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재단, 한화 편 ①] 14년째 '복지재단 설립' 약속 안 지킨 한화
[기업과 재단, 한화 편 ①] 14년째 '복지재단 설립' 약속 안 지킨 한화
  • 권민수 김사민 기자
  • 승인 2019.07.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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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한화문화재단. 이승균 기자

한화그룹이 한화문화재단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대부터 거듭된 폭행 사건으로 한화그룹에 대한 국민의 사회적 책임 이행 요구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 유일한 공익재단까지 방치해 사실상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차원의 한화문화재단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으며, 예술 공익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임에도 제대로 공익사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이사회마저 김승연 한화 회장과 친분이 있거나 공익사업과 관련 없는 한화 계열사 전직 임원들로 채워진 것으로 추정돼 '총체적 난국' 운영 상황을 보여줬다. 

한화그룹은 2005년 발표한 사회공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당시 한화그룹은 '한화문화재단'과 '한화복지재단' 설립을 위해 200억원을 쓰겠다고 선포했다.

이후 6년 동안 한화복지재단은 세워지지 않았다. 2011년 한화그룹은 또다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한화 공생발전 7대 종합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전보다 액수를 키운 500억원 규모로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한화복지재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디어SR이 한화그룹에 그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은 무책임했다. "2005년도 당시 직원이 아니어서 계획을 잘 모르겠다. 진행 과정에서 여러 차례 구성원들이 바뀌어 그 내용을 정확하게 모른다." 책임자도, 담당자도 없이 '재단을 설립하겠다' 공허한 외침만 14년째 맴돌고 있는 것이다. 

그룹 차원의 재단 관리도 전무했다. 

미디어SR이 재단 운영에 관해 문의하자 한화문화재단은 "한화그룹 홍보실 통해 문의하라"라고 전했다. 이에 그룹 홍보실에서 "한화문화재단 운영을 포함한 사회 공헌 전반을 담당한다"며 그룹 사회공헌 담당자를 연결해줬지만, 그 역시 "한화문화재단 일은 잘 모른다. 재단에 직접 물어봐야 한다"라고 대답을 회피했다. 사실상 한화문화재단의 운영에 관해 깊이 알고 대답해 줄 담당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재단 및 전 계열사의 사회 공헌 활동을 관리하는 통합적 관리 체계 또한 없었다. 한화그룹은 홈페이지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고 있다. 2015년까지는 사회공헌백서를 발간했지만 그 이후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룹은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그룹 차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내지 않고, 한화케미칼 등 일부 계열사에서 각사별 필요에 따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진행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회공헌백서를 발간했는데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사업 소개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 역시 2016년 공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마지막이다. 

그룹은 올해 책정된 사회공헌 예산과 계열사 경영평가에 사회공헌 실적을 반영하는 평가지표도 알지 못했다. 한화 관계자는 "사회공헌 예산은 그룹에서 일괄 책정하는 게 아니라 각사별로 개별적으로 집행한다. 그룹은 계열사 전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이라면서 정확한 사회공헌 예산은 계열사별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계열사별로 비중은 다르겠지만, 각사 주무부서나 임원 및 경영진 평가에 사회공헌 실적이 일부 반영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끌고 가는 시스템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8년 한화문화재단의 이사진은 김승연 회장의 지인과 한화그룹 전직 임원들이 이사직에 포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12월 취임한 최선목 이사장은 최선목 한화그룹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사장)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전 한화도시개발 대표이사, 전 한화 경영기획실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을 거친 한화인(人)이다. 

2018년 공시자료 기준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성수 이사는 전 성공회대 총장, 최장조 이사는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로 보이는데 이 두 사람은 김승연 회장과 친분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이외 5명 이사는 이종학 전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이일우 전 한화역사 대표이사 부사장, 정인현 전 한화석유화학 사외이사, 허원준 전 한화케미칼 부회장, 김유덕 전 한화기계 이사로 추정된다. 모두 한화그룹 계열사의 임원을 지낸 사람들이다. 

이사회는 재단의 주요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으로, 공익사업과 재단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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