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석 KCGI 부대표는 지난 3월 29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차입금 증가와 관련한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019.03.29. 사진 : 구혜정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고 조양호 회장의 뒤를 이어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가운데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2대 주주인 지배구조 개선 표방 사모펀드 KCGI와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다시 시작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CGI는 5월 29일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퇴직금 적정성과 조원태 회장의 취임 적법성을 두고 검사인을 선임해 그 적정성을 살피기로 했다. 지난 5일 한진칼 공시에 따르면 KCGI는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의 1600억원대 차입금을 두고도 그 상세 내역 확인을 위해 장부열람 가처분 신청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KCGI는 제기한 소에서 한진칼이 지난해 12월 5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총 10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신규 차입한 1600억원의 구체적인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장부와 이에 대한 통장사본,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요구했다. KCGI는 지난 2월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700%대에 육박한 것을 두고 "대주주의 외형 욕심에 대한 과시적 투자로 인해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과도한 수준이다. 외형 확장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대주주의 사적 이익추구와 경영실패가 복합되어 일어난 신용의 위기"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앞서 4일에도 조양호 회장에 대한 퇴직금 지급과 관련해서도 임원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지급 규정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와 이사회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위해 검사인을 선임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밥법원에 제기했다.

KCGI 관계자는 7일 미디어SR에 "상법 467조에 따라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해 부정행위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을 수 있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 외에도 조원태 대표이사의 회장 선임도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KCGI는 승계 및 특수상황 부문과 글로벌 부문을 신규사업부문으로 신설하고 미국 사모펀드 콜로니 캐피탈의 아시아 투자 담당을 7년간 맡아온 이대식씨를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KCGI 측에 따르면 이 대표는 해외주주들의 적극적 주주권행사와 ISS와 같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와의 적극적 의사소통 예계를 담당하기로 해 이번 행보는 한진그룹과의 본격적인 경영권 대결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여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KCGI는 최근 자료를 통해 KCGI가 단순 행동주의 펀드가 아닌 지배구조 개선 펀드임을 강조하며 경영권승계와 상속의 이슈는 물론 계열분리, 주주 간의 변동, 브랜드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정보) 등 무형의 가치 유지와 관련한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펀드를 운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경영 승계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한진칼 경영에 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조원태 신임 회장은 지난 3일 국제항공운성협회 연차총회에서 열린 대한항공 기자간담회에서 KCGI 측과의 관계에 대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 양측의 원만한 협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시 조 회장은 "한진칼 대주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작년 이후 저나 회사 측에 공식적으로 연락이 와 만난 적도 없다"며 회동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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