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공개 서한. 제공 : KCGI

지배구조 개선 표방 사모펀드 KCGI의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 추가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KCGI가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의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KCGI의 특수목적 법인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 180만 8126주(한진칼 지분 3.06%)를 담보로 미래에셋대우로부터 400억원을 대출 받았다.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보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후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위해서다.

그레이스홀딩스는 KB증권에서도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최초 실행한 대출금 200억원의 만기일은 12일이고 다음달 22일에 나머지 200억원의 대출금 만기일이 도래해 추가 지분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KCGI는 지난해 11월 최초 한진칼 지분을 9% 확보한 이후 다수 특수목적법인 등을 통해 보유 지분을 확대해 나갔다. 5월 28일 기준 보유 지분은 15.98%로 KCGI는 한진칼에 대한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하는 등 경영권을 직접적으로 압박해왔다.

지난 3월 29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KCGI 측과 한진그룹 일가의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진 바 있다.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연금 측이 조양호 회장의 연임에 반대해 KCGI와 세력이 규합되어 일부 안건에서 승소했으나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석태수 이사 선임 안건은 통과하고 국민연금의 사내이사 요건 강화 등의 안건이 부결되어 한진가의 승리로 끝났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주회사로 경영권 분쟁의 시작과 끝이다. 한진칼을 장악하면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한진관광 등 나머지 자회사를 모두 거느릴 수 있다. KCGI가 한진칼 지분 확보를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등 무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 이유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무엇보다 한진칼이 지배구조 개선 펀드 KCGI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미디어SR에 "주가 상승이 합당화 되기 위해서는 단지 가능성이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KCGI의 경우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일련의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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