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의 메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키움·토스 컨소시엄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키움은 '혁신성', 토스는 '자금력' 부족으로 인터넷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개최해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칭)에 모두 은행업 예비인가를 불허했다고 밝혔다. 외부평가위원회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 서류 심사를 거쳐 평가한 의견을 금융감독원이 심사한 결과다.
외부평가위원회에 따르면 키움뱅크는 사업 계획의 혁신성,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하며, 토스뱅크는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미흡해 2개 신청자 모두가 예비인가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평가 의견을 감안해 예비인가를 불허(동일인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불승인 포함)하는 내용의 심사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고, 금융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두 곳 전부, 혹은 최소 한 곳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금융업계의 예상이 빗나간 결과다. 최근 자금조달 문제로 대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는 케이뱅크와 대주주적격성 심사에 난항을 겪는 카카오뱅크의 사례가 심사 잣대를 강화했다고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층 깐깐해진 심사 기준에 맞춰 금융위는 올해 3분기 중 인터넷은행 신규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받을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27일 미디어SR에 "3분기 중 신청받고 4분기 내 예비인가 결과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면서 "최대 2개까지 예비인가를 허가할 예정이며 기준에 맞지 않을 시 (이번 심사처럼) 한 곳도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키움 컨소시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다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토스 측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면서도 추후 예비인가 재도전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는 자본금·자금조달방안 100점, 대주주·주주구성계획 100점, 혁신성 350점, 포용성 150점, 안정성 2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 100점 항목으로 구성돼 총 1000점 만점의 평가를 통해 진행된다.
향후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에는 혁신성과 안정성 측면이 모두 엄격하게 평가됨에 따라 두 가지 측면을 균형 있게 준비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어느 한 기준만 충족해서는 쉽사리 인터넷은행의 문을 열기 힘들다는 결과에 미루어 볼때 다음 심사에 도전하는 사업자는 모든 방면에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