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직원이 본사 1층에 24시간 앉아있는 이유
네이버 직원이 본사 1층에 24시간 앉아있는 이유
  • 권민수 기자
  • 승인 2019.06.18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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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소재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1층에 있는 네이버 노조 농성장. 권민수 기자

경기도 성남시 소재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1층에 들어가면 밝은 초록색의 네이버 노조 농성장이 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지난달 27일부터 농성장을 열고 약 3주째 이어오고 있다. 네이버 노사는 지난 13일 단체협약 잠정합의를 마쳤지만 여전히 농성은 끝나지 않았다. 

노조는 왜 농성장을 열었을까. IT 노조 농성장의 분위기는 어떨까. 미디어SR은 12일 네이버 본사의 농성장을 방문해 궁금증을 풀었다.

24시간 주말도 없이 지키는 농성장...카카오 노조서 응원도

농성장은 네이버를 상징하는 밝은 초록색으로 꾸며져 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농성장에는 한 개의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다. 농성에 참여하는 조합원이 근무시간에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24시간 365일 진행되는 농성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돌아가면서 농성장을 지킨다. 주말도 빠지지 않는다. 

농성장 한켠에는 카카오 노조가 응원차 선물한 라이언 캐릭터 베개가 있다. 권민수 기자

업무시간에는 농성장에서 일한다. 익명을 요청한 조합원 A씨도 농성장에 앉아 노트북을 열심히 두들기고 있었다. 프로그램 개발자인 그는 노트북만 있으면 일할 수 있어 농성장에서 일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엉덩이가 좀 아프긴 하네요."

밤 시간대를 맡은 조합원은 회사에서 밤을 보낸다. 산뜻한 밤을 보내기 위한 침낭과 베개가 구비돼 있다. 농성장에는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 베개도 있었다. 정민철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카카오 노조에서 응원차 보내준 것이라 귀띔했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달 교섭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농성장을 통한 직원들과의 소통도 활발하다. 정 수석부지회장은 "직원들이 농성장을 지키는 조합원에 간식을 주거나 노조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성장에는 '이해진이 응답하라', '자회사의 단협(단체협상)체결 네이버가 책임져라'라는 팻말이 있었다. 노조가 농성을 이어오는 이유는 이 팻말에 모두 담겨 있었다. 

네이버 노조 "아직 다섯 팀 남았다"

지난 13일, 네이버 노사는 단체협약 잠정합의를 마쳤다. 리프레시 휴가 개선, 인센티브 지급기준과 주요 경영사항 설명, 배우자출산휴가(유급 10일) 등을 합의해 교섭을 마무리했다. 

쟁점이 됐던 협정근로자는 양측이 한 발 뒤로 물러서 합의했다. 협정근로자는 쟁의에 참여하지 못 하는 노동자로, 양측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노사는 노동권 존중을 전제로 네이버서비스의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협력하는 ‘공동협력의무’ 조항으로 변경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네이버'만의 교섭이다. 노조가 교섭을 진행해온 네이버 법인의 자회사와 손자회사에 해당되는 5개 법인(컴파트너스, NIT, NTS, NBP, 라인플러스)은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네이버 법인별 교섭 상황. 제공: 네이버 노조

정 수석부지회장은 "네이버 교섭이 끝난다고 다가 아니다. 나머지 5개 자회사, 손자회사의 교섭이 끝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라 말했다.

그는 농성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는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노조가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직원들에 배포하기도 하지만 금방 잊어버린다. 우리의 존재와 주장하는 바를 끊임없이 직원과 회사에 보여주기 위해 농성은 끝낼 수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는 자회사들이 모회사인 네이버 눈치만 보느라 노조와 제대로 된 교섭을 진행하지 못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노조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네이버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노조는 총수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네이버의 실세로 보고, '이해진이 응답하라'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고 있다. 

노조에 직접 화답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이 GIO가 직원과 함께 생중계 토론을 진행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한 네이버 노조 간부는 미디어SR에 "노조 활동을 하면서 깜짝 놀랐다. 같은 네이버 계열이더라도 이렇게 법인에 따라 대우가 다를 수 있구나 싶었다. 자회사 직원이 네이버 직원과 엄청난 능력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낮은 대우를 받는 현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자회사, 손자회사 직원들도 더 좋은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지회장은 "네이버뿐만 아니라 모든 자회사, 손자회사의 노동인권도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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