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 / 사진=구혜정 기자

정우성이 난민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B홀 서울국제도서전 내 책마당에서 서울국제도서전 주제강연으로 정우성의 북토크 '난민, 새로운 이웃의 출현'이 진행됐다. 

한석준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프랭크 레무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의 축사와 가수 호란의 축하 공연이 함께 펼쳐졌다. 

행사에 대한 열기도 뜨거웠다. 주최측은 미디어SR에 "당초 150명을 예상하고 행사를 기획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이들이 행사장을 찾아줬다. 보여주시는 관심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취재진과 관계자,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관람객 수백여 명이 몰려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2014년 5월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이 된 뒤 2015년 6월부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정우성은 네팔,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방글라데시, 지부티, 말레이시아 등 세계의 난민촌을 찾아 난민들의 삶을 직접 마주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 / 사진=구혜정 기자

이날 정우성은 난민들의 신분이 자의적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초대가수로 현장을 찾은 호란 역시 실제로 난민을 마주한 뒤 자신들의 생각과 이해가 달라졌다고 회상하면서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께 일말의 영향을 끼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난민들이 생계의 위협에 놓여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자극적인 뉴스와 정보로 인해 온라인 상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걸 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후원의 마음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차츰 늘어나는 것 같다. 난민에 대한 우리나라 개인 후원 규모가 세계 2위다"며 국민 의식 전환이 이뤄졌음을 짚어내기도.

이어 "난민 지위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그 나라에서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6·25 전쟁을 거치며 유엔이 파견한 한국재건기구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게 지금의 유엔난민기구가 된 것"이라면서 "유엔난민기구가 하는 일과 난민 이슈가 우리와 상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제주도에 도착한 500여 명의 예멘인 난민 신청자 수용 문제 찬반 논란 당시 비난의 중심에 섰던 정우성은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무섭진 않았지만 놀라긴 했다"고 운을 뗀 그는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반감을 좀 더 성숙히 이끌고 싶었다. 저는 충분히 보고 느끼며 알고 있는 예를 여러분들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배우 정우성. 사진. 구혜정 기자

난민들의 범죄 우려에 대해서도 그만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정우성은 "일탈하기보단 희망 갖고 생활하는 분들도 많다"면서 "예맨인들이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고 있다. 그들은 보호국에서 어떤 잘못을 하면 그들 공동체에 악영향 끼쳐지는걸 안다. 모든 생활에 조심할수밖에 없는 사람이란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사회보장서비스나 아이들의 교육 등의 권리보장 안 돼있고 생계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런 면에선 더 나아가야 할 것"이라면서 의식 및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정우성은 이번에 발간한 책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통해 자신들이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배우 정우성. 사진. 구혜정 기자

담담함을 담고자 했다고 언급한 정우성은 "절박함이나 내가 느꼈던 감정, 내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하고 싶진 않았다. 감성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감정들을 배재했다"면서 "이 작업이 소통 창구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난민에 대한 이해를 강요하는 게 아니다. 난민에 대한 찬·반 어느 쪽도 나쁘다 말할 수는 없다. 그 이해 간극을 줄여야 하는 게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성숙한 태도"라고 호소했다.

정우성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사는 사람 중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이들의 이야기를 누군가는 듣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해가 거듭될수록 강해진 것 같다. 유엔난민기구에서 그만해달라고 하고 할 때까진 계속 친선대사 활동을 하지 않을까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이어 "여러분의 생각을 결정 짓고자 낸 책이 아니니까 편하게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장 난민을 바라볼 때 물질적 어려움에 처한 것 아니냐는 1차원적 표면적 이해보다는 그들이 안고 있는, 인간이 만들어 낸 불합리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민도 크게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분명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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