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앞에서 네이버 노조 단체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구혜정 기자

네이버 노사가 13일 잠정 합의했다. 협정근로자를 둘러싼 수 개월 동안의 노사 갈등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는 13일 "지난 5~6일 16시간 30분간의 마라톤 교섭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해 5월 11일 상견례를 시작해 13개월 만이다"라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에는 ▲리프레시휴가 개선 ▲인센티브 지급기준과 주요 경영사항 설명 ▲배우자출산휴가(유급 10일) 및 난임치료휴가 확대(유급 3일)  ▲육아휴직 기간 확대(2년) ▲휴식권 보장(퇴근 후 업무지시 금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운영 ▲기업의 사회적책무 ▲노조활동 보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잠정합의안에 따라 입사 후 2년 만근한 직원은 15일의 '리프레시플러스휴가'를 유급으로 받고, 이후 3년마다 휴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3년을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건강상 이유 등으로 앞당겨 사용할수 있도록 했다. 

갈등의 도화선이 됐던 협정근로자는 노동권 존중을 전제로 네이버서비스의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협력하는 ‘공동협력의무’ 조항으로 변경 합의했다. 협정근로자는 쟁의에 참여하지 못하는 노동자로, 네이버는 서비스 유지를 위해 협정근로자 지정이 필요하다 주장해왔다. 노조는 노동 3권 위반이라며 도입 반대를 반대했으나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합의에 이르렀다. 

공동협력 의무대상은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최소 수준을 정하는 것으로 회사가 우선하여 유지하되 최소 유지에 부족할 경우 노조가 협력'하는 것으로 했다.

그러나 남은 과제는 존재한다.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 법인 외 자회사와 손자회사 5개 법인(컴파트너스, NIT, NTS, NBP, 라인플러스)의 교섭을 함께 진행해왔다. NBP와 컴파트너스는 교섭 결렬로 쟁의 중이며, 라인플러스는 교섭 결렬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기간중이다. NIT, NTS도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13일 미디어SR에 "네이버만 교섭이 끝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 손자회사인 NIT, NTS, 컴파트너스 등의 경우 근로조건이 네이버 본사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다. 이들 또한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5개사 교섭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27일부터 경기도 네이버 본사 1층에서 시작한 로비농성을 손자회사 교섭 완료 전까지 철수하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오세윤 지회장은 “네이버 법인이 인터넷게임업계 최초로 쟁의권을 갖는 등 진통 속에서도 결국 합의점을 찾은 만큼 현재 교섭 난항을 겪고 있는 자회사와 손자회사 교섭도 합의점을 찾길 기대한다”며 "네이버가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권 존중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네이버는 "오랜시간 동안 논의가 진행되어 왔는데, 서로의 합의점을 찾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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