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라 공식 로고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업체 페이스북이 자체 암호화폐(가상통화)인 리브라(Libra)의 발행을 공식화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 24억명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새 암호화폐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송금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융 산업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페이스북은 1년여간 준비해오던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리브라는 별자리 가운데 하나인 천칭자리를 뜻한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팀’을 신설하고, 1년 넘게 가상화폐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페이스북은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세상에선 모든 종류의 유용한 서비스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지만 송금이나 지출은 예외였다"면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기본적 금융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고, 이것이 페이스북이 칼리브라와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도전"이라면서 리브라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리브라는 우선 개인간 송금거래에 활용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이용자들은 페이스북 메신저나 왓츠앱에서 리브라를 구입하고 전자지갑 '칼리브라'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 리브라는 가격 변동이 없는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발행된다. 페이스북은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빠르게 리브라를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온·오프라인 결제에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시간이 지난 후에는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청구서 지불, 제품 결제, 대중교통 요금 지불 등 일상적인 거래를 하는 데 이용가능 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전세계에 걸쳐 있는 만큼 리브라 출시가 금융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올지 주목된다. 금융업계는 "24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리브라를 사용할 경우 각국 중앙은행의 통제기능을 약화시키는 등 그 역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잇단 개인정보 유출에 휘말렸던 페이스북으로선 리브라 사용 확대를 위해 이용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숙제다.
 
페이스북 코리아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 SR에 "페이스북과는 별도 법인이며 비영리단체 '리브라 협회'를 만들어 리브라 운영 권한을 넘길 예정이다. 이 협회는 페이스북과 비자, 마스터카드, 우버, 페이팔, 이베이, 스포티파이 등 20여 개 회사가 참여한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이 협회에 참여하는 회사가 100개 이상으로 늘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라고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가 2020년 새 가상화폐 ‘리브라(Libra)’ 출시를 예고했다.

리브라의 실제 운영도 페이스북이 아닌 독립 자회사 '캘리브라(Calibra)에 맡기기로 했고 이와 관련된 금융 데이터도 페이스북 이용자 데이터와는 별도로 관리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캘리브라' 운영을 당장은 페이스북이 이끌지만, 앞으로는 페이스북과 마스터카드, 우버, 페이팔, 스포티파이 등 20여 개 참여회사로 구성된 비영리 컨소시엄이 맡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초기 컨소시엄 회사가 100곳을 넘기를 기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이르면 6개월, 늦어도 12개월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참여를 밝힌 20여 개 파트너 등과 함께 1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출시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는 수수료 없이 거의 공짜로 국제 송금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이는 페이스북이 미국뿐만 아니라 인도나 멕시코와 같은 대형 송금지의 규제기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 금융관계자는 이날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발행 계획을 내놓자마자 유럽 당국은 이에 대한 정밀 조사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등 거래 도구를 발행하는 것은 자유롭지만 테러자금 조달에 사용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리브라가 국가 통화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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