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윤석금 회장. 제공: 웅진
웅진코웨이 재매각 소식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오락가락 경영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3개월 만에 다시 매각 결정을 내린 것은 정상적인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판단이라는 이유에서다.
 
윤 회장의 선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윤 회장이 2007년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을 6600억원에 인수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생활 가전과 음료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둔 윤 회장은 전혀 낯선 분야인 건설업에 뛰어들기 위해 극동건설을 인수한다.
 
인수 직후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업계 전반의 불황이 시작된다. 극동건설은 극심한 재정난을 겪는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4400억원 자금을 추가 투입했으나 결국 회생에 실패해 2012년 극동건설과 지주회사 웅진홀딩스는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극동건설의 재정난으로 시작된 재무 위기는 그룹 전체로 번진다. 웅진그룹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출판 부문 계열사를 제외하고 매각 검토에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웅진코웨이는 MBK파트너스에 부분 매각되고 이어 2013년 웅진식품은 한앤컴퍼니에 웅진케미칼은 도레이첨단소재에 매각된다.
 
웅진 품을 떠난 계열사들은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상당한 실적 향상을 이루게 된다. 이에 웅진식품을 매입한 한앤컴퍼니는 대만 최대 식품업체 퉁이그룹에 웅진식품을 성공적으로 매각한다. 도레이첨단소재도 웅진케미칼 잔여 지분을 공개 매수해 계열 흡수해버린다.
 
웅진을 떠난 계열사들이 하나같이 잘 풀리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다시 인수해 그룹의 위상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 인수 이전인 2018년 2월 "모든 제품을 빌려 쓰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렌탈의 원조답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해 시장을 확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웅진코웨이는 매출 2조 7073억원에 41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최대 실적을 냈다. 윤 회장은 조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해 웅진코웨이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윤 회장 입장에서는 웅진을 떠난 계열사가 잘 되는 현상이 재현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안감에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해 그룹 전체가 동원되면서 다시 한 번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다. 2016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잔여 채무 1조 4천억원을 모두 상환한 지 3년만의 일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극동건설 인수로 시작된 위기가 아직도 봉합되지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 재매각 입장을 밝혔으나 지금까지 행보를 볼 때 전개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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