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구혜정 기자

현대차그룹 소속 공익법인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물류산업진흥재단'이 있다. 정몽구 회장이 개인 사재를 출연해 만든 정몽구 재단은 인재양성, 취약계층 지원, 문화예술 사업을 펼치고 있다. 나머지 두 개 재단은 현대차그룹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해당 3개 현대차 재단은 지난해 인재 양성, 소외계층 지원, 문화예술 진흥, 부품산업, 물류산업 진흥 등 총 5개 영역에서 공익사업을 펼쳤다. 지능정보기술, 바이오헬스, 에너지 등 이공계 및 기초학문 분야 학사, 석사 장학금 지원 사업 주력으로 펼치고 있다. 가장 많은 90억원의 사업비를 지출했다.

이어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소외계층 의료 지원 등 복지 사업에 총 67억원을 지출했다.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나눔 연주회, 지역 문화 진흥을 위한 예술 부흥 프로젝트, 클래식 공연 초청 등에 46억원을 사용했다.

그 밖에 자동차 부품산업진흥을 위해 부품사의 인재를 육성하고 상생협력을 위한 업종별 세미나를 여는데 49억원, 중소물류기업 역량을 강화하고 물류전문가 육성을 위한 자격증 특강 등 사업 추진을 위해서도 18억원을 들였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는 동편제 마을 축제, 평창 클래식 축제 등을 추진하는 등 다른 재단이 하지 않는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그룹과 협력을 통해 추진하는 청년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 H-온드림은 타 재단에서도 우수하게 평가하는 사업이다. 한 기업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7년을 이어온 H-온드림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현대차그룹이 협업을 통해 추진하면서 사회적경제 생태계 저변을 넓히는데 일조한 사업으로 평가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매년 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을 늘려가고 일부 사업은 열의를 보이고 있음에도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시민사회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차 정몽구 재단에 대해 총수일가가 공정위의 사익편취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주식 일부를 맡겨 두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여전히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현대글로비스 주식과 이노션 지분을 각각 4.46%, 9.00% 보유하고 있다. 2013년 정몽구 회장은 2013년 이노션 주식 출연 이후 일부를 매각했으나 재단은 장부가액으로는 3295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재단 총자산의 41%를 차지한다. 

공익사업 지출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음에도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 지출 비중은 낮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총자산 대비 목적사업비 지출은 3.82%다. 국내외 공익재단 전문가 다수는 자산 대비 5% 지출을 공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정몽구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본적으로 자산이 많아 지출액이 적다고 판단할 수는 있을 것 같다"며 "선도적인 기업재단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앞으로 지출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그룹과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가 주력으로 출연해 운영되는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물류산업진흥재단 등 협력재단은 과도한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서도 연도별로 필요한 만큼 기부금을 받아 목적사업 맞게 지출하고 성실히 그 내역을 공시하고 있었다. 사업 내용에 있어서도 수혜 대상과 목적이 뚜렷해 공익성 검증을 위한 별도 조치가 필요 없는 수준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공익재단이 재벌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지 않고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투명한 지배구조 마련은 물론 의무 지출과 관련한 법적 강제 조항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과 재단, 현대차 편①] 한눈에 보는 현대차재단
[기업과 재단, 현대차 편②] 잘하는 협력재단...주식보유재단 2% 부족
[기업과 재단, 현대차 편③] 현대차 정몽구 재단 지배구조
[기업과 재단, 현대차 편④] 적극적인 정량, 정성적 목표 수립 필요
[기업과 재단, 현대차 편⑤] 좋은 데 잘 쓰고도...지출내역 투명 공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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