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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협회 수장으로 관피아 인사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쟁을 촉진하면서 업권별로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율하는데 민간보다는 상대적으로 대관업무에 강점이 있는 전직 고위 관료가 선호되고 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고위 금융관료 출신인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과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에 이어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여신금융협회 신임 협회장에 단독 후보로 올랐다. 사실상 임시총회 의결만 남은 단계로 선임이 확정시 된다.

취임이 마무리되면 주요 6개 금융협회장 중 절반이 관피아 출신으로 채워진다. 김주현 차기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재직한 뒤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로 재직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행정고시 동기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행정고시 26기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지냈다. 김용덕 손보회장 역시 마찬가지로 행정고시 15기로 옛 재무부 출신이다. 국제금융국 과장, 금융감독위원장을 역임한 정통 금융관료다.

저축은행 예금 보험료 인하,카드 마케팅 수수료 재산정 등 당국과 논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하는 굵직 사안이 있어 이 같은 인선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심지어 관 출신 협회장을 반대하던 노조 측도 당면과제 해결을 위해 이 같은 이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양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카드업계 전반의 어려움을 충분히 후보자에게 전달했고 역할을 다하겠다는 답을 받았다"며 "협회 운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기대로 투쟁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당분간 이러한 관료 출신 기관장 선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인허가 재량권 행사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여가는 방향으로 금융업 정책 전반을 유도하면서 업계 간 경쟁은 물론 퇴직연금, 카드 수수료와 같은 업권을 뛰어넘는 이해관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금 금융 시스템 내에서는 고시 출신 고위 금융관료를 중심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 민간 협회장의 경우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다. 업계에서는 그러한 한계를 확실히 알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금융 관료 출신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표면적으로는 관치 인사가 없다고 하지만 사실상 금융 관료가 아니고서는 금융당국에 말 붙이기조차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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