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동욱 / 사진=키이스트 제공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확실히 재밌는 드라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이어진 속 시원한 ‘사이다’ 전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김동욱은 이번 작품을 위해 약 10kg에 달하는 체중 증량은 물론, 여러 방면에서 세심하게 캐릭터를 구축했다.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휴식기에 돌입한 김동욱을 만나 연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작품이 끝나니까 살이 많이 빠졌네요.
김동욱:
한창 올랐을 때보단 빠졌어요. 최대한 단시간에 체중을 증가시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몸이 망가진 터라, 건강 차원에서 관리 중이에요. 체중을 불리려고 탄수화물을아주 많이 먹었거든요.

Q.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사이다 드라마라고도 불렸어요. 시청자들의 지지 역시 이어졌죠.
김동욱: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어서 후련해요. 좋은 기억이 남는 작품이어서 기쁜 마음이에요. 다양한 재미를 조진갑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드릴 수 있던 것 같아요. 화끈한 액션, 코미디, 진지한 드라마 등 다양한 모습을 한 작품 안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게는 여러 의미로도 도전의식을 갖게 한 작품이었죠.

Q. 어떤 부분에서 도전의식을 느꼈나요.
김동욱:
일단 캐릭터를 위해서지만, 태어나서 이렇게까지 체중을 불려본 건 처음이었고요(웃음).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유도 등 본격적인 액션을 드라마에서 보여드린 기억이 별로 없었는데, 그런 것들을 해냈다는 뿌듯함이 있어요.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 열연한 배우 김동욱 / 사진=MBC 제공

Q.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불리는 건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아요.
김동욱:
캐릭터에 대해 고민을 했었어요. 열심히 운동하던 친구가 수년간 운동을 하지 않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려야 할까 했는데, 날렵한 모습보다는 현실에 안주해서 스스로를 가꾸지 않는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또 다른 작품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Q. 극 중 조진갑(조장풍)은 할 말은 다 하는 통쾌한 성격이었어요. 그와 실제로도 비슷한 면이 있을까요.
김동욱:
조진갑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어요. 사람에 대한 사랑을 가장 첫 번째로 보거든요. 그런 부분이 비슷한 것 같아요.

Q. 남자 배우들끼리 ‘브로맨스’도 돋보였어요.
김동욱:
오대환 선배님과는 대학로에서 함께 공연도 했었어요. 볼 때마다 웃음이 나서 NG를 내기도 했어요(웃음). 이원종 선배님은 전작 ‘손 더 게스트’에서 호흡을 맞춰본 터라 익숙했죠. 김경남 씨와는 처음 호흡을 맞춰봤는데, 연기적 재능이 뛰어난 친구여서 특별한 어려움 없이 재밌게 많은 장면들을 만들 수 있었어요.

Q. 아내 캐릭터로 합을 맞춘 박세영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둘 다 낯가리는 성격으로 알고 있는데.
김동욱:
 그래도 불편할 만한 관계로는 안 나왔어요(웃음). 극 중에서도 초반엔 어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갈수록 자연스럽게 친해져서 엔딩을 찍을 때에는 불편함이 없었어요. 키스신을 찍을 때에도 눈치는 채고 있던 터라 당황스럽지는 않았어요, 하하.

배우 김동욱 / 사진=키이스트 제공

Q. 시청자들이 배우 간의 호흡이 좋았다는 평을 많이 남겼어요.
김동욱: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배우들끼리의 케미스트리가 정말 중요한 작품이었거든요. 배우 간의 앙상블이 중요했고, 배우들이 서로 붙는 장면에서 끈끈함이 잘 드러나야 저희가 전달하고자 하는 통쾌한 정서가 더욱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작품을 시작할 때부터 그 부분을 많이 신경 썼어요. 시청자 분들이 댓글로 그런 반응을 보여주셔서 만족스러웠죠.

Q. 극에서 윙크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어요. 나중엔 조진갑 캐릭터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죠(웃음).
김동욱:
처음에는 윙크에 대한 부담감이 컸어요. 대본에는 ‘찡긋’, ‘윙크’, ‘씨익 웃는다’ 등의 지문이 있었는데, 이후에는 감독님과 리허설을 하면서 넣기도 했죠. 보는 사람들이 느끼하다고 느낄까봐 신경을 많이 썼는데, 감독님이 연출과 편집을 잘 해주셔서 그런 것들을 마냥 유치하지만은 않게 만화적으로 잘 담아주셨어요.

Q. 타이틀 롤을 맡은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요.
김동욱:
매 작품을 하면서 제가 오롯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다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이번 작품은 분량 자체가 많다보니 그런 걸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죠. 하지만 감독님과 다른 배우들을 믿고 가자는 생각이어서 부담감이 크지는 않았어요.

Q. 최근 지상파 드라마가 전 같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아요. 그런 상황에서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을 맡는 것에 대해서도 일종의 책임감이 들었을 것 같아요.
김동욱:
주연에 대한 부담감이 없진 않았어요. 다만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면에서의 부담감은 적었죠. 부담이라는 건 일종의 책임감이기도 해서, 없을 수가 없어요.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하는 만큼 그들을 믿고 연기하면 좋은 결과물은 자연히 나올 거라 생각했어요. 주변에서는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저조해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던 것 같은데, 그랬던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면서 더 큰 희열을 느낄 수 있었죠. 부담이 큰 만큼 그걸 해냈을 때의 기쁨이 더 컸거든요.

Q. 주변의 반응 외에 배우 당사자가 느끼는, 지상파 드라마의 부진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요.
김동욱:
저는 오히려 좀 더 욕심이 났던 것 같아요. 우리 드라마로 이런 분위기를 바꿔버리고 싶었죠. 그래서 감독님과 저 그리고 스태프들과 배우들 모두가 열심히 했어요. 그렇다보니 종방연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요(웃음).

배우 김동욱 / 사진=키이스트 제공

Q. 수많은 드라마 중에서도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동욱:
잘 모르겠어요. 잘 되고 안 되고는 정말 모르는 일이더라고요. 흥행이란 건 가늠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잘 끝내는 작품들이 다 흥행한다면 좋겠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잖아요. 다만 그런 좋은 작업을 했다는 것에 만족을 하면, 성적이 좋지 않아도 이런 작업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이게 흥행으로까지 이어지면 그 기쁨이 배가 되는 거죠.

Q.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점이 있다면.
김동욱:
거의 모든 회차에 참여해 촬영을 한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그전보다는 더 많은 것들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고, 사람들과의 관계나 일관된 모습을 유지하는 것과 배우로서 캐릭터를 연구하는 것들을 다 아울러야 하는 순간들을 여러 번 직면했어요. 그런 것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Q. 분량이 많았던 만큼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느꼈을 것 같아요.
김동욱: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 어떤 작품보다도 체력적으로 지치고 힘든 작품이었죠. 전작 ‘손 더 게스트’에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소진됐던 것들이 누적돼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1년 동안을 쉬지 않고 일만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후반부에는 정신력으로 버텼는데, 힘들었던 만큼 이 작품을 끝내고 나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뭔가를 해냈다는 이 자신감 덕에 다음 작품에서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일단은 좀 쉬고 싶어요.

Q. 재충전을 어떻게 하는 편인가요.
김동욱:
무계획이요. 일단은 그냥 지내는 거죠. 그리고 여건이 되면 스쿠버다이빙을 가려고 해요. 지인이 적극 추천해서 해봤는데, 시간을 쪼개서라도 할 만큼의 큰 매력이 있더라고요. 스쿠버다이빙 덕에 물속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정말 좋아하게 됐어요. 이번에도 갈 생각이에요.

Q. 차기작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김동욱:
아직은 결정된 게 없어요. 어떤 작품에 끌릴 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드라마를 또 할 자신은 없어요. 체력적으로도 소진되는 느낌이 있어서 연속적으로 많은 작품을 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드라마나 영화 둘 중에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하고 싶다고 염두에 두거나 하진 않아요. 일단은, 제안 받은 작품들 중에서 차기작을 골라보려 합니다.

Q. 연말 시상식에서의 수상을 기대하고 있진 않나요(웃음).
김동욱:
아직 시상식까지 시간이 많아서 여러 작품들이 남아 있어요. 상에 대한 생각을 하기엔 이르다고 봐요. 그러다 나중에 받게 되면 기쁘겠죠? 하하. 하지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있으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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