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KEB하나은행

하나은행이 신한금융에 이어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금융권에서 잇따라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를 발표하며 퇴직연금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21일 KEB하나은행은 사회초년생, 연금수령자 대상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 및 확정기여형퇴직연금(DC)에 대한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만 19세부터 34세까지의 사회초년생 개인형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한 수수료를 70% 인하하고, 만 55세 이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는 가입자에 대해 수수료를 최대 80%까지 인하한다.

또한 확정기여형퇴직연금의 자산관리 수수료율도 0.02% 인하하며, 사회적 기업의 퇴직연금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는 50% 인하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미 장기가입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어, 이를 반영하면 청년 가입자의 경우 최대 85%, 만기 연금수령자의 경우 최대 95%까지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가입 후 2년 차, 3년 차, 4년 차가 되면 각각 10%, 12%, 15%까지 수수료가 인하된다. 아울러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그 해 청구된 수수료 전부를 일괄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차주필 하나은행 연금사업단장은 "수수료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시스템 측면에서도 앞서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한은행도 오는 7월부터 퇴직연금 수수료를 최대 70% 감면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만 34세 이하 청년 가입자에 대한 운용관리 수수료를 20% 감면하고 10년 이상 장기 가입 시에도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를 최대 20% 내린다. 

또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 사업자의 30억 미만 운용관리 수수료를 0.02%에서 최대 0.10% 인하하며, 표준형 DC 운용관리수수료도 0.10% 내린다. 사회적 기업 대상 운용, 자산관리수수료는 50% 감면하기로 했다.

금융권 전반은 이와함께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앞다투어 그룹사 일원 체제로 조직을 개편하고, 관련 조직 강화 및 퇴직연금 사업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이 기존의 연금사업본부를 연금사업단으로 격상해 연금자산관리를 위해 인력과 시스템을 최적화한 데 이어 신한금융그룹도 그룹 관점의 매트릭스 체제로 퇴직연금 운영 체계를 확대 개편했다.

KB금융그룹도 그룹 연금사업 컨트롤 타워 연금본부 조직을 개편하고 계열사별로 운영해온 퇴직연금 사업을 한데 모았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2017년 연금신탁사업단을 연금신탁그룹으로 격상하고 DC·IRP 고객 수익률 개선을 위한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21일 미디어SR에 "금리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과거 보수적인 수수료 수준을 유지한다면 가입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가입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겠지만 금융사들이 수익을 내야 전문가 연구, 자문 서비스 등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가입자에게 손실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사에서도 수수료 인하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사들이 무조건 수수료를 낮추기보다 가입자들에게 자산 배분 전략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통해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상품보다 실적을 낼 수 있는 실적배당형에 투자하기를 유도하는 것이 더 필요해 보인다"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퇴직연금 시장은 점차 몸을 불려 지난해 말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90조원 누적을 기록했지만, 연간 수익률은 1%대에 그쳐 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1.99%)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 중 90.3%가 원금이 보호되는 원리금보장상품에 편중되고, 9.7%만이 높은 수익률을 낳지만 위험 부담이 큰 실적배당형상품으로 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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