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퇴직연금 적립금 및 수익률. 편집 : 미디어SR, 자료제공 : 금융감독원

인구 고령화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금융지주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원리금 보장형 위주의 퇴직연금 자산운용으로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는 물론 조직 개편을 통해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역량을 투입하는 모습이다.

29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그룹 연금사업 컨트롤 타워 연금본부 조직을 27일 개편했다. 계열사별로 운영해온 퇴직연금 사업을 한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퇴직연금 시장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기업에서 개인으로 고객 중심이 이동해 연금 시장의 양적 성장 외에도 질적 성장을 위한 조직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룹 IB, 증권, 손해보험 등과 협업해 수익률 개선에 나선다는 취지다.

앞서 신한금융그룹도 지난달 고객 맞춤형 퇴직연금 서비스 확충을 위해 퇴직연금 사업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새로운 조직은 6월 1일 출범한다.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해 고객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는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 퇴직연금 사업부문은 지주회사와 은행, 금투, 생명 4개사 매트릭스 조직으로 운영된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수수료 합리화 방안도 추진해나간다고 밝힌 바 있어 수수료 인하 경쟁도 활발히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은 은행을 중심으로 관련 조직을 강화하며 퇴직연금 사업 관리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올해 초 하나은행 연금사업부를 본부로 격상하고 은퇴설계센터를 통해 고객 밀착형 퇴직연금 상품 영업에 들어갔다. 우리은행도 고객 투자성항별로 상품을 추천해주는 등 일대일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는 지난 20일 마이너스 수익률 퇴직연금을 개혁하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논의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노·사가 기금을 설립해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게 돼 사용자와 퇴직연금 사업자의 이해관계에 따른 계약유치 경쟁이 아니라 자산운용수익률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8년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168.4조원) 대비 21.6조원(12.8%) 증가했다. 

사업자별 점유율은 은행(50.7%), 생명보험(22.7%), 금융투자(19.3%), 손해보험(6.1%), 근로복지공단(1.2%)로 은행 및 금융투자 권역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보험권역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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