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용주 교수 "타다vs택시, 공평한 환경에서 경쟁해야"
[인터뷰] 권용주 교수 "타다vs택시, 공평한 환경에서 경쟁해야"
  • 권민수 기자
  • 승인 2019.06.07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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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 구혜정 기자 

"개인택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면허를 돈 주고 사야 사업할 수 있는데 요금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반면, 타다는 면허를 사지 않고서도 사실상 택시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요금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공평한 경쟁이 아니다. 양측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 -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우여곡절 끝에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봉합됐다. 그러나 모빌리티 산업 내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로 향하던 화살을 승차공유서비스 '타다'로 돌렸다. 

타다는 11~15인승 렌탈 승합차에 운전자를 알선하는 형태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규모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11~15인승 렌터카에 운전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타다는 1000대의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며 운영 7개월 만에 이용자 60만 명을 돌파했다.  

택시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타다가 택시기사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지난 2월 "타다는 입법 취지를 위반한 불법 유사 택시"라며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VCNC는 쏘카의 자회사로, 타다를 운영한다. 조합은 타다 반대 시위를 수차례 진행했으며, 택시기사의 분신 사건까지 일어났다. 조합은 별도 택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나선 상태다. 

타다는 합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타다는 택시시장을 빼앗을 생각이 없다. 우리는 자동차 소유를 줄여 새로운 이동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주장한다.

모빌리티를 둘러싼 각계가 날 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갈등은 지속됐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혁신산업으로 피해입는 택시업계에 존중과 예의를 보여달라"며 이 대표와 설전을 벌이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여러 주장만 공허하게 맴돌 뿐 구체적인 갈등 원인과 해결방안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

미디어SR은 자동차 전문기자 경력 24년의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를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미디어SR 사무실에서 만나 타다vs택시 갈등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짚어봤다. 다음은 1문1답.

-카카오, 타다 등 수많은 사업자가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이 있다. 모빌리티 기업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행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산업이다. 데이터는 자율주행시대에 필수적이다. 자율주행 AI 알고리즘이 정확한 주행경로를 판단하기 위해 교통상황 등 외부 데이터와 이용자의 경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모빌리티에서 얻은 데이터는 AI분야에서 비싸게 팔 수 있다. 모빌리티 기업은 이용자의 주행, 요금, 이동습관 등은 물론, 어디에서 어디까지 이동했는지, 시간은 얼마나 걸렸는지 등의 데이터를 상세하게 쌓을 수 있다. 모빌리티는 진출도 쉬우니 모두가 뛰어든다.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 무한정 시간과 돈을 쏟을 수 없어 그 과정에서 수수료라도 얻고 싶어한다. 이미 이동시장은 면허사업자 택시가 꽉 잡고 있으니 면허 범위 밖에서 스스로 혁신이라 포장하고 렌탈 택시 사업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택시업계와 IT 모빌리티 기업들이 충돌하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1960년대는 자동차 보급률이 낮아 버스, 기차, 택시 등의 수요가 높았다.

정부가 자동차 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자동차 산업은 노동, 기술집약적 산업이라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유류세 등 세수가 많이 걷히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키웠다.

현재 한국 자동차 보급률이 한 대당 2.28명일 정도로 자동차가 보편화됐다. 자동차 산업을 일찍부터 시작한 일본, 독일 등 선진국도 보통 1 대당 2명 미만이다. 한국은 상당히 자동차 보급률이 높은 국가다. 

자가용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타기 시작했다. 택시는 자가용이 없을 때나 이용하는 고급 교통수단이다. 자가용이 늘어나면 택시를 줄여야 하는데, 정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자가용이 없을 때 한껏 늘어난 택시가,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왜 택시가 줄어들지 않았나. 현재 서울시가 택시 감차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있는데,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면허 보상 비용이 워낙 적어서 그렇다.

택시는 면허사업자다. 사람을 태우는 것이다 보니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는 일종의 자격, 즉 정부에서 발급한 면허가 있어야 한다. 이 면허를 7~8천만원씩 주고 사야 택시기사 자격을 얻는다. 그래서 택시기사들이 (택시산업을) 나갈 때도 그만큼 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이 면허값을 제대로 보상받을 방법은 현재 없다. 정부가 개인택시 면허를 전부 사려면 총 11조원을 투입해야 해 무리다. 그래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이 면허값을 대신 지급하는 방식으로 민간에 맡겼다. 그런데 조합에 돈이 어딨나. 지자체에서 보상비용 1300~1500만원을 지급하는데, 턱없이 모자란다. 기사들이 죽으나 사나 장사가 안돼도 면허를 쥐고 있는 이유다.

-카카오 카풀이나 타다는 요금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반면, 택시는 정부가 요금을 정한다는 것도 택시업계에 불리한 부분이다. 

택시는 민간의 영역인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요금결정권을 가진 이유는 택시비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적정 택시요금은 5~6천원 정도다. 스페인이 소득 3만불 정도로 한국과 비슷한데, 택시비가 5.6달러다. 한국은 3.3달러로 한참 못 미친다. 택시는 고급 교통수단인데 요금이 대중교통처럼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택시기사도 택시로 돈 잘 벌면 당연히 서비스가 좋아진다. 그런데 기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요금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저 사람을 많이 태우고, 멀리 가는 사람 태워야 하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 카풀이 등장했다. 카풀은 자가용을 택시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택시는 줄지 않고, 탑승 수요는 늘어나지 않거나 줄고 있는데, 자가용으로 카풀을 하니 택시가 반발하는 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와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합의를 끝냈다. 시장이 어떻게 변했다고 보나?

사회적 대타협 기구 합의의 핵심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택시사업자는 크게 세 개로 분류된다. 법인택시, 개인택시, 택시운송가맹사업자(마카롱 등 브랜드 택시)다. 카카오는 이 범주에 '플랫폼 택시'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다.

플랫폼 택시는 카카오가 택시 면허를 빌려 택시사업을 하는 것이다. 카카오도 택시사업자 범주에 들어오게 됐다. 즉, 카카오도 요금결정권이 없어졌다는 의미다. 대신 서비스의 질을 좋게 만들어서 별도의 서비스 요금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실상 카카오는 택시 편에 선 거다. 카카오는 타다처럼 11~15인승 승합차 택시를 몇천 대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거의 타다를 겨냥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차만 대여하고 운전자는 따로 없는 쏘카와 달리, 타다는 운전자까지 알선해 승합차를 택시처럼 운영하는 서비스다. 또 하나의 운전서비스 사업자가 생긴 것이라 택시업자는 당연히 반발한다. 

탑승 수요는 한정적이다. 택시가 하루 20번 콜을 받는다고 해보자. 타다의 수요가 늘면 택시는 적게는 2~3번, 많게는 6~7번 콜을 뺏기게 될것이다.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타다는 이 콜을 더 가져오고 싶어한다. 현재 타다는 비용 구조상 적자다. 운송사업 원가는 크게 차량구입비용, 연료비, 인건비로 나눌 수 있다. 이를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타다가 비용이 더 많이 투입된다. 이 비용을 다 맞추려면 타다 이용료는 지금보다 훨씬 비싸야 한다. 그럼 이용자들이 타나? 안 탄다. 

타다가 적자를 감수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뒤에는 본격적으로 이익을 취할 것이다. 현재는 경쟁자가 있으니 저렴하게 진입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나면 요금을 올릴 게 분명하다.

-택시는 요금 결정권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타다는 아니다.

그게 핵심이다. 요금 결정권을 누가 가지느냐가 문제다. 타다는 마음대로 요금을 올릴 수 있고, 택시는 그렇지 않다. 따지고 보면 둘 다 민간사업자다. 정부는 민간 택시 사업자에 물가 상승률이라는 큰 짐을 지우고 면허제를 발급해 요금을 묶었다. 

-결국 정부와 대화해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나?

그렇다. 결론적으로 소비자에게는 타다든 택시든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고, 이동수단 공급자들은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카카오, 타다, 택시, 차차 등 여러 공급자들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은 택시가 불리하도록 기울어져있다. 이 수평을 맞춰야 한다.

-규제를 IT업체에 적용하거나, 택시 규제를 풀거나 둘 중 하나다. 업체들이 이를 받아들일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럼 택시의 규제를 풀어줘야 하는데, 이건 정부가 싫어한다. 요금 결정권을 민간에 주라는 얘기니까, 물가 안정성을 생각하면 쉽사리 손 대기 어렵다. 특히 서민들이 반발할 것이다. 

-문제가 복잡하다.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먼저 택시 면허제를 유지할 것인지, 폐지할 것인지 방향성을 정해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만약 폐지하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면, 당장이 아닌 10~20년 뒤에 폐지해야 한다. 우리는 그때까지 택시기사가 안전하게 산업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퇴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 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면허를 적정한 금액으로 보상해주고, 이후 면허에 금전적인 가치를 부여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택시산업을 위해 투입되는 자금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택시비의 일부를 적립하거나 혁신서비스 사업자가 일정 기금을 내거나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이런 방식이면 새로 택시산업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면허를 비싸게 살 필요가 없다. 면허에 가격이 부여되는 한 갈등 해소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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