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각 사 제공

1분기 국내 은행들의 보증대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특히 가계대출 증가로 금융 시장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출 부실 증가를 막기 위한 사전 점검을 강화할 필요성도 커졌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국내 19개 은행의 보증대출 잔액은 총 249조 3860억원으로 전년 동기(218조1879억원) 대비 14.3%(31조 1981억원) 증가했다. 

이중 우리은행의 보증대출 잔액이 41조 5765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이 39조 476억원, KB국민은행이 38조 803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NH농협은행은 32조 7707억원, KEB하나은행은 32조 518억원으로 주요 5대 은행의 보증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증가했다. 

이에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9일 미디어SR에 "정부에서 가계 대출을 옥죄면서 각종 대출 규제가 많이 생기다 보니 기업 대출을 늘려 보증대출도 증가했다. 기업 대출은 금액이 커서 대부분 보증대출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업 대출이 증가하면 보증대출도 늘 수밖에 없다"라면서 "정부도 자영업자들에게 대출을 많이 제공해 경제를 활성화하라는 방향성을 제시했기 때문에 은행들이 보증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최근 혁신 성장에 특화된 대출 상품도 많이 출시했다. 보증대출을 취급하면 은행에서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기업들에 더 많은 자금을 내줘 결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 1분기 말 주요 5개 은행의 보증부 가계대출 잔액은 127조 3000억원으로 2013년 말 대비 99조 8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증부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전체 가계 대출 증가액의 34.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증부 가계대출의 대부분은 전세자금 및 주택구입자금 등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85.4%를 차지하는데, 이는 주택분양시장이 활성화되고 전세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부동산 관련 보증 수요가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택을 사지 않고 관망하는 수요층이 많아져 전세자금대출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증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보증보험, 기술보증기금 등의 보증 기관이 발급한 보증서를 담보로 금융 기관이 제공하는 대출이다. 금융 기관은 해당 대출의 신용 위험을 보증기관으로 전가하며, 보증 기관은 대출의 부실이 발생할 경우 대위 변제를 실행한다.

따라서 보증대출은 부실이 발생해도 보증서 한도만큼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위험가중치가 낮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여신일 뿐 아니라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제고에도 기여한다. 이에 은행이 담보나 신용대출보다 보증대출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에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은행이 보증서 한도나 보증대출의 비율을 따로 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보증대출은 은행이 자의적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개념이 아니다. 차주가 보증 기관으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기만 하면 대출 취급이 가능하다. 보증서로 취급할 수 있는 대출이 정해져 있어서 취사선택의 여지도 아니다"라면서 "보증대출이 안정성이 높아 대출 한도가 늘어나고 금리도 낮기 때문에 고객에게 보증서 발급이 가능함을 안내하고는 있지만, 보증 기관에서 보증서를 받는 건 고객의 영역이니 보증대출을 유도하거나 강하게 주장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증부 가계대출의 연체율과 대위변제율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은행들의 사전적인 리스크 점검 강화는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보증대출이 가계부채 누증 요인으로 작용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 중심으로 증가해옴에 따라 주택시장 급변 등의 상황에 취약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라면서 "과도한 보증대출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저하하고 개인 신용관리 유인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금융시스템 안정 유지 및 금융 소비자 보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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