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산들 / 사진=WM엔터테인먼트

산들이 두 번째 솔로 앨범으로 대중의 마음을 두드린다. 스물 다섯 청년의 진솔한 이야기를 노래하던 지난 싱글에서 더 나아가, 이번 앨범은 선배 가수 윤종신의 프로듀싱에 힘입어 북유럽 감성이 그득한 자작곡까지 더하면서 싱어송라이터로의 발돋움을 담아냈다. 산들은 “서른 언저리에 온 만큼 깊이 있는 소리를 내보고 싶었다”며 이번 앨범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3인 체제로 변화한 B1A4의 멤버로서 그리고 솔로 발라더로서, 산들은 자신의 음악을 통해 ‘힐링’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포부 역시 전했다. 서른을 앞둔 산들에게 이번 앨범의 의미와 그간의 이야기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Q. 윤종신과 작업한 타이틀 곡 ‘날씨 좋은 날’은 어떤 노래인가요.
산들:
1집 앨범을 준비할 때에는 평소에 좋아하던 박원 님의 곡을 받게 됐어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서른 언저리에 온 만큼 좀 더 깊이 있는 소리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평소에 정말 좋아하던 윤종신 선배님께 회사를 통해 요청을 드렸는데, 감사하게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주셨어요. 사람들이 듣고 힐링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어서 ‘날씨 좋은 날’이라는 곡에 대해 선배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열심히 불렀으니 많이들 들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Q. 전반적으로 노래에서 윤종신의 색채가 묻어나는 느낌을 받았어요.
산들:
작곡가의 색이 짙으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선배님의 디렉션도 있었죠. 선배님 특유의 ‘던지는 듯한 창법’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셨고, 제 발음이 너무 또박또박 들려서 약간만 풀어진 느낌으로 가자는 주문도 해주셨거든요. 선배님 노래에 제 목소리가 섞인 만큼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로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B1A4 산들 / 사진=WM엔터테인먼트

Q. 이번에 자작곡만 두 곡을 실었어요. 본인의 곡을 타이틀로 하고 싶은 욕심은 없었는지.
산들:
그럴 마음은 크게 없었어요. 아직은 곡을 쓰는 것 자체가 재밌거든요. 곡을 쓰고 가사를 떠올리며 여러 상황을 상상하고, 가이드를 부르고 들려드린 뒤 녹음하고 노래가 나오는 그 모든 과정이 저는 정말 재밌어요. 그런 걸 제가 욕심내서 무조건 타이틀로 내세우면 모양새가 그렇게 좋진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썼다고 해서 무조건 그 곡을 타이틀로 하고 싶진 않거든요. 이번 곡들은 힘을 많이 빼고 싶어서 임팩트도 크게 없어요. 그냥 저는, 제 강점을 잘 보여드려서 감정을 전달시켜 공감을 불러오는 그런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Q. 힘을 뺀다는 게 곧 산들의 스타일인가요.
산들:
그렇지는 않아요. 다만, 계속 힘을 주면 몸 근육이 뭉치듯 저 역시도 그랬어서요. 힘을 많이 주고 노래를 해오니 어느 순간 딜레마에 빠졌거든요. 생각해보니까 그동안 제가 너무 파워풀하고 거칠면서 투박한 느낌의 소리만 냈던 기억 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힘을 빼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보컬 레슨을 받으면서 소리를 정리해봤어요. 그래야 듣븐 분들도 편안하게, 오래 제 노래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Q. 기존의 산들과는 다르게, 힘을 뺀 목소리로 ‘힐링’이라는 테마를 전하려고 한 이유가 있을까요?
산들:
저는 노래를 듣고 부르며 힐링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많은 분들이 여러 장르의 노래로 위로를 받으시잖아요. 저 또한 최대한 여러 가지의 얘기를 부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 실린 여섯 개의 트랙은 다 느낌이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감정과 분위기를 각각 살리려고 했더니 준비 과정이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제가 미친 사람인가 싶었어요(웃음). 그래도 여러 색이 섞여서 제 앨범을 듣다 보면 위로와 힐링을 받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저는 정말 만족하고 있습니다.

B1A4 산들 / 사진=WM엔터테인먼트

Q. 이번 앨범에는 슬럼프 당시의 기억으로 영감을 얻어 쓴 곡 ‘괜찮아요’도 있어요. 이번 앨범이 힐링을 전하는 의도도 있지만, 본인 역시 힐링을 얻고 싶어서 그런 테마를 잡은 걸까요.
산들:
‘괜찮아요’는 제가 괜찮지 않을 때 쓴 곡이에요. 너무 힘들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서 집에만 가만히 있던 때에 나온 노래인데, 너무 안 괜찮다보니까 나중에는 ‘난 이렇게 힘든데 다른 사람들은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가수니까, 노래를 통해 괜찮지 않은 사람들에게 위로나 힐링을 주고 싶어졌죠. 그래서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와 머릿속에 생각나는 것들을 막 적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게 ‘괜찮아요’예요. 그런 메시지를 담은 만큼 최대한 힘을 빼고 부르고 싶었어요. 제 마음 속 중심이 이 곡이었어서, 이 곡을 중심으로 이번 앨범을 구상했죠.

Q. 괜찮지 않았던 시간 동안 음악이나 직업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 같아요. 생각이나 가치관이 변화한 부분이 있진 않았나요.
산들:
조금은 바뀌었어요. 제가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말로 잘 표현을 못 해서였는데, 노래를 부르니 제 입에서 그런 표현이 나오는 것 같아서 노래를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됐던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힘들다보니까, ‘이제는 말을 할 수는 있는 사람이니까 내가 하는 말로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게 제게 바뀐 부분이에요.

Q. 사실 대중은 경연 프로그램에서 열창하던 산들의 이미지가 익숙하다고 느끼죠. 이번 앨범에서 힘을 뺀 노래를 부른 만큼, 앨범이 지향하는 바와 대중이 바라보는 산들 사이에 괴리감이나 상충되는 부분이 있을 법 한데.
산들:
너무 많죠. 그래서 앨범의 노래마다 색깔이 다를 수밖에 없었고요.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해 기억해주는 색과 느낌도 담고자 했어요. 윤종신 선배님의 ‘날씨 좋은 날’은 조금 힘을 빼려고 했던 곡이지만, 딘딘 형이 준 ‘빗소리’라는 노래는 형이 제가 최고라는 걸 증명해보이겠다며 쓴 곡이어서 파워풀하고 남성적인 느낌이 담겼어요. 슬프고 감성적인 곡인데, 그런 게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B1A4 산들 / 사진=WM엔터테인먼트

Q. 신우, 공찬 등 B1A4 멤버들의 참여도 눈에 띄어요.
산들:
신우 형은 세 번째 트랙 ‘사선’이라는 곡을 써줬어요. B1A4 3인 체제로 앨범을 내려고 준비하던 기간에 나온 곡인데, 딱 신우 형이 생각하는 세상이 담긴 곡이었어요. 정말 좋길래, 형이 군대에 갔으니 제 솔로 곡으로 주면 어떻겠냐고 했죠(웃음). 제가 신우 형을 10년 가까이 봐 왔는데, 어찌 보면 이 곡이 곧 신우 형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옆에서 지켜봐왔던 형을 온전히 표현해보고 싶었죠. 가사에 초점을 맞춰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같은 B1A4 멤버인 공찬과는 듀엣송을 불렀어요.
산들:
‘러브 올웨이즈 유’(Love Always You)를 함께 불렀어요. 앞으로 제가 공찬이와 듀엣 앨범을 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서, 억지를 부리면서 넣은 곡이에요(웃음). 앞으로 저희 둘이 부르는 곡을 기대해주셔야 저희가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속마음을 담았죠. 가사가 미완성인 곡이었는데 제가 바로 써서 찬이와의 듀엣을 성공시킬 수 있었어요. 하하.

Q. 베를린 송 캠프에 참여해 북유럽 작곡가와 협업한 곡도 있는데, 그 과정이 궁금해요.
산들:
뮤직비디오와 재킷 촬영을 위해 베를린에 갔는데 마침 송 캠프를 한다는 거예요. 모닥불을 피우고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것 같은 로망이 있어 참여를 하게 됐는데, 전혀 다르더라고요. 도심 안에 버려진 폐 공항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각자의 방을 갖고 하루 종일 곡을 쓰는 거였어요. 처음엔 로망이 깨졌지만 갈수록 생각보다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그 방에 통유리로 큰 창이 나 있는데, 밖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제가 출국 전에 봤던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등의 영화를 떠올리니 이별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어요. 그런 느낌을 담아 만든 곡이 북유럽 작곡가와 협업했다는 곡, ‘이 사랑’입니다.

B1A4 산들 / 사진=WM엔터테인먼트

Q. B1A4로서의 산들과 솔로 가수로서의 산들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에요. 본인도 이런 영역들을 구분하는 편인가요.
산들:
음악적으로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제 자신에게 울타리를 쳐놓고 싶지는 않아요. 솔로 활동을 하면서도 B1A4의 활동 곡 같은 느낌을 부를 수도 있겠죠? 송 캠프를 할 때에 나온 또 다른 곡은 완전히 댄스 장르의 곡인데, 그건 아직 용기가 부족해서 선보이지 못 했어요. 다음에 찬이와 듀엣 앨범을 내면 꼭 담아보겠습니다(웃음).

Q. 공찬과의 듀엣 앨범은 구체적으로 계획된 바가 있나요?
산들:
사실 아무하고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찬이에게도요!(일동 웃음바다) 순전히 그냥 제 욕심이에요. 제가 개인적으로 찬이의 목소리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제게 찬이와의 듀엣 앨범은 일종의 버킷리스트 같은 거예요. 할 수만 있다면 듀엣 앨범도 내고 싶고, 공연도 하고 싶어요.

Q. 5명에서 3명이 된 B1A4로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없을지 궁금해요. 달라진 방향성이 있다면, 공찬과의 듀엣 앨범도 그 일환일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산들:
일단은 바나(B1A4 팬 클럽)들을 위해 최대한 활동을 많이 하겠다는 계획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공찬과의 듀엣 앨범을 성사시켜야 하고요(웃음). 둘이서 최대한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공연하면서 바나 분들과 많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는 게 목표예요. 지금까지 저희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준 분들게 해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일이 아닐까 싶어요. 할 수 있는 건 무조건 다 하고 싶은 바람이에요.

B1A4 산들 / 사진=WM엔터테인먼트

Q. 듀엣 앨범 외에도,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음악적인 버킷 리스트가 있나요.
산들:
해야 할 것들은 당연하게도 정말 많아요. 그냥, 계속해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죽기 전까지는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고요. 댄스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웃음). 아직까지도 공식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보컬과 댄스 레슨을 꾸준히 받곤 하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을 열심히 늘려나가고 싶어요. 장르적으로 한계에 부딪히지 않으려고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죠.

Q. 싱어송라이터나 발라더로서 그리고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산들이 갖고 있는 입지는 어느 정도일까요.
산들:
계속해서 발전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선배님들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많이 배우거든요. 선배님들의 걸어온 길들은 앨범을 보면 알 수 있잖아요. 어떤 식으로 노래를 해왔는지를 보면서 반성도 하고 생각도 많이 하는데, 그 분들을 생각하면 제가 감히 어느 정도의 입지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저,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우리나라의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 사이에 제가 어떻게든 낄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싶어요.

Q. 이번 활동을 통해 목표하고 있는 바가 있을까요.
산들:
마음 속 가장 큰 생각은, 제 앨범을 들으면서 힐링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게 가장 큰 틀이고, 그 안에서 제 보컬의 발전을 분명하게 이뤄내고 싶어요. 이번 앨범에는 어느 정도 발전 중인 제 모습이 담겼다고 생각하거든요.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중에 두 번째로 앨범이 나왔다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절대로 멈추지는 않을 거거든요. 계속 저에 대해 기대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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