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여의도 본사. 구혜정 기자

7월 1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업계 점검에 나섰다.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주요 금융권 협회와 관련 회의를 열고 52시간 근무제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금융권은 지난해 주52시간제도 특례업종으로 지정되어 적용 1년 유예를 받았다. 대면 채널 비중이 높아 소비자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다수 금융사는 업무특성에 맞는 유연근무제를 운용하고 근로 시간 최적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노사 합의를 마치고 주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했다. 이미 시행 중인 PC-OFF제와 대체휴일제를 개선하고 탄력근로제를 시행하고 있다. 영업점 아침회의는 없애고 채용 인원을 늘려 52시간제에 대비해왔다.

최근에는 고객대기시간 단축, 업무처리 시간 단축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 올리고 있다. 기존 의무연수는 집합연수로 바꾸고 온라인 연수 등 기타 연수는 모두 자기학습으로 변경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오후 7시가 지나 PC가 꺼지기 때문에 야근이 크게 줄고 있고 시행 전보다 퇴근 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역시 마찬가지로 2017년부터 운영해온 PC-OFF제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올해 5월부터 직원들의 휴게 시간 사용을 위해 필수적으로 1시간 동안 PC를 차단하고 있다. 나아가 매월 1~3번째 수요일은 회식과 회의를 피하는 가족 사랑의 날을 운영 중이다.

직원들이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와이즈 근무제도 함께 운용 중이다. 2교대 근무제 모델로 직원들이 자기계발이나 육아를 위해 오전, 오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6월 기준 45개 점에서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일하는 방식의 틀을 깨고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마찬가지로 저녁 6시 PC를 종료하는 PC-OFF제를 운영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집중 근로제를 도입해 오전 9시30분부터 11시 30분, 오후2시부터 4시까지 운영한다. 회의, 보고, 지시 문화 혁신을 위해 회의 다이어트 캠페인을 열고 퇴근 후 재충전 및 자가계발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한다.

KEB하나은행은 로봇기반 업무자동화를 통한 업무량 경감에도 나섰다. 지난 3월 여신관리, 외환 업무, 투자상품 등 총 7개 분야 10개 단위 업무에 대해 업무처리시간의 94%를 로봇이 자동을 처리하는 프로세스 구축을 완료했다. 외국환 제재 리스트 자동 업데이트, 펀드상품 등록 자동화, 기업 만기도래 채권 자동 통보, 지급정지 해제 등이 자동화됐다.

하나은행은 자동화를 고도화하고 전행으로 확산하기 위해 2차 구축사업을 진행 중이며, 현업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업무량 경감 및 파급효과 높은 업무를 선별, 올해 상반기 내 업무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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