집중력과 디테일을 보면서 저도 저렇게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어요. 정말 인턴의 마음으로 함께 한 현장이었어요.

Q. 이번 드라마에서 맡은 사회초년생 캐릭터를 보면서 과거 같은 그룹 멤버이기도 했던 ‘미생’의 임시완이 떠올랐어요. 조언을 받은 부분이 있을까요.
김동준:
시완 형이 제대하고 얼마 안 됐을 때 만났었어요. 만나서 이런 작품의 이런 캐릭터에 들어가게 됐다고 하니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라고 조언해주더라고요. 시완 형은 정말 똑똑해요. 늘 믿고 따르고 있어요. 제국의아이들 활동 때에도 시완 형은 맏형 라인에 속해서 저와 형식이가 참 잘 따랐거든요. 많이 좋아하고 존경하고 있죠.

Q. 좋은 드라마지만 정치를 다룬다는 점에서 시작 전엔 고민도 됐을 법한데.
김동준:
부담이 되긴 했어요. 선생님들도 많이 출연하실 뿐더러,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제가 정치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그래서 반성도 많이 했고, 감독님께 어떤 법안과 문제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는 식의 리포트를 써서 제출하기도 했어요. 법안 하나를 위해 얼마나 발로 뛰어야하는지도 몸소 느끼게 됐죠. 그러면서 정치와 우리네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넓은 시야를 갖고 조금 더 진중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배우 김동준 / 사진=메이저나인

Q. 연기뿐만 아니라 사람 김동준으로서도 성장하게 된 작품으로 보여요.
김동준: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제 서른을 앞둔 20대 후반이니까요. 우리가 의식을 갖고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확실하게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 열심히 하면 되는 거라 생각했는데, ‘열심히’라는 건 당연한 거고 그 안에서 최대한 똑똑하고 현명해져야한다는 걸 느꼈죠. 현명하게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두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

Q. 성장한 김동준의 관점에서, ‘보좌관’ 시즌2에서는 한도경의 캐릭터가 어떻게 그려지기를 희망하나요.
김동준:
도경이의 목표점이 그냥 도경이면 좋겠어요. 한도경이 가진 순수함 때문에라도 그가 가진 세상에 대한 관점은 그대로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세상이 바뀌는 데에는 여러 요소가 있잖아요. 하지만 모두가 같은 생각만 한다면 그 세상은 굳이 바뀔 필요가 없죠. 세상이 바뀐다는 건, 서로 다른 각자의 목표치와 변화 속도의 충돌로 의견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답을 조금씩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도경이는 도경이로 계속 남아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도경이가 조금은 슬퍼지지 않을까요.

Q. 이토록 치열하게 ‘보좌관’에 임하면서 벤의 노래에도 참여하고, 이번에는 신작 공포영화의 개봉까지 앞두고 있어요. 바쁘게 지내는 그 열정의 근원은 어디서 나올까요.
김동준:
저는 유노윤호 형을 보면서 사람은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느껴요. 형의 에너지를 통해 많은 분들이 에너지를 받잖아요. 그리고 유노윤호 형은 톱스타인데도 10년이 훨씬 넘도록 매사에 열심히 열정적으로 임하세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죠. 열정을 본받고 있어요. 벤과는 한 소속사가 되면서 친해졌는데 녹음 응원을 갔다가 이번 노래에 참여하게 됐어요. 음원이 잘 되고 있어서 축하도 해줬어요.

배우 김동준 / 사진=메이저나인

Q. 벤이 한 라디오에서 김동준이 너무 예뻐서 옆자리에 서기 싫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웃음). 데뷔 초 수식어였던 ‘남자 한가인’은 아직도 연관 검색어로 자리잡고 있죠.
김동준:
예전에는 제가 봐도 비슷했는데 그래도 요새는 조금 덜 닮은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사실, 한가인 선배님과 닮았다는 이야기엔 감사하면서도 또 죄송스러워요. 선배님이 육아 때문에 활동을 쉬고 계신데 남자애가 자꾸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혹시라도 피해가 갈까봐 조심스럽더라고요. 이전 회사에서도 부담스러운 마음을 여러 번 말씀드렸었거든요. 늘 감사함과 죄송함을 느끼고 있어요.

Q. 아직 시즌2가 남아있어서 시기상조인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보좌관’이란 작품이 배우 김동준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지 묻고 싶어요.
김동준:
‘보좌관’을 하면서 내가 나를 보좌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나를 지켜가고 나답게 생각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졌거든요. 저는 늘 당장 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제 자신에 대한 생각을 못 해봤어요.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의 구분조차도 하지 못했죠. 그렇게 9년을 지내보니 ‘내’가 없이 연예인 김동준으로만 살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요새는 제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하려고 해요. ‘보좌관’은 이런 생각의 변화를 갖게 한 작품이에요.

Q. 30대를 앞뒀어요. 이에 대한 소회가 있을까요.
김동준:
숫자에 대해선 크게 생각하지 않아요. 잡으래야 잡을 수도 없고요.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행복감과 재미를 찾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죠. 저는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행복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과거에 무작정 뛰었다면 이제는 걸어보자 싶어요. 그렇게 숨고르기를 해야 또 다시 뛸 수 있으니까요.

Q. 아직 군 입대를 하지 않았어요. 남자배우들은 입대 전 필모그래피에 대한 압박이 있는 편인데, 이에 대한 초조함은 없나요.
김동준:
그런 생각을 하면 조급해진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것들이 어차피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눈앞에 주어진 상황에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에요. 얼마 전 김연아 씨가 멀리 있는 것보다 눈앞의 현실에 최선을 다하면 다음을 볼 수 있지 않냐는 글을 쓴 걸 보게 됐어요. 그 말이 맞다 싶어요. 사람이 걷다보면 산도 넘고 강도 건너게 되지만, 시작 전부터 산도 넘고 강도 건너야 한다고 생각하면 처음부터 지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당장 촬영해야 하는 ‘보좌관’부터 생각하려해요(웃음).

배우 김동준 / 사진=메이저나인

Q.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김동준으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아요. 다음에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을까요.
김동준:
 이정재 선배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아직은 작품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고 장고하기보단 부딪히면서 생각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여러 작품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욕심도 있죠. 제 안에 로맨스가 있을까 싶거든요. 연애 안 한지도 꽤 됐고, 제가 그런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들어요.

Q. 올해 안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김동준:
딱 한 가지 생각하고 있는 게 있어요. 스태프 분들과 주변 지인들을 모아서 야유회 같은 걸 개최해보고 싶어요. 작년 연말에도 비슷한 걸 했었는데 제가 MC도 보면서 노래도 하고 초대가수로는 벤도 불렀거든요(웃음). 다 같이 피구도 해보고 싶고 배달음식도 먹으면서 캠핑도 하고 노을도 보고 싶어요. 소소한 데에서 행복을 찾고 싶거든요.

Q. 배우로서의 목표도 궁금해요.
김동준: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오롯이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많이 배워야 하겠죠? 명곡,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 활동을 하는 게 꿈이에요. 무대에 대한 갈망도 커요. 무대에서도 열정적으로 하고 싶거든요.

Q. 목표마저도 열정이 가득하네요(웃음).
김동준:
그냥 저는 유노윤호 형님 보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지 싶어요. 그리고 저는 열정적으로 살 나이라고 생각해요. 처져있거나 무기력하게 있고 싶지 않거든요. 사람이 쉬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뛸 수 있을 때 뛰어보고도 싶고요. 유노윤호 형님도 열심히 하시는데, 저 같은 까마득한 후배가 무기력하게 살 수는 없죠. 하하.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