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규현 / 사진=Lable SJ

돌아오자마자 ‘핫’하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을 확정 짓는 것은 물론,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가창한 선 공개 곡 ‘그게 좋은 거야’에 이어 새 앨범 ‘너를 만나러 간다’ 발매까지, 제대와 동시에 종횡무진 활약에 나서고 있다. 가수이자 예능인으로 활약 중인 슈퍼주니어 규현은, 그렇게 지난 공백을 하나씩 메우기 시작했다. 정평이 난 입담과 예능 센스는 물론 특유의 감미로운 음색으로 사랑 받고 있는 규현을 만나 군 제대 후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소회와 포부를 들어봤다.

Q. 전역하자마자 ‘열일’ 행보입니다.
규현:
원래는 앨범 발매와 팬미팅 정도만 계획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타이밍 좋게 ‘강식당’을 촬영하게 됐고 그 외의 예능에서도 많이들 저를 불러주셨죠. 포털사이트 메인에도 제가 계속 걸려서 정말 신기했어요. 이게 대형 기획사의 힘인가 싶기도 했고(일동 박장대소). 정말 감사했지만 정말 이상했거든요. ‘이전 활동이 미화된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Q. 타이틀 곡 ‘애월리’에 대한 소개를 듣고 싶어요.
규현:
‘애월리’는 제가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노래예요. 휴가 기간에 실제로 제주도 애월리에서 녹음을 했는데요, 사랑하는 사이였다가 점점 멀어지는 감정을 기준으로 삼아 짝사랑 모티브로 만든 곡이에요. 애월리에서 만들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사에 애월리 밤바다도 들어가서 제목이 ‘애월리’가 됐습니다. 원래 제주도를 좋아해서, 휴가 기간이 생기면 제주도에 자주 가거든요. 그렇게 나온 곡이에요(웃음).

Q. 제대하자마자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돌아왔다는 실감이 나나요.
규현:
제대한지 얼마 안 됐는데, 녹음도 하고 촬영도 부랴부랴 하고 ‘강식당’도 찍고 그랬어요. 제가 야행성인데, 군 복무 2년 동안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오후 6시에 퇴근하곤 해서 그런 점이 힘들었거든요. 흔히들 말하는 직장인의 애환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주말과 공휴일만을 기다리는 삶을 살아보니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이제는 점점 돌아왔다는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슈퍼주니어 규현 / 사진=Lable SJ

Q. 쉬는 기간 동안 노래가 늘었다는 말을 SNS에서 하기도 했어요.
규현:
사회복무요원으로 있다 보니 퇴근 후 시간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피아노와 일본어를 배우고 보컬레슨도 받았어요. 피부과도 다니고 관리도 열심히 받았죠. 하하. 군 입소 전에는 일을 너무 쉬지 않고 해서 성대결절이 오기도 했는데, 확실히 군 생활을 하면서 목을 쓰지 않으니까 컨디션도 좋아지더라고요. 녹음실에서도, 저와 함께 작업했던 엔지니어 분이 목 관리를 잘 했다고 하셨어요. 저도 차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하면 정말 잘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Q. ‘강식당’ 촬영은 어땠나요.
규현:
갈 준비는 꽤 오래 전부터 했었어요. 힘들었긴 했지만 남들이 제 요리를 먹는 걸 보고 좋아하는 편이어서, ‘강식당’ 촬영도 재밌더라고요. 멤버들도 정말 고마웠어요. 매 회마다 ‘신서유기’ 팀이 저를 언급해줬거든요. 촬영 첫날엔 어색했지만 멤버들이 오히려 계속 같이 해왔던 것 같다면서 받아줬어요. 덕분에 편하게 촬영하고 왔습니다. 사실 ‘강식당’ 출연이 계속 비밀이라 회사에도, 가족들에게도 다 숨기고 있었거든요. ‘강식당’ 때문에 거짓말을 정말 많이 했어요. 안 불러줘서 속상하다고도 했었고요, 하하.

Q. ‘신서유기’에는 컴백했지만 ‘라디오스타’는 고사를 했어요.
규현:
이건 사실 민감한 문제긴 하지만, 저는 고민이 많았어요. 프로그램 특성 상 ‘라디오스타’는 게스트를 놀리기도 하고 짓궂어야 돼요. 제가 6년이나 그 프로그램을 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제게 안티가 정말 많이 생겼더라고요. 저를 버릇없고 못된 사람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아졌고요. 방송의 재미를 위해 제가 했던 언행 때문에 그렇지만, 어쩌다가 사람들에게 이런 이미지가 생겼을까 하는 스트레스가 컸어요. 입소 전날까지 ‘라디오스타’의 촬영을 했었는데 그때까지도 걱정을 많이 안고 있었죠. 그래서 제작진 분들게 말씀드리고 고사하게 됐어요. 연예인으로서 대중에 제 이름을 알리게 해준 감사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하지만, 더 이상 즐기면서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 끝에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슈퍼주니어 규현 / 사진=Lable SJ

Q. 방송 활동에서 여러 스트레스를 받았던 만큼 군 복무 기간이 연예인 규현에게는 일종의 휴식이 됐을 것 같기도 해요.
규현:
과거 당했던 교통사고 때문에 현역을 가지 못해서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었어요. 사회에서 출퇴근하며 개인 시간을 가진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군 복무 기간이 다시는 없을 2년이라 생각하며 지냈어요. 슈퍼주니어 멤버들이나 지인들의 공연과 팬 미팅 등 제가 갈 수 있는 곳은 다 다녔죠. 제가 또 언제 이렇게 일을 하지 않으면서 지인들 공연을 다닐 수 있겠어요(웃음). 어차피 2년 뒤엔 다시 일을 시작할 테니까 이 시간을 즐기자 싶었죠. 그래서인지 2년이 참 빨리 지나갔어요.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개인적으로도 연락을 많이 했고요.

Q. 쉬면서 예능감이 떨어지진 않을까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지 궁금해요. 몇몇 연예인들은 군 제대 후 방송 복귀에 적응이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했었는데.
규현:
전 그런 부분에 대해 전혀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많이들 걱정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PD 분과 인터뷰를 해보니까, 정말 감사하게도 제가 감이 안 떨어졌대요(웃음). 그래서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 해요. 이제 출연을 앞둔 예능도 많아서,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좀 봐야할 것 같아요.

Q. 예능인 규현으로서의 활동도 좋지만 슈퍼주니어 활동에도 많은 팬들이 기대를 보내고 있어요. 이제 슈퍼주니어 멤버 전원이 제대를 하게 된 건데.
규현:
그래서 올해는 슈퍼주니어 활동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요. 멤버들 모두가 팀에 대한 애착이 커요. 슈퍼주니어라는 이름을 너무나도 소중히 생각하고 있고요, 멤버들이 ‘슈퍼주니어’의 일원이라는 걸 다들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계약을 할 수도 있었지만, 멤버들이 조금씩 다 양보해서 재계약을 한 걸로 알아요. 모두가 다 애착이 있어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죠.

슈퍼주니어 규현 / 사진=Lable SJ

Q. 가수보다 예능인의 이미지가 더 부각되고 있는 느낌도 있어요. 우려가 있지는 않은지.
규현:
‘광화문에서’라는 곡이 대중적으로 잘 된 노래인데, ‘신서유기’에서는 웃긴 상황이 많았던 터라 감성적인 걸 보여주면 안 되는 건가 하는 고민을 했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예능을 줄여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웃음). 그냥, 예능은 계속 할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저를 예능적인 부분에서 정말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예능도 즐기면서 부담 없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하려고 해요. 물론, 가수로서의 진로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노래도 늘 진지하게 부르고 있죠. 보컬적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도 있고요.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도 싶어요.

Q. 솔로곡의 성패에 대한 부담감은 있을 것 같아요.
규현:
그래서 ‘믿고 듣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몇몇 가수들이 참 부러웠어요. 열심히 만들어서 내면 대중이 들어준다는 거잖아요. 그렇지만 저는, 그냥 큰 기대 없이 음악을 하려고 해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로 음반을 만들면 음원 성적이 좋지 않아도 제가 제 노래를 행복하게 부르면 되는 거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그냥 결과를 달게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죠.

Q. 방금 대답에서 데뷔 10년차 다운 달관의 자세가 느껴졌어요(웃음).
규현:
 와, 벌써 10년이 넘었다 싶어요. 신인 시절엔 두세 시간씩 자면서 일하곤 했거든요.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하겠다 싶기도 하고요. 그런 식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잘 달려왔다고 생각해요. 데뷔 초부터 5년 정도까지는 끼와 재능이 많은 슈퍼주니어의 다른 멤버들이 열심히 활동을 했었고, 저는 늘 숙소에서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그런 생각을 했죠. ‘뭐든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해야지’ 하고요. 돌아보면, 그 이후부터 뭐가 됐든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참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슈퍼주니어 규현 / 사진=Lable SJ

Q. 10년 동안의 활동 동안, ‘이거 하나는 내가 정말 잘했다’고 자평할 만한 게 있을까요.
규현:
저는 모든 게 나비효과라 생각해요. 정확히는 ‘불후의 명곡’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죠. 거기서 김구라 형이 저를 좋게 봐서 ‘라디오스타’에도 들어갈 수 있었고, ‘라디오스타’에 들어가면서 일이 많아졌어요. 그러면서 ‘광화문에서’를 낸 뒤 홍보도 할 수 있었고, ‘신서유기’ 팀에 들어온 것도 당시 ‘라디오스타’ 제작진이 저를 추천해 준 걸로 알고 있거든요. 참 감사한 일들이에요.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Q. 오랜만에 낸 신보이자 군 제대 후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점이 되는 앨범이에요.
규현:
이번엔 제가 처음으로 작사에도 참여를 해봤고, 블라인드를 거쳐서 제가 참여한 곡이 타이틀로까지 선택됐어요. 이과 출신이라 작사엔 재능이 없는데 참여할 수 있게 돼 기쁜데 타이틀이 되니까 더욱 뿌듯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더욱 더 애착이 가고 기대도 되는 앨범이에요.

Q. 팬 혹은 대중이 어떻게 이 앨범을 들어줬으면 좋겠나요? 얻고 싶은 반응이 있다면.
규현: 군 복무를 하며 생각한 건데, 대중을 위한 음악을 하기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그러면서 팬들에게 선물해줄 수 있는, 또 제 음악을 사랑해주는 분들께 보답이 되는 음악을 하고자 해요. 이번 앨범은 제가 좋아하는 곡들로만 꾸려져 있어서 성적이 좋지 않아도 기쁘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중도 ‘들을 만한 노래가 나왔다’라고 생각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냥, 잘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열심히 만든 노래가 잊혀진 노래가 되면 정말 가슴이 아프거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한 번 씩 들어봐 주시고 좋다고 생각하신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