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버스의 STEP FOR WATER 희망걷기대회. 사진. 굿네이버스

 

오는 6월 1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굿네이버스가 3회를 맞는 STEP FOR WATER 희망걷기대회 행사를 개최한다. 희망걷기대회는 하루 평균 6km, 4시간을 물을 얻기 위해 걸어야 하는 빈곤국가 아이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다. 희망걷기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4시간을 걸으며 아이들의 생활을 체험하고, 코스별로 식수 부족으로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사진. 굿네이버스

 

첫 해부터 시민들의 열띤 열기를 느껴왔다는 굿네이버스는 세 돌을 맞은 희망걷기대회의 성장 과정과 현재 고민 중인 우리 사회의 아동 문제들을 이야기 했다. 인터뷰는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 황성주 본부장과 진행했다.

굿네이버스 황성주 나눔마케팅본부장. 사진. 구혜정 기자

 

-올해 3회째를 맞은 희망걷기대회는 어떻게 시작된 행사인가.
처음 기획된 취지는 지금처럼 대국민 참여행사는 아니었다. 기업의 CSR에 있어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된 것이다. 기업들이 굿네이버스의 사업에 후원금을 주고 있는 등, 회사 차원에서는 적극적인 CSR을 펼치고 있는데 정작 기업 내의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CSR의 의미나 가치에 대해 낮게 평가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고민 끝에 걷기 어플을 만들어 직원들이 걷는 수치만큼 기업에서 기금을 후원하도록 매칭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기업 CSR에 있어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근래에 들어 CSR의 방향은 바뀌어 가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도 단순히 기업 경영 속 사회공헌활동 정도로 여겼다면, 요즘에는 기업 경영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 이 부분이 기업의 지속경영을 하는 것에 있어 중요하다는 인식이 많이 커졌다. 경영의 핵심이 된 사회공헌활동에 지속성이 생기려면 결국은 임직원이 주최자가 되어 주도권을 갖고 우리가 우리의 CSR을 한다는 인식이 생겨야만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참여의 장벽이 높다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사내 활동 중 하나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접근하고자 했다. 

걷기 어플이라는 모바일 매체를 통해 참여하게 되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 내에서 걸음을 걷는 것만으로 기금 후원이 가능해진다. 어플을 기획했던 것은 공간적 제약이 기업마다 다르고 따로 시간을 내서 모아서 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봤기에 공간 시간을 열어버리는 차원에서 모바일에 집중을 했던 것이다. 참여한 분들의 피드백도 좋았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렇지만 모금을 하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한다. 국민들이 자신이 하는 소비생활과 밀접한 것이 트렌드라고 보는데, 트렌드를 따라가야 접근성이 높아진다고 본다. 

-걷기대회로 확장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기존에 마라톤 대회가 참 많지 않나. 그래도 마라톤으로 구성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이 행사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참여에 있어 의식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지지(advocate)의 기능이 있어야 하기 떄문이다. 마라톤을 하고 나서 기부하는 행사들도 있지만 의미를 담기에는 제한 적이라고 봤다. 반면, 걷기 대회는 걷는 코스별로 의미를 담을 수 있다. 첫 해에 3000명이 금방 모였고, 피드백도 좋았다.

사진. 구혜정 기자

 

-3회째를 맞게 됐는데, 3회째의 성과는 무엇인가.
기업 임직원의 봉사활동에서 시작해서 첫 해에는 서울만 3000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2회째부터는 전국 5개 지역으로 확대돼 5000명의 참가자로 늘어났다. 3회째에는 이보다 더 확대되어 8개 지역 8000명이 목표다. 서울의 경우, 오픈하자마자 2주도 되지 않아 금세 모집이 됐다. 아무래도 참여도가 높고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또 규모가 확대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앞서 이야기 한 걷기 어플의 경우는 걷기대회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나.
그렇다. 참여자들 모두 한 걸음 걸을 때마다 1원씩 적립된다. 와서 걷는 것만으로도 기부에 참여한 것이 되니까 이 행사가 단순히 이벤트가 아니라 실질적인 기부행사가 되는 것이다. 오늘 기부하고 왔다라며 만족감을 느낀 다는 반응이 상당히 많았다.  나 역시 현장에서 시민들과 걷기 코스를 다 걸어 봤는데 의미가 다가오더라. 이렇게 걷는 것만으로도 기부가 된다는 것도 의미가 있는데 왜 이렇게 하는지의 당위성을 코스에서 체험하면서 알게 된다.

-4시간을 걷는다는 것은, 식수를 얻기 위해 하루에 그만큼을 걸어야 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떠올리게끔 하는 장치였다.
그렇다. 아프리카에서 평균적으로 물을 기르러 다니는 길이 6km다. 아이들 보폭으로는 4시간이 걸린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식수위생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여러 국가들을 빈번하게 다 다니면서 피부로 느낀 것이 '물이라는 것이 어떤 것보다 중요하구나' 라는 점이다. 물의 접근성은 정말 중요한 문제다.

사실 식수위생이라고 하면 대부분 물 부족만 인지하는데 식수의 부족, 접근성의 문제로 따르는 다른 문제들이 굉장히 많다. 아이들은 가족이 생활하기 위한 물을 기르기 위해 하루 4시간을 소비해야 하니 학교를 못간다. 즉,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서 박탈되는 것이다. 또 물의 접근성이 떨어지니 인접한 오염된 물을 접하기가 쉬워 콜레라 등 질병을 얻게 된다. 저개발 국가이다보니 인프라가 좋지 않아 홍수가 나면 화장실이 없으니 물이 다시 오염이 된다. 그러면 수인성 질병을 얻게 된다. 그래서 화장실 설치도 식수위생지원사업의 하나다. 이외에도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으니 월경기간에는 외부에 나가기 힘들어, 한달에 일주일 동안 고립된다.  이처럼 식수위생과 관련된 문제가 생활저변 곳곳에 퍼져있구나라는 점을 걷기 코스를 통해 알려드리고 있다. 처음에는 막연히 물 부족에 대해서만 인지하고 왔는데 이런 어려움도 있구나 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면서 알수 있게 된다.

- 올해의 경우 방글라데시와 말라위 등에 후원이 진행이 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려준다면.
전반적으로 방글라데시와 말리위 등 아프리카 5개 국가에서 진행된다. 학교에는 식수대를 만들고 물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은 물탱크를 만든다. 학교라는 지역의 인프라가 단순히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중심으로서 기능하게끔 만들 예정이다. 학교에서 물을 기를 수 있게도 하고, 위생키트를 만들어 칫솔이나 비누로 위생관리를 교육해 기본적인 위생 개념을 일깨워주고 관리를 할 수 있게 한다. 또 화장실을 설치해 재난 상황에서도 오염되지 않도록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 구혜정 기자

 

-국내 아동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고 싶다. 국내 아동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무엇일까.
국내도 많다. 최근에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다 같이 보았듯, 교육문제도 심각하고 그로 인한 인성문제도 심각하다. 게임 중독이나 아이들의 마음이 다치는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들도 많다. 굿네이버스가 진행 하고 있는 사업 중에는 아이들의 심리적인 문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심리정서지원사업도 있다. UN이 보장하는 아이들의 4개 권리 중에는 참여권이 있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끔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없고 그럴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아니다보니 아이들이 불행하다. 저희 연구소에서 아동권리실태 조사를 진행 중인데, 한국의 아동이 얼마나 권리를 침해받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난 2~3년간 해오고 있다. 최근에 화두가 되는 것은 놀이권이다. 부모들이 노는 것조차도 교육적인 기대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놀이라는 것에도 기성세대의 요구가 묻어나온다. 이에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의 편에서 놀이를 외치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른 세대의 눈이 아닌 아이들 시선에 맞춰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서 시작해 놀이의 개념을 다시 이야기하자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은 사실 가장 약자다. 불편한 것에 대해 스스로 말하지 못한다. 그러니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국내 NPO(공익목적의 비영리 단체)들이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조 삭스턴 대표가 지난해 국내에 참석했던 한 워크숍에서 국내 수용자들이 기부단체에 대한 신뢰성이 낮다고 이야기 한 바가 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정부 섹터 외에 민간 섹터가 튼튼하게 서야 한다. 그런 국가들이 선진국가다. 물론, 어금니 아빠 등의 사건이 발생하면 싸잡아서 모든 비영리 섹터들이 매도된 상황도 있었다. (비영리 섹테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 내에서 여러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나마 과거에는 비영리 섹터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관심이 없으니 문제에 대해서도 인지가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관심이 높으니 부정적인 파급효과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에서 비영리를 규제하기 보다는 투명하게 육성하려는 제도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본다. 조 삭스턴 대표가 소개해줘서 방문하게 된 영국의 한 단체가 있다. 그 단체는 비영리 쪽에서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는 부처였는데, '우리는 민간단체를 규제하거나 통제하려고 관리하는 조직이 아니라 육성하고 코디하고 인큐베이팅하는 조직이다'라고 말하더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그곳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보고 그 시각에 맞춰서 투명성을 고취하려고 같이 노력하고 있다. 규제로 간다면, 기부 문화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단순히 규제의 틀 속에서만 소극적으로 활동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국민적인 신뢰감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장려하고 지원하는 방향이 더 건강한 비영리 섹터를 키우는 방법이다.

-미디어SR이 NPO에 대해 들여다 본 결과 회계 투명성이 상당히 높았다. 굿네이버스가 회계 투명성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무엇인가.
회계 투명성은 사실 너무 기본적인 것이다. 국세청에서 하는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일단은 기본으로 다 맞춰서 공시하려고 한다. 권고하는 내부감사와 외부감사도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 공시하는 자료들을 회원들이나 후원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고도 한다. 회계는 사실 일반인이 어려워하는 부분이고 또 그렇기에 매도도 쉽게 된다. 이에 우리는 일반인 시각에서 이해하기 쉽게 우리가 먼저 보고하고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렇게 하고 있다. 회계 뿐만 아니라 운영 구조에서도 다양한 참여자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민주적인 운영방식을 취하고 있다. 총회 이사회 내에서는 대학생 대표도 대위원으로 있다. 여타의 운영구조 등도 민주적으로 하고 있다.

가이드스타가 국세청에서 정보 받아 스스로의 툴로 평가하는 것이 있는데 굿네이버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잘 한다고 인정을 받아왔다. 자랑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비영리 전체 섹터들이 스스로 국민적인 신뢰에 부합하는 기준들을 최우선으로 노력하려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 모금기관인만큼 후원자들에게 보고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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