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가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 4조원 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를 미룬 신한금투를 따라잡고 초대형IB를 따내기 위해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계열사 하나금융투자의 유상증자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투자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3조 2677억원으로, 초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해 7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 하나금융투자는 작년에만 3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1조 1975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2017년 1조 9천억원에 머무르던 자기자본을 3조원 대로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최근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와 신한금융투자의 유상증자 연기가 하나금투의 증자 계획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국내 증권사 중 3번째로 초대형IB의 핵심사업인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이달부터 발행어음을 본격 판매한다. 한편 4호 단기금융업 사업자로 유력했던 신한금투는 당초 6월로 예정됐던 6600억원의 유상증자를 8월로 미루면서 연내 단기금융업 인가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하나금투가 4번째 단기금융업 인가를 노리고 초대형IB 지정을 위해 유상증자를 서두르고 있다는 관측이다. 하나금융투자의 1분기 순이익은 6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2% 증가해 그룹의 전체 순이익을 견인하며 눈에 띄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하나캐피탈(245억원), 하나카드(182억원) 등을 모두 제치고 가장 큰 규모의 순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3일 미디어SR에 "구체적인 유상증자 규모나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라면서 "유상증자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내 자기자본 4조원 확충 가능성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라며 말을 아꼈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3일 미디어SR에 "유상증자한다는 기사가 나오긴 했는데 우리 쪽에 알려진 바가 없어서 알고 있는 게 없다.  대답할 수 있는 게 없다" 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