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준정부기관 평가단장 김준기 서울대학교 교수, 구윤철 기획재정부 차관, 공기업 평가단장 신완선 성균관대 교수. 제공 : 기획재정부
전국 128개 공공기관의 2018년도 경영실적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평가 체계가 전면 개편되면서 이에 적극 대비해온 기관은 성적이 오르거나 유지 되었고 방향을 못 잡아 헤맨 기관은 성적이 떨어졌다.
 
지난 20일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평 점수를 발표하며 "안전, 윤리경영, 일자리, 상생협력 등 사회적 가치 관련 평가배점을 종전보다 50% 이상 대폭 확대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사회적 가치는 올해 평가에서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평가는 최우수 등급인 S 등급부터 매우 미흡인 E 등급까지 6단계로 나눠진다. 올해 S 등급을 받은 기관은 없었으나 A 등급에 오른 기관은 20개다. 공기업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남부발전,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올랐다.
 
준정부기관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기술보증기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회보장정보원, 신용보증기금,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A 등급을 받았다. 강소형 기관에서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우편사업진흥원, 한국임업진흥원이 A 등급에 올랐다.
 
128개 공공기관 중 36개 기관이 작년 대비 성적이 올랐다. 경영진과 실무 부서 담당자들이 적극성을 보인 기관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종재 PSR 대표는 "성적이 오른 기관의 면면을 보면 지난 한해동안 바뀐 교과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최고 경영진과 담당 관리자 등이 직접 나섰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 기관은) 각종 외부 설명회와 강연 등에 참가하고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 초빙강의와 사내외 워크숍 등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사회적 가치 구현 부분은 배점만 높아진 것이 아니다. 현장 평가에서 180분간 문답형식의 점검을 거칠 정도로 꼼꼼히 평가했다.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숫자에 불과한 실적을 내는 것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실제 시민사회에 미친 긍정적 영향력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민간전문가 108명으로 평가단을 구성했다. 3월부터 기관별로 서면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쳤다. 기재부는 올해 경영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부문 평가를 정교화 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평가에 필요한 편람 발간 작업이 지난해 비해 두달 가량 늦춰지는 일도 있었다. 사회적 가치 부문 평가에 대한 공공기관 이해를 돕기 위해 편람을 추가로 편집하면서 늦어졌다는 것이 기재부 측 설명이다.
 
올해 경영평가 우수 등급을 받은 기관은 사회적 가치 구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 A 등급을 받은 공기업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일자리 창출과 관련 단순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비정규직과 파급인력, 도급인력까지 모두 포함해 100% 정규직 전환을 이루기 위해 계약 기간까지 조정하면서 적극 적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 공기업 관계자는 "영세 사업자와의 동반성장에 있어서도 단순히 플랫폼 구축하는 수준이 아니라 파트너들의 매출 증대가 확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육성 정책을 마련해 추진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평가 업무에 관여한 한 전문가는 미디어SR에 "결국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 구현에 있어 민간과 협력해 좋은 거버넌스를 제도적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공공혁신에 공공기관이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재무적 건전성 외에도 사회적 가치 구현에 적극 나서는 공공기관이 좋은 평가를 받는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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