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스타트업 서비스를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서비스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출시한 'GET IT'이라는 중고거래 앱이다. 국내 지역 기반 중고거래 앱 스타트업 '당근마켓'은 GET IT이 자사 서비스를 그대로 카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근마켓 김재현 공동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라인이 베트남에서 서비스하는 GET IT 이라는 중고거래 앱을 최근에 보고 깜짝 놀랐다. 당근마켓을 그대로 베껴서 만들었더라"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당근마켓(왼)과 GET IT의 유사점을 비교했다. 제공: 당근마켓

김 대표는 GET IT과 당근마켓의 주요 기능과 화면 구성, 소비자환경(UI)를 비교한 결과 유사점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메인 화면, 동네 인증 화면, 동네 범위 설정 화면 및 프로필 화면, 매너온도와 매너평가까지 토시 하나 다르지 않게 베껴 만든 카피캣이라는 것.

당근마켓의 프로필(왼)과 GET IT의 프로필. 제공: 당근마켓 

그는 "네이버가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베낀 사례는 주위에서 몇 번 들어봤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한국이 아니라 베트남에서 출시했으니 베껴도 상관없다고 판단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당근마켓은 2015년 판교장터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4년 동안 서비스해왔다. 네이버가 당근마켓 인수를 검토한 바 있어 김 대표는 더욱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김 대표는 "자본과 인력이 많은 네이버 같은 대기업이 한국에서 조금 잘되는 것 같은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그대로 카피해서 동남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저희 같은 작은 스타트업들은 해외 진출할 기회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당근마켓은 공식 홈페이지에도 "당근마켓에 속상한 일이 생겼다"며 이용자에 호소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대기업의 횡포"라며 네이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라인플러스는 18일 미디어SR에 "당근마켓과 유사한 부분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확인 중이다"라고 밝혔다. 라인플러스는 "모바일 화면 내 UI의 경우, GET IT의 출시 이후, 현지 유저 정성조사 및 피드백을 참고해 썸네일·제품 정보 등의 배열 조정을 통해 다양한 포맷으로 지속적으로 변화시켜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용자의 니즈에 맞게 진화시킬 예정"이라며 공식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해외에서도 로컬 지역 내의 중고 상품을 사고파는 앱부터, 위치 기반의 소셜 데이팅앱 등 다양한 지역기반의 서비스들을 찾아볼 수 있다. 라인은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얻은 다양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베트남에서 GET IT을 출시했고, 중고거래 서비스를 포함한 O2O, 소셜 기능을 덧붙인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패키지여행 비교 앱 '트립스토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엑스트라이버' 김수권 대표도 18일 네이버의 '네이버 패키지' 서비스가 자사 서비스를 베꼈다고 주장했다. 엑스트라이버는 2017년 8월 트립스토어를 런칭해 2년 동안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김 대표는 "당근마켓 김재현 대표님께서 올리신 페이스북 글을 보고 저 역시 계속 고민했던 내용을 올리게 되었다. 지난달 IT업계의 큰형님이라 할 수 있는 네이버가 저희 서비스를 보고 네이버패키지라는 서비스로 런칭하는 것에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트립스토어(왼)과 네이버 패키지 서비스. 출처: 김수권 엑스트라이버 대표 페이스북

김 대표는 ▲ 상품목록의 핵심정보 및 필터(자유일정, 노쇼핑, 옵션, 핵심관광지 등) ▲ 캘린더에서 확인하는 패키지 일자별 최저가 ▲ 비교항목의 상세 내용(특전, 방문도시, 요약한 일정 등)이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좋은 인력과 자본을 가진 큰 기업이 이제 막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따라 하는 것에 대해 아쉽고 답답하며 이렇게 한다고 해서 해결되기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글을 적어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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