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의 'i-ONE뱅크' TV 광고 스틸컷 (제공: IBK기업은행)

시중은행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자체 인증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불편한 금융 거래를 벗어던지고 간편 인증 혁신에 올라탔다.

지난 21일 IBK기업은행은 개인 모바일뱅킹 앱 'i-ONE뱅크'를 6자리 비밀번호로 모든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로 전면 개편해 새롭게 출시했다.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6자리 비밀번호 기반의 '모바일인증서'만 있으면 아이원뱅크 앱에서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하다. 총 7단계를 거쳐야 했던 이체 거래가 '로그인-이체금액-입금계좌번호-6자리 인증비밀번호'의 4단계로 줄고, 이체한도 또한 OTP나 보안카드 없이 하루에 최대 5000만원으로 늘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14일 모바일뱅킹 앱 '쏠(SOL)'을 이용해 인터넷뱅킹에 로그인할 수 있는 '쏠(SOL)패스'서비스를 내놨다. '쏠(SOL)패스'는 쏠 이용 고객이라면 PC에 공인인증서 없어도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모바일뱅킹 사용 고객이 일시적으로 인터넷뱅킹 사용을 원하는 경우 공인인증서 설치 없이 로그인할 수 있게 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신한은행은 작년 2월부터 모바일뱅킹에서 공인인증서 인증 절차를 생략하고 있으며 작년 12월부터는 이를 인터넷뱅킹에도 적용했다. 

비대면채널 금융 거래 시 공인인증서 사용을 최소화하는 추세에 시중은행도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17년 출범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자체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성공한 사례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첫날 30만 명이 넘는 고객이 계좌를 개설하는 쾌재를 부른 뒤, 올해 들어 고객 수가 크게 늘어 4월 말 기준 930만 명을 돌파해 10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업계는 카카오뱅크의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가 간편 결제를 통한 혁신과 편의성에 기반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도 공인인증서 기반으로 많은 단계를 거쳐 거래가 가능했던 기존의 번거로운 모바일 금융거래를 벗어나 간편 인증 혁신을 추구하고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3일 미디어SR에 "고객 편의를 위해 공인인증서를 없애는 게 전체적인 흐름이다. 공인인증서를 거치게 되면 긴 비밀번호를 매번 눌러야 하는 불편함이 제일 컸다"면서 "최근 '바로이체' 서비스를 출시해 자주 이용하는 이체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공인인증서 필요 없이 계좌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하루에 100만원까지 쏠에서 바로 이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업무도 있어 모든 거래에 간편 인증 서비스가 확대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금까지 다른 인증 서비스의 보완 정책으로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왔다. 지금도 금액에 따라 공인인증서가 추가로 필요할 수도 있고 업무에 따라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업무도 여전히 있다"면서 "고객 편의성을 증대하기 위해 (모든 거래에) 인증 절차를 더욱 간소화할 수 있도록 은행권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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