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무. 사진. 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 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펼치고 있는 사모펀드 KCGI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2일 KCGI는 성명문을 통해 "한진그룹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한 전력이 있는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의 외국인 불법 등기 등으로 야기한 각종 문제가 수습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에 복귀했다. 책임경영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조현민 전무의 불법 등기임원 문제로 진에어는 2018년 항공사업 면허 취소 위기에 처했고 지난 5월 2일 국토교통부의 중국 운수권 추가 배분에서도 할당을 받지 못하는 등 국토부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

KCGI 측은 조 전무가 물컵 갑질로 국민적 분노를 일으켜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등 상장사 5곳의 시가총액이 20% 가까이 폭락해 한진그룹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상황에서 조 전무가 복귀하는 것은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KCGI는 "조 전무는 한진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는 과정에도 2018년 대한항공과 진에어로부터 약 17억원의 보수와 퇴직금을 챙겼고 정석기업에서는 임원 업적금까지 챙겼다. 그룹 전체에 치명타를 입히고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거액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를 보았을 때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하기 위한 복귀라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KCGI는 조 전무가 경영에 복귀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한진그룹은 조 전무가 "신사업 개발 및 그룹 사회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KCGI는 "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는 얼마든지 그룹 내외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일가의 경영권 장악을 위한 새로운 인선으로 KCGI와의 분쟁이 가열되면서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KCGI가 한진칼의 차입금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분쟁이 지속되면 한진그룹은 경영 투명성 강화와 주주 중심 정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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